국힘 대선 후보 선출 초읽기…당심 찾은 한동훈·중도 호소 김문수

[이데일리 김한영 기자] 국민의힘 대선 최종 후보 선출을 이틀 앞둔 1일 김문수·한동훈 후보의 행보가 갈렸다. 한 후보는 ‘당심의 본진’ TK(대구·경북)를 찾았고, 김 후보는 ‘중도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충청권을 각각 찾으며 지지세 확장에 나섰다. 각자의 약점을 보완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 누가 본선에 오르느냐에 따라 출마를 목전에 둔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 구도’ 방향도 정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지지율 흡수’에는 김 후보가 유리하지만, ‘경선 흥행의 구심점’으로는 한 후보가 강점을 가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왼쪽부터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사진 = 이데일리)

◇TK 방문 韓·충청 찾은 金…행보 갈려

김문수 후보는 이날 중도층 민심 잡기에 집중했다. ‘캐스팅보터’로 꼽히는 충청권을 찾아 김태흠 충남지사와 회동한 김 후보는 “충남의 발전을 위해 김 도지사와 함께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2일에도 김 후보는 중도와 청년층을 겨냥한 행보를 이어간다. 그는 서울 수서역 GTX 홍보관에서 열리는 ‘청년들과 미래를 가는 GTX’ 행사에 참석해 2030 세대와의 직접 소통에 나설 예정이다.

한동훈 후보는 당원 기반이 강한 TK 지역을 공략했다. 경북 안동의 산불 피해 지역을 찾아 이재민들과 간담회에서 이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후 대구시당 간담회에 참석해 “제가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되는 순간 고통스럽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을 과거로 보내게 된다”며 “민주당은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서고 있고, 이는 시대정신에 맞지 않다. 우리는 시대정신을 따른 정당이고 민주당은 시대에 역행하는 정당이 되는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행보를 두고 각자의 전략적 셈법이 깔렸다고 해석한다. 반탄(탄핵 반대)파이자 당내 기반이 탄탄한 김 후보는 상대적으로 중도 확장성이 약점으로 지목되고, 반대로 찬탄(탄핵 찬성)파인 한 후보는 중도 지지층에는 강하지만 당내 결속력이 낮다는 평이 따르기 때문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한 후보는 당심을 잡기 위해 TK 지역을 찾은 것이고, 김 후보는 이미 당심은 확보했다는 전제하에 중도층을 공략한 행보”라고 분석했다.

◇단일화 변수 부상…한덕수 향해 ‘명분’ 내건 두 후보

흥미로운 것은 단일화 논의의 새로운 흐름이다. 김문수·한동훈 양측 모두 1일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직을 사퇴한 한덕수 전 총리와의 단일화에 대해 ‘명분 없는 단일화는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단일화에 가장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던 김 후보조차 이날 김태흠 충남지사와의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은) 국민의힘이 왜 경선을 했는지, 그리고 한 권한대행은 왜 출마를 했는지를 보고 있다”며 “이런 것들에 대해 명분에서 문제가 없는 범위 내에서 (단일화를) 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국무총리께서 명분 있게 출마할 거로 보고 있고, 저도 국민의힘에 당 후보로서 선출이 막바지에 온 시점에서 당원들이 납득할만한 방법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부연했다.

한 후보 역시 이날 채널A 라디오에서 단일화 질문을 받고 “상식적으로, 대학을 가려는데 수능은 면제해달라고 하고 면접만 보겠다고 하면 되겠나”라며 “밖에서 보는 분들 입장에서 공정하게 보이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반응은 당내에서 한 전 총리의 무소속 출마 후 단일화 방식에 대해 논란이 이어지는 것과 무관치 않다. 양측 모두 한 전 총리의 국민의힘 입당 후 당내 경선 절차를 밟는 방식에 ‘명분’이 있다고 강조하는 셈이다.

◇전문가 “한덕수 지지율은 金에게…흥행은 韓에게” 분석

전문가들은 단일화 구도가 향후 경선 판세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박성태 사람과사회연구소장은 “오늘자 전국지표조사(NBS) 결과를 보면 한 권한대행의 지지율이 상당히 높다”며 “김 후보가 단일화에 더 적극적인 만큼, 해당 지지율이 김 후보에게 흡수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반면 경선 자체의 ‘흥행 카드’로는 한 후보가 앞선다는 평가도 나온다. 찬탄 진영인 한 후보가 한 전 총리와 맞붙는 구도가 보수층 관심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단일화 흥행에 있어서는 한 후보가 올라가는 그림이 더 좋다”이라며 해당 구도가 유권자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