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강상헌 기자]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에서 맞붙는 서울 SK 나이츠와 창원 LG 세이커스 선수단이 미디어데이에서 신경전을 벌이며 양보 없는 승부를 예고했다.
한국농구연맹(KBL)은 1일 서울 강남구 KBL 센터에서 2024-20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자리에는 전희철(52) SK 감독과 조상현(49) LG 감독을 비롯해 양 팀 대표 선수들이 참석해 챔피언걸정전 출사표를 던졌다.
역대 최단 기간인 46경기 만에 정규리그 우승(41승 13패)을 확정한 SK는 4강 플레이오프(PO·5전3승제)에서 4위(33승 21패) 수원 KT 소닉붐을 만났다. 치열한 승부 끝에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팀 통산 7번째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성공했다. 2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다시 밟은 SK는 1999-2000시즌과 2017-2018시즌, 2021-2022시즌에 이어 통산 4번째 통합 우승에 도전한다.
전희철 SK 감독은 “감독 4년 차를 맞고 있는데, 이번이 3번째 챔피언결정전 진출이다. 함께한 저희 선수들 역시도 큰 경기 경험이 많다. 특히 큰 경기에서는 베테랑 선수들의 노련함과 젊은 선수들의 패기가 잘 조화를 이뤘다”면서 “챔피언결정전은 변수가 많이 생길 수 있다. 저희는 큰 경기에서 쌓은 경험과 강한 팀워크를 앞세워 다시 한번 통합우승을 차지하겠다”고 다짐했다.
정규리그 2위(34승 20패) LG는 4강 PO에서 3위(33승 21패)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에 3연승을 거두고 팀 통산 3번째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거머쥐었다. LG는 아직 챔피언결정전 우승이 없다. 이번에 구단 역사상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도전한다.
조상현 LG 감독은 “LG에 부임한 지 3년 차가 됐다. 앞선 두 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지 못했다. 그래서 시즌 전에 더 많은 준비를 했고, 덕분에 젊은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었다”면서 “4강 PO부터 간절히 준비하고 경기에 임해서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라왔다. 선수들을 믿고, 팬분들과 함께 LG의 새로운 역사를 써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SK와 LG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은 5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다. 1차전 승부가 중요하다. KBL에 따르면 역대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우승한 경우는 27회 중 19회에 달한다. 승률로 환산하면 70.4%다.
첫 경기가 중요한 만큼 양 팀은 4강 PO를 끝내자마자 신경전을 벌였다. 먼저 챔피언결정전에 선착한 LG 유기상(24)은 지난달 28일 현대모비스와 3차전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정규리그에서 SK와 경기 내용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SK가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 전희철 감독은 자존심이 상했다. 29일 KT를 꺾고 난 뒤 그는 “저희가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5승 1패를 거뒀다. 그런데도 LG가 SK를 우습게 보는 것 같아 기분이 나쁘다. 챔피언결정전에서 SK가 쉬운 팀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겠다”고 응수했다.
전희철 감독은 미디어데이에서도 이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SK는 ‘스그’, LG는 ‘르그’라고 하던데 ‘르그’들이 착각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쏘아붙였다. 이에 맞서 조상현 감독은 “SK와 정규리그에서 아셈 마레이(33) 없이 경기를 치른 적도 있다. 2~3점 차 접전을 벌인 경우도 있었다. SK가 쉽다기보다는 도전해 볼만한 팀이라고 생각한다. 젊은 선수들의 패기를 앞세워서 SK에 도전하겠다”고 힘주었다.
여기에 더해 양 팀 사령탑들은 홈 경기에서 우승을 확정 짓겠다고 공언했다. 전희철 감독은 “5차전이 홈에서 열린다. 5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내겠다”고 말했다. 조상현 감독은 “6차전 홈 경기에서 끝내면 좋겠다. 사실 홈에서 펼쳐지는 4차전에서 끝내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정규리그 우승 팀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6차전이라고 답했다. 예의를 뺀다면 4차전에서 끝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양 팀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도 볼거리다. 올 시즌 외국인 선수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SK 자밀 워니(31)는 4강 PO에서도 맹활약했다. 4경기 평균 33분11초를 소화하면서 27.5득점 14.0리바운드 4.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LG의 마레이도 만만치 않은 활약을 펼쳤다. 그는 4강 PO 3경기 평균 30분34초 동안 22.3득점 16.0리바운드 5.3어시스트를 쌓았다. 득점에서는 워니가 앞섰지만, 리바운드와 어시스트 부문에서는 마레이가 더 좋은 기록을 냈다.
SK 김선형(37)은 외국인 선수 활약에 대해 “워니가 4강 PO 4차전에서 홀로 40득점을 쌓는 등 굉장한 활약을 해줬다. 감독님이 믿는 선수다. 챔피언결정전 MVP를 받을 수 있는 선수라 생각한다”고 했다. 유기상은 “워니가 정말 좋은 선수지만, 마레이도 뒤지지 않는다. 마레이가 챔피언결정전에서 워니보다 더 많은 리바운드를 잡아줄 거라고 믿는다. 챔피언결정전 MVP는 마레이가 될 것이다”라고 믿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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