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면 길가와 들판에 하얀 별이 흩어진 듯 피어나는 별꽃. 한국의 수많은 나물 가운데 가장 낭만적인 이름의 나물일 듯싶다. 자그마한 꽃잎이 별처럼 반짝이는 이 식물은 잡초로 여겨지며 무심코 지나치기 쉽지만 알고 보면 영양과 약효가 가득한 보물이다. 전 세계적으로 널리 퍼진 다섯 가지 풀 중 하나인 별꽃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랜 세월 식용과 약용으로 사랑받아왔다. 한국인들은 이른 봄 냉이와 함께 나물로 즐기며 봄의 생기를 식탁에 올린다. 곰밤부리로도 불리는 별꽃 나물의 매력을 파헤쳐보자.
어디서 피고, 언제 만나는가
별꽃은 너도개미자리과에 속하는 두해살이풀이다. 전국 들판, 밭둑, 길가, 집 주변 텃밭 등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다. 특히 습기가 많은 양지바른 곳을 좋아한다. 5~6월에 하얀 꽃을 피운다. 3~5월에 잎이 가장 연하고 부드러워 나물로 먹기 좋다. 단오(음력 5월 5일) 즈음 채취한 별꽃이 약효가 가장 뛰어나다고 전해진다. 이후엔 약성이 강해져 독성이 우려되니 주의해야 한다.
별꽃은 뿌리가 얕고 줄기에서 가지가 많이 갈라지며, 연한 녹색 잎은 달걀 모양으로 마주 난다. 꽃은 지름 5~10mm로 작다. 다섯 장의 꽃잎이 별처럼 펼쳐져 눈길을 사로잡는다. 한국뿐 아니라 유럽, 아시아, 북아메리카 등 전 세계적으로 분포한다. 영어로는 ‘치크위드(Chickweed)’로 불린다. 병든 닭이 별꽃을 먹고 기운을 차린다는 데서 유래했다. 그만큼 영양이 풍부한 식재료다.
요리와 맛, 봄 식탁의 별
별꽃은 부드러운 식감과 은은한 풀 내음이 매력적인 나물이다. 한국에서는 주로 이른 봄 어린 순을 채취해 나물로 먹는다. 채취한 별꽃은 깨끗이 씻어 살짝 데친 뒤 간장, 참기름, 다진 마늘, 고춧가루로 양념해 무침으로 즐긴다. 또는 된장국에 보리와 함께 넣어 구수한 봄철 별미를 만든다. 맛은 담백하다. 섬유질이 풍부해 씹는 재미가 있다. 데치면 아삭한 식감이 살짝 부드러워진다. 양념과 어우러져 밥반찬으로 제격이다.
해외에서는 생잎을 샐러드, 스프, 파스타, 피자에 시금치 대용으로 넣거나, 페스토와 후무스 같은 소스에 활용한다. 별꽃 차도 인기 있다. 말린 잎을 덖어 뜨거운 물에 우려낸다. 생잎 300g을 물 700ml에 10분간 끓여 걸러 마시기도 한다. 이 차는 염증 완화와 진정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영양과 효능, 자연의 약초
별꽃은 단백질, 칼슘, 철, 비타민 C, 식물 스테롤, 토코페롤, 트리테르펜 사포닌, 플라보노이드 등 영양소와 약성분이 풍부하다. 동양 전통의학에서는 해산 후 어혈, 젖 부족, 악창, 타박상 치료에 사용했다. 말린 별꽃 가루를 치약 대용으로 써 잇몸 염증을 다스리기도 했다.
과학적 연구 결과는 별꽃의 효능을 뒷받침한다. 한 연구에서 별꽃 추출물은 생쥐의 프로게스테론 유발 비만을 억제했으며, 체중 1kg당 200~400mg 투여 시 체지방과 간 지방이 감소했다. 고지방 식이를 한 쥐에게 동결 건조 별꽃을 먹인 6주 연구에서는 체중 증가와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졌다. 소화억제효소가 지방과 탄수화물 흡수를 지연하기 때문.
별꽃은 거담제로도 유용하다. 동물 연구에서 점액을 풀어 기침을 완화하는 효과가 확인됐다. 염증 완화 효과도 뛰어난 덕분에 부은 부위나 관절염, 기관지염 치료에 외용제로 쓰였다. 피부질환 치료에도 오랜 역사가 있다. 상처 치유, 가려움증 완화, B형 간염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보고됐다.
다만 사포닌 과다 섭취로 인한 위장 장애, 알레르기성 발진, 임산부의 생리 촉진 가능성 등 부작용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특히 임산부는 섭취를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별꽃은 외용제로도 활용된다. 즙을 내 상처나 벌레 물린 곳에 바르면 진정 효과가 있다. 별꽃 오일은 피부 보습과 염증 완화에 사용된다. 오일은 신선한 잎 100g을 코코넛 오일 270g과 믹서기로 갈아 중탕한 뒤 걸러 만든다. 이 오일은 1년간 서늘한 곳에 보관 가능하나 섭취는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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