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미생물 활용해 농업 비료 탄소배출 줄이기
작물과 미생물 대상으로 최첨단 생명공학 기술 활용
“보물찾기하듯 유용한 미생물을 찾아서”
지구상에 탄소배출의 다양한 원인이 존재하지만, 농업환경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 또한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온실가스 3 대장(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중 메탄과 아산화질소는 매우 강력한 온실 효과를 나타내는데, 글로벌 온실가스 배출량을 계산했을 때 이 둘은 농업환경에서 발생하는 비율이 각각 40%, 60% 이상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아산화질소의 온실 효과는 이산화탄소 대비 300배 이상으로 농업 활동 중 투입되는 비료가 과다할 때 질소산화물이 환원되는 과정에 발생한다. 점점 늘어나는 지구의 인구와 이에 따른 식량 대응을 위해선 비료의 사용은 필수 불가결이다. 그렇다면 비료를 쓰면서도 탄소배출을 줄이는 방법은 없을까? 구연종 교수는 “우리나라는 미국의 2배 정도 비료를 많이 쓰는 나라로 유명하다”라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박테리아를 활용한 탄소 저감 기술을 제시했다. 그는 보물찾기하듯 기존의 방식과 다른 기전으로 활동하는 박테리아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탄소중립 시대를 선도하는 대한민국 농업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식물이 동물보다 쉬워 보였어요”
“어떻게 식물연구를 시작했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정말 생각지도 못한 대답이 나왔다. “제가 동물에 두려움이 있었고, 상대적으로 식물이 만만했어요” 대학생이었던 젊은 농학도에게 나올 수 있는 생각이라 이해했는데, 더 깊게 생각해보니, 현재 동물실험이 겪는 다양한 문제에 비하면 식물연구가 훨씬 창의성을 발휘할 가능성이 크니, 어렸을 때 과학자를 꿈꿨던 구연종 교수가 식물연구로 전문성을 갖춘 건 그만의 선견지명이었다 할 수 있다. 그는 기자에게 교수부임 전 연구성과를 소개했다. “저는 식물에서 살리실산이라는 호르몬의 대사에 관여하는 유전자 기능을 밝히는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대학원 과정을 통해서 분자생물학적 실험방법과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었고, 이후 박사후과정에서 식물의 발달에 관련한 연구와 나노입자와 식물의 상호작용을 연구했습니다. 전남대학교에는 생물비료라고 하는 미생물과 식물의 상호작용에 대한 주제를 연구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여 도전했는데, 좋은 기회로 올 수 있었고, 학과의 교수님들 덕분에 2017년부터 연구실을 열게 되었습니다”
농업용 기능성 박테리아 연구로 생물비료 생산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활용, 토마토 분자육종
연구실은 현재 농업용 기능성 박테리아 연구인 생물비료 연구와 토마토 품종 개량이라는 두 개의 연구영역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구연종 교수는 “농업용 기능성 박테리아란 작물의 생장에 도움을 주는 박테리아를 뜻하는데, 작물에 양분을 공급하거나, 생장을 촉진하는 호르몬을 분비하거나, 병충해를 방제하는 등의 기능을 가집니다. 저희는 이러한 기능성 박테리아를 토양에서 분리해 농업에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라고 소개했다. 덧붙여 그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활용할 수 있는 작물 중에서 토마토를 연구하고 있다며 토마토 품종 개량 연구도 소개했다. “유전자가위 기술을 이용해서 스트레스에 저항성을 가지거나, 당도가 증진되는 등의 기능성 토마토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미생물 활용과 육종은 다른 분야 같지만, 작물이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품종을 개량하는 방법과 더불어 스트레스 저항성을 획득하도록 박테리아를 발굴할 수도 있어서, 두 연구 주제가 같은 목표를 지향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밖에도 연구실에서는 온실가스인 메탄 발생 저감 연구에서 일정 부분 성과를 내며 앞으로의 기대를 더 하고 있다. “메탄 저감 박테리아 발굴뿐만 아니라 금속이온을 이용해 메탄의 원료가 되는 유기물과 착화물을 형성하게 하는 화학적 방법, 메탄 발생에 관여하는 효소의 기능을 저해하는 생화학적 방법도 동원하고 있습니다. 실제 농업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의 공학연구팀제 지원사업 선정
최근 연구실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의 공학연구팀제 지원사업에 선정됐다는 기쁜 소식을 전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아산화질소(N₂O) 저감 박테리아 탐색 및 활용 기술 개발’을 주제로 선정됐는데, 학생 주도로 팀을 운영해 연구를 진행한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선정의 원동력에 대해 구연종 교수는 “우리가 생각하는 연구 방향이 사회에서 공감하고 인정받았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WiSET의 공학연구팀제 지원사업은 다양한 사회문제의 과학적 해결에 관심이 많습니다. 기후 온난화는 먼 훗날의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작년 우리는 유례없는 더운 여름을 겪었고, 올해 벚꽃의 개화 시기도 빨라지는 등 심각성을 직접 체험하고 있습니다. 기후 온난화 문제가 사회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연구의 필요성을 공감해 준 것이 선정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아산화질소는 주로 농업환경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온실가스인데, 저희는 아산화질소를 줄일 수 있는 기능성 박테리아를 발굴한다는 연구를 제안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연구실은 아산화질소를 무독한 질소 가스로 전환하는 박테리아를 우리나라의 토양 환경에서 분리하고, 이를 증식해서 다시 토양에 처리하여 아산화질소 발생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아산화질소를 질소로 전환하는 박테리아와 관련한 유전자는 기존에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 연구의 핵심은 우리나라의 농업환경에 적용해서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박테리아를 분리해서 실질적인 아산화질소 저감 효과를 기대한다는 부분에 있습니다”
학생들 청출어람의 자세로 임해주길
구연종 교수는 미생물과 식물의 일주기를 다뤄 연구하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며 열심히 해주는 연구생들을 위로했다. 그는 “자신이 연구하는 주제에 대해서는 본인이 가장 잘 아는 것이니 자신감을 가지라고 이야기합니다. 대신 본인의 연구내용에 대해서는 저보다도 더 상세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결과를 빨리 만들어내지 못하거나 실험에 실패하는 경우엔 흥미를 잃지 않도록 응원을 많이 하려고 노력합니다”라고 말했다.
“바이오 의약품으로 연결하는 응용연구도 항상 고민”
생물학이라는 연구 특성상 여학생들의 진학률이 높다. 이번 WiSET 사업 선정도 능력 있는 여학생들이 만들어낸 결과물이기도 하다. “WiSET 공학연구팀제 과제를 제안해 주신 이수진 박사님께 감사하고, 계획서를 잘 작성해 준 정승화 학생에게도 감사합니다. 열심히 자기 몫을 하는 대학원생들에게도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라며 덧붙여 구연종 교수는 “학생들이 연구 주제뿐만 아니라 분석 기술에도 관심이 많고, 실제 산업 현장에 활용하는 부분에도 매력을 느낍니다. 우리 학과는 작물의 생장을 촉진하고 병해충을 방제하는 목적으로 박테리아나 진균을 이용하거나 천연물을 발굴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방법의 핵심은 친환경적이라는 것이고 우리 학과는 이 분야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우리 연구실은 최신의 분자생물학적 분석 기법을 활용하고 있어 실험방법과 분석 기술에 관심을 가지는 학생들이 많이 찾아옵니다”라며 연구실에 더 많은 학생이 관심을 두고 찾아주길 바랐다.
그는 “생물학 분야를 연구하면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오랜 시간 열정을 유지하면서 결과를 쌓아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또한 스스로 확신을 가질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연구 결과를 도출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시간과 연구비는 한정이 있어 계속 늘어질 수는 없고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따르지만, 비록 작아도 튼튼한 집을 짓는다는 생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라고 자신의 연구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자연의 선물인 작물과 미생물을 대상으로 하기에 구연종 교수 연구는 신비롭다. 자연의 이치를 탐구하는 과정이다. 이는 또 다른 자연의 선물인 사람 또는 동물에게도 적용 가능하다는 부분에서 구연종 교수는 앞으로 도전 연구가 있다고 소개했다. “작물과 미생물을 대상으로 생명공학 기술을 활용하는 연구다 보니, 기능성 효소 또는 기능성 물질을 발굴하고 개발할 수 있으며 이는 사람 또는 동물에 적용할 수 있는 바이오 의약품 연구개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바이오 의약품으로 연결하는 응용연구도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구연종 교수와의 인터뷰는 정말 간단명료했다. 어쩜 이리도 군더더기 없이 이야기할 수 있을까? 싶었다. 저절로 기자의 머릿속에 그의 말들이 입력되어 텍스트로 변환돼 글이 써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의 연구에 대한 자신감과 능력이 거침없는 언변으로 표출되지 않았나 싶다. 구연종 교수의 연구가 우리나라 농업환경 탄소배출에 이바지하여 탄소중립 시대에 글로벌 요구에 부응하는 대한민국이 될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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