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에너지 건물을 위한 연구 여정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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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에너지 건물을 위한 연구 여정 시작”

이슈메이커 2025-04-30 17:04:4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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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제로 에너지 건물을 위한 연구 여정 시작”

오진우 충남대 기계공학과 교수/지속가능 열공학·관리 연구실(STEAM Lab)(사진=임성희 기자)
오진우 충남대 기계공학과 교수/지속가능 열공학·관리 연구실(STEAM Lab)(사진=임성희 기자)

 

건물 에너지 자립도 높일 수 있는 시스템 연구
기계공학 기반으로 ‘미활용 열에너지, 폐열’ 재활용

냉장고, 에어컨의 발명은 인간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였지만, 우리는 지구온난화라는 인류의 거대한 숙제를 안게 됐다. 물론 냉장고, 에어컨 등이 지구온난화의 유일한 주범은 아니지만 이바지한 바를 무시할 수 없으므로,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선 냉장고, 에어컨의 혁신적인 시스템 변화가 필요하다. 냉매를 줄이고 에너지를 덜 쓰는 시스템 말이다. 오진우 교수는 열공학과 열관리를 키워드로 열효율을 높일 수 있는 혁신적인 시스템을 냉장고, 에어컨 같은 작은 가전제품 단위에서 크게는 사람이 머무는 건물까지 적용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기계공학도 출신인 그는 에너지를 다루며 기계공학 기반의 열 효율적 시스템 연구로 차별화된 연구 정체성을 뽐낸다. “기계공학을 공부했다는 것에 큰 자부심이 있으며, 신진연구자로서 최신 흐름에 맞춘 연구 주제들을 적절히 섞어 기계공학과 최신 학문의 균형을 유지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오진우 교수의 말이 인상 깊다.

전기차, 데이터센터, 전자기기 열관리 연구 경험 갖춘 신진연구자
그가 왜 열관리에 관심을 가졌을까? 그 역시도 여느 연구자처럼 연구의 사명감이 발휘된 듯하다. “열공학과 열관리 분야에서 시스템 효율 개선을 통해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책임감이 생겼습니다” 사명감은 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이를 연구적으로 풀어내는 데에는 대단한 인내심이 따른다. 그는 이런 과정을 거쳐 자신의 연구를 할 수 있는 대학교수로 2024년 부임했다. 교수로서 2학기째를 보내며 연구와 수업 준비에 눈코 뜰 새 없다는 오진우 교수지만, 젊고 열정적인 그의 모습에 연구실은 오 교수에게 지도받고자 하는 학생들로 붐빈다. “이제 막 자리를 잡고 연구를 시작한 저인데, 제 연구를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기쁩니다”라고 인터뷰 소감을 밝힌 오 교수는 교수 부임의 원동력으로 기계공학자로서 이슈가 되는 연구 주제를 다뤘던 경험을 뽑았다. 전기차, 데이터센터, 전자기기 열관리 관련 연구 경험인데, 모두 열효율, 지구온난화와 직결되며 전문가들은 물론 일반 대중도 관심을 두는 연구 주제이기도 하다. “고려대학교에서 이호성 교수님과 함께 박사과정 동안 4세대 지역난방 시스템의 미활용 열에너지와 신재생에너지 폐열을 활용한 캐스케이드 열활용 유기랭킨사이클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건물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는 방안을 에너지, 경제성, 환경영향 측면에서 평가하였고 졸업 후 연구교수로 재직하며 전기차 열관리 시스템을 위한 상변화물질 열교환기 형상 최적화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이후 미국 퍼듀대학교에서 David Warsinger 교수님, Davide Ziviani 교수님과 함께 박사후연구원으로서 수소불화올레핀계 냉매를 사용한 고온 히트펌프와 증기 선택적 분리막 기술을 통합한 새로운 히트펌프 건조 시스템을 개발하였습니다. 또한, 전기화학 히트펌프, 이온 열량 히트펌프와 같은 차세대 히트펌프에 대한 기초연구도 수행하였습니다” 미활용 에너지, 폐열 활용 등의 단어를 들으니 에너지 하베스팅이 생각났는데, 그는 큰 단위의 에너지 하베스팅과 같다며, 기자에게 설명했다. 소형 디바이스 중심으로 발전해 온 에너지 하베스팅 개념을 확장하여, 오 교수는 건물 등 대형 시스템의 미활용에너지를 수확해 활용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화끈화끈, 열정 가득한 STEAM 연구실 운영
열을 다루는 연구실인 만큼 오 교수의 작명 감각도 빛난다. “지속가능 열공학·관리 연구실(Sustainable Thermal Engineering And Management, STEAM Lab)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연구실 이름은 열공학과 열관리 연구를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새로운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며, ‘STEAM’은 산업혁명의 근간이 된 증기기관과 열공학적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예쁘게 로고까지 만들어 스타트업 분위기가 물씬 나는 연구실이다. 주 연구영역은 크게 3가지이며, 이에 대해 오 교수는 자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첫째, 차세대 친환경 히트펌프 연구로, 자연 냉매를 기반으로 한 고효율 히트펌프를 개발하여 건물, 운송, 산업 전반에 걸쳐 효율적인 열관리를 실현하고자 합니다. 둘째, 전기차, 데이터센터, 전자기기 열관리 연구로, 각 응용 분야에 최적화된 열교환기 형상을 도출하고 소형화된 장치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마지막으로, 혼합물 분리 기술 연구로, 멤브레인 내 복잡한 물질 전달 현상을 규명하여 습공기 내 건공기와 수증기의 분리, 해수 내 담수와 소금의 분리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고자 합니다” 추가로 그는 열교환기 형상 최적화를 위해 인공지능 기술도 활용하고 있는데 이는 학생들의 관심이 많아 이슈가 되는 연구 주제라고 전했다. 

오진우 교수는 학생 시기에만 할 수 있는 공부와 사랑 그리고 효도를 언급했다. 자신을 스스로 챙기기도 바쁜 청춘들이지만 가족을 둘러보고 주위를 둘러볼 수 있는 마음의 그릇을 가진다면 좋을 것 같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연구 지도자로서뿐만 아니라 인생 선배로서도 학생들에게 좋은 역할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사진=임성희 기자)
오진우 교수는 학생 시기에만 할 수 있는 공부와 사랑 그리고 효도를 언급했다. 자신을 스스로 챙기기도 바쁜 청춘들이지만 가족을 둘러보고 주위를 둘러볼 수 있는 마음의 그릇을 가진다면 좋을 것 같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연구 지도자로서뿐만 아니라 인생 선배로서도 학생들에게 좋은 역할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사진=임성희 기자)

  
환기 중요성 커지며, 신소재 멤브레인 활용한 외기전담시스템 연구
부임한 지 반년 만에 오진우 교수는 한국연구재단 우수신진과제에 선정되며, 많은 축하를 받았다. 신임 교수로서 연구실 구축과 연구진 운영 등 고민이 많았을 텐데, 이번 우수신진과제 선정으로 연구자로서 탄탄한 기반을 갖출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아무래도 주위의 부러움을 많이 받을 것 같은데, 그는 “선배 교수님들도 기반 잡는데 3년 정도는 힘들다고 하셔서 떨어질 각오 하고 편한 마음으로 준비한 과제가 선정돼, 예상치 못한 결과라 아직도 얼떨떨합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의 선정 과제는 “건물 에너지 효율 향상 및 실내 공기 질 개선을 위한 증기 선택적 분리막 기반 외기전담시스템 연구”로 선정의 원동력에 대해 그는 기계공학 기반의 융합연구가 크게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선정의 원동력은 연구 주제가 기계공학과 재료공학을 융합한 학제 간 접근 방식에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기계공학적 시스템 설계에 머무르지 않고, 멤브레인이라는 소재 기반 기술을 통합하여 전통적인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가 긍정적으로 평가된 것 같습니다. 또한, 멤브레인의 분리 성능을 고려한 시스템 수준의 통합 연구는 향후 실증화와 상용화 가능성 측면에서 유의미하게 평가받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건물 단위의 에너지 관리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주거용보다는 사람이 많이 드나들어 환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업용 건물이 주목표라고 했다. “본 연구에서는 증기 선택적 분리막 기반 외기전담시스템을 제안했는데, 이 시스템은 증기 선택적 분리막 모듈과 증기압축식 시스템의 냉각 코일을 통합하여 실내공기를 제습 및 냉각하는 것으로,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기존의 응축식 제습 공정을 피함으로써 소비 전력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열 재생이 필요 없는 분리막을 사용하여 기존 독립형 외기전담시스템에 비해 효율이 높습니다”

오진우 교수는 우수신진과제를 통해 기존의 기계공학적 시스템 설계에 머무르지 않고, 멤브레인이라는 소재 기반 기술을 통합하여 전통적인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려고 시도하고 있다.(사진=임성희 기자)
오진우 교수는 우수신진과제를 통해 기존의 기계공학적 시스템 설계에 머무르지 않고, 멤브레인이라는 소재 기반 기술을 통합하여 전통적인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려고 시도하고 있다.(사진=임성희 기자)

“스마트 빌딩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할 수 있을 것”
과제는 총 4년의 지원이 이뤄지며 오 교수는 연차별로 집중력 있게 연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1차 연도에는 실험 장비 구축과 기초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2차 연도에는 연구의 핵심 기술을 통합하고 기초 성능 실험을 본격적으로 수행한다. 3차 연도에는 멤브레인 제습 시스템을 연구실 스케일로 제작하고, 실험을 통해 개발된 시뮬레이션 모델과의 비교 및 검증을 수행한다. 마지막 4차 연도에는 검증된 모델을 바탕으로 국내 여름철 기후 조건에 맞춘 연간 시뮬레이션을 수행하고, 에너지 절감 효과, 환경성, 경제성에 대한 통합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본 연구를 통해 개발된 증기 선택적 분리막 기반 외기전담시스템은 기존 냉방·제습 시스템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성장할 것입니다. 최적화 기법을 활용한 시스템 설계를 통해, 기존 외기전담시스템 대비 더 컴팩트하고 효율적인 설계를 구현할 수 있으며, 향후 스마트 빌딩 시스템 및 친환경 냉방 기술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를 통해 앞으로 스마트 빌딩 시장에서 기술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는 또한 아직 과학 기술적으로 풀어내지 못하고 있는 어려운 주제인 제로 에너지 빌딩을 언급했는데, 자신의 연구가 제로 에너지 빌딩 구현에 이바지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우리 기술이 스마트 빌딩 시스템 및 친환경 냉방 기술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적용된다면, 앞으로 스마트 빌딩 시장에서 기술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많이 불안해하는 학생들에게, 나를 뒤돌아보며 조언”
‘젊은 교수님’이라 학생들을 격의 없이 대할 것 같기도 한데, 그는 오히려 먼저 다가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신비주의인가요?”라는 기자의 우스갯소리에 오 교수는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니고요”라고 웃으며 “아직 연구실 홍보나 적극적인 모집 활동은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연구실에 관심을 가지고 먼저 연락을 주는 학생들이 꾸준히 있어, 자연스럽게 연구실이 꾸려지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그의 연구실은 신생연구실답지 않게 자발적으로 연구에 관심을 두고 모인 많은 학생의 열기로 후끈하다. 인적 자원이 꾸려진 만큼 연구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 예상된다. “대부분 ‘열관리’라는 키워드에 관심을 두고 면담을 신청하며, 실제로 연구실에 합류한 이후에도 다양한 응용 분야로 확장된 연구 주제에 대해 높은 흥미를 보이고 있습니다”라며 오진우 교수는 “학생들에게는 학업에 충실하면서도 인생의 균형을 놓치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공부도, 휴식도, 여행도 때가 있는 법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바쁜 와중에도 가족들과의 시간을 꼭 챙기기를 강조합니다. 연구, 취업, 진로는 결국 본인의 의지와 집중에 따라 어느 시점에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기에 너무 조바심 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유명한 시 제목인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처럼 오진우 교수는 자신이 지금의 학생들과 같은 시절, 깨닫지 못해 놓친 시간에 대해 아쉬워하며 그 시간을 놓치지 말라고 학생들에게 강조한다고 말했다. “가장 불안한 시기이기도 한 3, 4학년생들이 상담을 오면 그때 저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연구, 사랑, 효도 등 내가 놓쳤던 부분을 학생들에게 알려주려 노력합니다”라며 그는 “연구는 긴 호흡이 필요한 과정이고, 예상하지 못한 변수와 결과가 늘 존재합니다. 그래서 결과를 성급하게 판단하기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모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성공도 실패도 모두 학습의 일부입니다”라고 자신의 연구 가치관을 소개했다. 덧붙여 그는 “앞으로는 기존의 냉매로부터 자유로운 caloric 계열 히트펌프 연구에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다소 기초연구 성격이 강하지만, 지구온난화와 같은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안 기술로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긴 호흡으로 지속적인 관심을 두고 연구할 계획입니다”라고 밝혔다.
  신진연구자로서 이제 막 발걸음을 뗀 오진우 교수의 연구는 흰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어떤 그림을 그릴지 그의 머릿속에 구상이 있겠지만, 그가 그린 그림이 대중들에게 어떤 가치로 받아들여 들지는 공학자로서의 고민거리이기도 할 것이다. 건물의 주요 환기시스템에 그가 개발한 기술이 적용된다면, 그만큼 좋은 평가가 있을까? 기자가 이런 이야기를 하기는 외람되지만, 그는 정말 똘똘하게 생겼다.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기자에게 연구비전을 이야기하는 그가 바로 STEAM 연구실을 이끌 수장이며, 기계공학 분야의 멀티플레이어를 양성할 교육자이자, 융합학문으로서의 기계공학을 전파할 연구자이자, 지원받아 발명한 기술을 사회구성원들에게 환원할 봉사자이기도 하다. 수식어가 너무 길었나? 그만큼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그의 연구가 에너지 효율이 높은 건물과 제로 에너지 건물로 가는 여정을 시작했다. 그의 연구 여정에 기자의 응원을 보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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