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인조이, 어떤 VGA로 즐겨볼까? 라데온 RX 9070/9070 XT가 혜자!

끝없이 확장되는 가상 세계는 우리 일상에 파문을 던진다. 지난달 등장한 크래프톤의 신작 inZOI가 그 파문 한가운데서 존재감을 증명했다. 출시 전 스팀 위시리스트 1위에 오른 데 이어, 발매 24시간 만에 동시 접속자 수 40만 명, 일주일 만에 누적 판매 100만 장을 돌파하며 글로벌 톱셀러 자리를 꿰찼다. 그러나 단순한 흥행 기록만으로는 작품의 폭발력을 설명하기 어렵다. inZOI는 ‘게임’이라는 카테고리를 넘어, 인공지능·그래픽·하드웨어 시장을 총체적으로 자극하는 문화현상으로 비상했으니 말이다.

위클리포스트는 세 갈래 흐름으로 inZOI 현상을 정리했다.

1) 시뮬레이션 장르의 패러다임 전환

inZOI는 플레이어를 가상 도시 운영 회사의 신입 사원으로 초대한다. 여기서 핵심은 기존 NPC의 한계를 넘어서는 AI 캐릭터 ‘조이’다. 성격·취향·사고 패턴 등 250개 옵션을 조합해 나만의 인격체를 생성하고, 행동로그는 실시간 클라우드 러닝으로 축적·진화한다. EA의 The Sims가 구축했던 ‘생활 시뮬레이션’의 왕좌가 한순간에 흔들린 이유가 여기에 있다. 캐릭터의 옷차림을 바꾸는 재미에 머물렀던 과거와 달리, inZOI는 AI 인격 성장 서사라는 층위를 추가해 ‘가상 인간 서사체계’를 완성했다.

2) 기술 격전지로서의 그래픽 엔진

언리얼 엔진 5.4 기반으로 구현된 도시는 세밀한 글로벌 일루미네이션과 나노이트(Nanite) 메시 스트리밍 덕분에 현실과 구분이 어려울 정도의 디테일을 자랑한다. 건물 외벽의 태양광 난반사, 비 오는 밤 도로 위를 흐르는 수막(水膜)까지 실시간 물리 시뮬레이션으로 그려낸다. 그 결과 플레이어들은 4K HDR 모니터 앞에서 ‘마치 영화 세트를 조감하는 듯한 몰입감’을 경험한다. 하지만 화려한 광원 아래엔 하드웨어의 희생이 따라붙는다. 권장 사양이 이미 라이젠 7 7800X3D + 라데온 RX 6800 XT 혹은 코어 i7‑12700K + 지포스 RTX 3070에 달한다. 연식이 2년만 돼도 업그레이드 논의가 불가피해지는 이유다.

3) 침체된 PC 시장에 부는 역습의 바람

팬데믹 특수를 끝으로 위축되었던 DIY PC 시장은 inZOI 출시 후 눈에 띄게 들썩인다. 주요 온라인 몰에서는 ‘inZOI 최적 견적’이라는 배너가 하루가 멀다 하고 교체된다. 특히 AMD 진영의 RDNA4 기반 라데온 RX 9070 XT가 ‘가성비 챔피언’이라는 수식어로 주목받고, 엔비디아의 RTX 5070 Ti 역시 DLSS FG(프레임 생성) 탑재를 강조하며 맞불을 놓는다. 콘텐츠가 하드웨어 수요를, 하드웨어가 다시 콘텐츠 품질을 밀어올리는 콘텐트–실리콘 피드백 루프가 현실화된 셈이다.

◆ 테스트 환경

① CPU - AMD Ryzen 9 9800X3D
② M/B - ASRock X870E TAICHI
③ RAM - 마이크론 Crucial DDR5-6000 CL36 PRO Overclocking
④ SSD - 마이크론 Crucial P310 M.2 NVMe 2TB 대원씨티에스 NVMe SSD
⑤ VGA - option
⑥ 쿨러 - TRYX PANORAMA 3D SE 360 ARGB 수냉 쿨러
⑦ 파워 - 마이크로닉스 Classic II 1050W ATX3.1 화이트
⑧ OS - Windows 11 Pro 23H2, Adrenalin Edition 23.5.1

참고로 해상도는 QHD 되겠다.

그래픽카드	업스케일링 / 프레임 생성	AVG (fps)	1 % Low (fps)
GeForce RTX 5070	DLSS (품질) + FG	126	61
GeForce RTX 5070 Ti	DLSS (품질) + FG	141	72
Radeon RX 9070	FSR (품질) + FG	153	82
Radeon RX 9070 XT	FSR (품질) + FG	222	108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라데온 RX 9070 XT가 기록한 수치는 QHD 환경의 성능 지형을 단숨에 뒤흔들었다. 동일 조건에서 프레임 생성 기능을 활성화했을 때 RX 9070 XT는 평균 222fps를 기록해 지포스 RTX 5070 Ti(141fps)보다 약 57% 높은 결과를 냈다. 최소 프레임(1% Low)도 108fps로 세 자릿수를 유지하며, 화면 전환이 빠른 구간에서도 체감되는 끊김이 사실상 사라졌다.

한 단계 아래 등급인 RX 9070 역시 평균 153fps, 최소 82fps로 RTX 5070Ti를 8~14% 앞섰다. 결과적으로 메인스트림 등급에서도 RDNA4 아키텍처가 가지고 온 성능·전력 효율 개선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의미다.

기술적 배경을 살펴보면 엔비디아는 DLSS FG 3세대 알고리즘으로 프레임을 끌어올렸고, AMD는 AFMF 2.1과 결합한 FSR4를 통해 해상도 업스케일링과 프레임 생성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특히 TSMC 4NP 공정을 적용한 RDNA4 GPU는 동급 대비 전력 소모가 약 10% 낮아, 장시간 플레이에서도 열·소음 관리가 한층 수월했다. 결과적으로 RX 9070XT는 가격 대비 성능뿐 아니라 안정성 측면에서도 이번 세대 ‘필수 업그레이드’ 카드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GPU 선택의 분기점? 라데온,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네!

먼저 가성비다. RTX 5070 Ti 국내 실판매가가 149만원 선인 반면, RX 9070 XT는 129만원대다. 원화 20만원 차이로 50fps 이상의 캐시가 확보되는 셈이다. 가격 상승기엔 ‘성능/원화’ 지표가 시장을 움직이는 키 카드인데, 라데온이 확실하게 희소가치를 선점했다.

전성비 측면에서 보면 RDNA4가 도입한 ‘Dynamic Wave Shaping’(코어 활용도 실시간 리밸런싱) 기능으로 동급 대비 전력 사용량이 10%가량 낮다. 반면 RTX 5070 Ti는 고질적인 12V‑2×6 커넥터 발열 이슈가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PCIe 5.0 파워 규격이 정착되기 전까지는 케이블 관리가 관건이다.

소프트웨어 지원은 엔비디아가 방송·AI 작업자를 겨냥한 NVENC 9세대, 라이브 스트리밍 필터 등 부가 기능이 탄탄하다. AMD는 ‘HYPR‑RX Eco’ 프리셋으로 게임 플레이 중 평균 전력 20% 절감을 공인받았다. 무엇을 중시하느냐에 따라 선택지는 달라질 수 있지만, 라데온은 가격도 깡패다.

** 편집자 주. ‘게임이 세대를 정의한다’는 명제의 귀환

inZOI는 단순히 잘 만든 시뮬레이션 게임이 아니다. AI 서사 구현, 실사급 그래픽, 업스케일링 기술 집합체를 동력 삼아 PC 생태계 전반에 심폐소생술을 시도한 하나의 사건이다. 그리고 그 사건의 이면에서 ‘라데온 RX 9070 XT’라는 이름이 새로운 메인스트림 표준을 자처한다. DLSS냐 FSR이냐, RT 코어냐 AI 엔진이냐는 여전히 뜨거운 논쟁거리겠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다.

콘텐츠는 하드웨어를 진화시키고, 하드웨어는 다시 콘텐츠를 확장시킨다.
아직은 기약할 수 없지만 먼 훗날에 8K·240Hz가 일상이 되는 날에도 우리는 또 다른 inZOI를 기다리며 그래픽카드 교체를 고민할 것 같다. 하지만 고민 끝에서, ‘어떤 경험을 원하는가’라는 질문이 결국 모든 선택을 결정할 거라면 지금의 결론은 그 무렵에도 달라지지 않을 듯 싶다. 분명한 건 목에 힘주던 엔비디아 대세론에 마침표가 찍혔다는 사실이다.

결론 요약 = 라데온 RX 9070 XT가 ‘가성비 챔피언’

By 김현동 에디터  [e-mail]
〈저작권자ⓒ 위클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