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이대로 가면 경기국제공항은 제2의 양양공항, 무안공항이 될 겁니다. 또다시 국민혈세로 애물단지를 짓자는 겁니까?”
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장(물류학 박사)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수원군공항 이전 상생 해법 방안 정책토론회’에서 포문을 열었다.
이날 그는 ‘신공항은 지역경제를 살릴까’라는 제목의 발표를 통해 경기국제공항 추진 논리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 경기국제공항은 현재 수원군공항의 화성시 화옹지구 이전과 맞물려 추진되고 있는 국책사업이다. 정부와 일부 지자체는 이를 ‘경기 남부권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포장하고 있으나, 구 회장은 이를 ‘전형적인 정치공항’이라 규정했다.
■ “수출 늘어도 항공화물은 줄었다...착시효과 이용한 수요부풀리기”
그는 이날 발표에서 “항공화물 수요는 고부가가치 산업과 연결돼 있다고들 말하지만, 실제 수출액과 항공화물 물동량 간에는 큰 괴리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2020년 대비 수출액은 59%나 증가했지만, 항공화물의 실제 물동량은 오히려 13% 감소했다는 구체적인 통계를 제시했다. 반도체와 같은 첨단 수출품이 항공 운송을 통해 나간다고는 하나, 그 비중은 전체 항공화물의 0.05%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구 회장은 “결국 ‘공항을 지어야 할 당위성’을 강조하려는 쪽에서 근거를 짜맞춘 수요 예측 결과일 뿐”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 “공항 대부분이 적자인 나라...왜 또 짓는가?”
이어 구 회장은 전국 공항의 운영실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2023년 기준으로 전국 15개 공항 중 단 4곳만이 흑자를 내고 있으며, 나머지 11곳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대표적인 적자공항인 무안, 양양, 울산공항 등은 개항 이래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무안공항은 애초 연간 992만명의 이용을 예측했지만 실제 이용객은 2% 수준인 23만명에 그쳤고, 최근 5년간 누적 적자는 1161억원에 달한다.
구 회장은 “해당 사례는 명백한 수요 부풀리기이며, 국가 재정 낭비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양양공항은 ‘유령공항’, ‘고추 말리는 공항’이라는 오명 속에 지금도 회생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BBC의 뉴스보도를 인용해 현 실정을 저격했다.
■ “신공항이 지역 경제 살린다고? 꿈같은 소리”
정치권과 일부 지자체는 공항이 건설되면 일자리 창출, 관광 활성화, 물류비용 절감 등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구 회장의 시각은 다르다. 그는 “그러한 효과는 수요가 실질적으로 존재할 때 가능한 이야기이다. 현재 경기국제공항이 계획된 위치와 주변 인프라를 보면, 그 어떤 실효성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그는 “제주·김해·김포·인천공항조차 겨우 흑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또 하나의 공항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국가재정에 대한 무책임한 접근”이라며 “KTX와 고속도로로 대체 가능한 중거리 교통 수요가 이미 포화상태인데, 과연 사람들이 굳이 새 공항을 이용하겠는가”라고 되물었다.
■ “정치공항의 재탕, 삼탕...표심 위한 선심행정 그만해야”
구 회장은 끝으로 “수요 예측 없는 공항 건설은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전형적인 선심성 개발정책”이라며 “국가 SOC 사업의 실패 사례는 넘쳐나고, 국민은 그 대가를 오롯이 세금으로 떠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양양공항의 경우, 연간 수천억 원의 국비가 들어갔지만 지금도 이용률은 수요 예측의 5% 수준에 불과하다.
국토부와 일부 지자체가 추진하는 경기국제공항 사업은 현재 특별법 발의를 통해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이번 구교훈 회장의 발언을 계기로 시민사회와 전문가들 사이에서 실효성 논란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제주항공기 대형 참사가 발생한 무안공항은 개항 후 단 한 번도 흑자를 내 본 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신공항 건설은 경제 살리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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