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박재형 기자] 경기 불황 및 20·30세대 독주 기피 현상으로 위스키를 필두로 한 고급 주류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작년 골든블루의 영업이익이 338억원으로 3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디아지오 역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21%가량 주저 앉으며 181억원에 그쳤다.
수입량도 급격한 하락에 직면했다.
지난해 위스키 수입량은 2만7441t으로, 전년도 수입량 3만586t에 비해 10.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윈저글로벌도 지난해 영업이익 34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위스키 매출, 수입량이 줄어든 것과 관련해 팬데믹 기간 급격한 성장 이후 장기화된 소강상태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판단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과도한 시장 성숙도로 인해 추가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2021년 1만5661t을 기록한 위스키 수입량은 다음해 곧바로 2만7083t을 기록하며 두배 가까이 성장했다. 이후 2023년 3만t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이내 다시 감소했다. 소비심리 위축 외에도 전체적인 음주문화의 변화로 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지난달 인크로스가 조사한 ‘20·30 음주문화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81.5%가 술을 마신다고 응답했으나 이 중 43%가 월 0~1회 음주한다고 답했다. 주종은 맥주가 70.4%로 제일 많았다. 도수가 높은 독주 대신 맥주, 하이볼을 찾는 빈도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절주 문화가 확산되면서 술을 취하기 위해서 마시는 문화에서 벗어나 분위기를 즐기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추세로 해석된다.
실제 응답자 58.6%는 술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로 맛을 꼽았다. 소주, 위스키 대비 쓰지 않거나 달콤한 맛을 느낄 수 있는 맥주와 하이볼의 상승세 요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위스키는 하이볼의 주 재료 중 하나로 하이볼 유행기에 소비량이 함께 상승했지만, 주류 브랜드와 편의점에서 하이볼 완제품을 출시하면서 위스키 소비량은 줄어든 것으로 해석했다.
전체적인 문화가 변화하면서 주류 기업은 트렌드 추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골든블루는 최근 위스키 대중화 차원에서 자사 브랜드의 하이볼 패키지 리뉴얼해 출시했다. 하이트진로는 저도수 선호 트렌드를 겨냥해 ‘이슬톡톡’의 브랜드 리뉴얼을 진행했다.
음료 파트에서도 진로토닉워터 에너지를 출시하면서 하이볼 재료 중 하나인 토닉워터 제품군을 늘려나갔다. 여기에 가수 지드래곤이 직접 기획한 주류 브랜드 ‘피스마이너스원 하이볼’도 시장에서 등장하면서 기존 위스키 기업과 신생 브랜드 간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술을 주로 소비하는 MZ세대의 술자리 문화가 변화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며 “당장은 위스키 시장이 눈에 띄는 타격을 입지만 소주처럼 대중적인 주류에도 변화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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