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한동훈, 이재명 세 보수·진보 진영의 주요 대선 주자가 전면에 나선 가운데 이번 대선의 진짜 승부는 ‘본인’보다 ‘배우자’에게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통령이 되려는 순간 검증의 화살은 가족으로 향하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의 발목을 잡은 것도 '배우자 리스크'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후보 배우자의 청렴성과 도덕성”을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꼽은 응답자가 60%를 넘겼다. 세 후보와 배우자들의 이력과 리스크를 여성경제신문이 짚어봤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1951년생으로 대선 후보 중 최고령이지만, 체력만큼은 청년 못지않다. SNS에 공개한 턱걸이 영상은 대선 출마의 신호탄으로 읽혔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에서 미묘한 균형을 유지하며 보수 진영 내 지지를 넓혀가고 있다.
김 전 장관의 배우자는 설난영 씨다. 구로공단 세진전자 노조위원장 출신인 설 씨는 1970년대 노동운동의 상징적 인물이다. 설난영 김문수 부부는 청첩장 없이 하객보다 경찰이 더 많은 결혼식에서 부부가 된 일화로 유명하다. 설 씨는 경기도지사 시절 김 전 장관을 뒤에서 조용히 도왔다. 현재까지도 공식 석상에선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김문수 설난영 부부는 배우자 리스크 측면에서 가장 우위에 있는 부부로 평가된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의 재산은 설 씨 명의의 서울 봉천동 아파트(4억 8000만원)와 예금 5억원 수준으로 주요 대선 후보 중 가장 검소한 편이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당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복심이었지만 계엄 논란을 기점으로 갈라섰다. 탄핵에 찬성한 그는 ‘배신자 프레임’의 중심에 서 있다. 정치적 입지는 여전히 단단하지만 당내 고립은 뚜렷하다.
그의 아내 진은정 변호사는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근무 중이다.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보유한 진 변호사는 ‘법대 여신’으로 불릴 만큼 캠퍼스에서 유명인사였고 대학 시절부터 한 전 대표와 캠퍼스 일명 'CC' 커플로 교제했다. 장인인 진형구 전 대구고검장은 1999년 ‘조폐공사 파업 유도’ 발언으로 해임된 인물이다. 대법원 유죄 확정 판결까지 받았다.
진 변호사는 외부 활동이 거의 없다. 유일한 공개 행보는 2023년 11월 대한적십자사 봉사활동 행사 참석이었다. “과도한 비공개가 오히려 의혹을 키울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고위 법조인 집안이라는 점에서 향후 이해충돌 가능성도 점검이 필요한 지점이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번 대선의 유력 주자다. 확고한 팬덤만큼이나 반감도 크다. 대장동 개발 특혜, 쌍방울 변호사비 대납, 허위사실 공표 등 12개 혐의로 5건의 재판을 받고 있는 이 전 대표는 대선 출마 선언 직후인 4월 15일에도 피고인 신분으로 법원에 출석했다.
배우자 김혜경 씨는 숙명여대 피아노과 출신이다. 두 사람은 1991년 이 전 대표와 결혼했다. 서울에서 자란 김 씨는 과거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며 ‘잉꼬부부’ 이미지였지만 2022년 대선 직전 ‘법인카드 유용’ 의혹이 불거졌다. 1심에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고 항소 중이다.
김문수 후보는 청렴도 면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설난영 씨의 이력은 김 전 장관의 과거를 뒷받침해주며 검소한 생활이 돋보인다. 한동훈 후보는 배우자의 사생활 보호 전략이 오히려 검증 공백을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재명 후보는 김혜경 씨 관련 사법 리스크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악재가 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이번 대선은 정권 교체냐 수성(守城)이냐의 구도만큼이나 ‘누가 더 깨끗한가’라는 싸움이 될 공산이 크다. 그리고 그 승부처는 바로 배우자일 수 있다"고 했다.
여성경제신문 김현우 기자 hyunoo9372@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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