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30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휴대폰 포렌식 참관을 위해 출석했다. 앞서 임 전 사단장이 포렌식 조사 과정 녹음을 요구하면서 한 차례 조사가 중단됐으나, 이후 그가 요구를 철회하면서 절차가 재개됐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채모 상병 사망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공수처는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임 전 사단장의 휴대폰 포렌식 조사를 진행한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 23일 포렌식 선별 작업을 참관하러 공수처에 출석해 "포렌식 선별 작업을 하려면 (자신의) 의견 기록을 위해 휴대전화로 녹음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공수처는 임 전 사단장의 요구에 대해 검토가 필요하다며 조사 없이 임 전 사단장을 돌려보냈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 28일 녹음을 요구하지 않고 이날 휴대전화 포렌식 선별작업을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피조사자로서 자신의 권리를 보장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속수사와 수사 종결이 우선이라며 요구 철회 사유를 밝혔다.
임 전 사단장은 이날 출석에 앞서 오전 9시 19분께 조사에 입회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수사가 생각 이상으로 지연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제가 우선적으로 가치를 뒀던 수사를 빨리할 수 있도록 요구를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해 1월 해병대와 국방부 관계자들을 압수수색 하는 과정에서 임 전 사단장의 휴대폰을 확보했으나, 비밀번호 잠금을 풀지 못해 내용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사단장은 비밀번호가 기억나지 않는다는 입장인 가운데 공수처는 그의 휴대폰을 경찰청에 넘겨 포렌식을 의뢰했다.
임 전 사단장은 이날 "비밀번호가 빨리 풀려서 완벽하게 구명 로비가 없었다는 게 (규명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며 "경찰청 능력으로 풀렸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그는 또 "압수수색을 받았던 당시 영장에 적시된 범죄 혐의는 제 범죄 혐의가 아닌 수사 외압과 관련된 혐의였다"며 "참고인으로서 제가 행하지 않은 혐의에 대해 압수수색을 받았는데 그 부분에 입각해서 오늘 포렌식을 참관하고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밝혔다.
공수처 수사 지연에 대해서도 "과다하게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채상병 사건은 지난 2023년 7월 경상북도 예천군의 내성천 보문교 일대에서 실종자 수색에 나섰던 해병대 1사단 소속 채모 상병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후 14시간 만에 사망한 채 발견된 사고다.
공수처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격노 의혹, 임 전 사단장의 구명 로비 의혹 등을 수사해 왔지만,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선포 사태가 터진 뒤 비상계엄 수사에 대부분의 인력을 투입하느라 채상병 관련 수사는 잠정 중단됐었다. 이날 포렌식 조사를 시작으로 공수처가 관련 사건 수사에 속도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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