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통상 정책 주도권 잡은 ‘온건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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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 통상 정책 주도권 잡은 ‘온건파’

이슈메이커 2025-04-30 09:04:2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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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통상 정책 주도권 잡은 ‘온건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핵심 인사로 부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 상호관세 ‘90일 유예’를 이끌고, 주요 교역국과의 협상을 주도하고 있어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트럼프 경제 참모진’들의 권력 역학 관계가 변화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국 재무부
ⓒ미국 재무부

 

상호관세 핵심 그룹 돌아온 베센트
최근 들어 베센트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 내 무역 정책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의 그는 그동안 ‘관세’보다 ‘감세’ 등의 세제 정책을 주로 이끌었으나 현재는 상호관세 시행을 막기 위한 무역 협상가로 전면에 나서고 있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베센트 장관을 두고 “관세 소동 속에서 금융계에 위안을 주는 존재이자 이성적인 목소리를 내는 인물”이라고 표현했다.


  지난해 대선 선거운동 당시부터 베센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주요 교역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카드라는 점을 명확히 한 바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추진에 우려를 표했던 월가는 베센트 장관의 발탁을 환호했다. 당시 주식시장과 채권 시장이 동시에 강세를 보이며 화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기대 이상으로 높은 상호관세율을 제시하자 베센트 장관은 정책에서 소외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베센트의 입지는 다시 달라졌다. 관세 정책이 경기침체 공포를 유발해 뉴욕증시 폭락은 물론 미국 채권 시장도 대규모 투매로 대혼란에 빠지면서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전용기에 동승한 자리에서 관세 정책으로 인해 다른 국정과제 이행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공화당 내에서도 관세 정책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베센트 장관의 말에도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 거물 기업인들까지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지난 4월 9일 상호관세 발효 13시간 만에 ‘90일 유예’를 결정했다. 베센트 장관의 설득이 빛을 발한 것이다.


  반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 정책을 주도하던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피터 나바로 백악관 수석 무역·제조업 고문의 입지는 좁아졌다는 반응이다. 투자은행(IB) 대표 출신인 러트닉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강력하게 지지했던 인물이다. 하지만 거칠고 투박한 메시지 전달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트닉 장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관세로 인해 미국의 제조업 일자리가 확대될 것이라면서 “수백만 명의 인간 군대가 아이폰을 만들기 위해 작은 나사를 조이게 될 것”고 표현하는가 하면, 관세로 인해 경기침체가 오더라도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고 답해 혼란을 안긴 바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백악관 내 영향력이 약해졌다는 신호가 최근 들어 잇따라 나오고 있다. ⓒThe White House/Flickr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백악관 내 영향력이 약해졌다는 신호가 최근 들어 잇따라 나오고 있다. ⓒThe White House/Flickr

 

백악관 내 영향력 약해진 머스크
이러한 흐름 속에 트럼프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추천한 국세청장 직무대행을 임명 사흘 만에 교체하는 일도 발생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부효율부(DOGE) 수장인 머스크와 베센트 장관의 권력다툼에서 베센트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베센트 장관은 국세청장 직무대행에 재무부 부장관인 마이클 포켄더를 임명했다. 불과 사흘 전 임명된 게리 섀플리는 해임됐다. 국세청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섀플리는 법무부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차남인 헌터 바이든에 대한 탈세 조사를 느리게 진행했다고 공개 비판한 후 보수 진영에서 유명해진 인물이다. 외신들에 따르면 이번 결정은 베센트가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베센트는 머스크가 백악관을 통해 섀플리 임명을 추진하면서 국세청을 관장하는 자신에게 상의하거나 동의를 구하지 않는 것에 불만을 토로했다고 한다. 결국 베센트의 뜻대로 대행이 교체되면서 그가 머스크와의 힘겨루기에서 승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머스크는 베센트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극우 선동가로 알려진 로라 루머가 X(트위터)에 “베센트는 트럼프를 반대해 온 금융계 인사와 협력하고 있다”는 글을 올리자, 이 글을 공유하며 “문제가 된다”고 쓴 것이다.


  하지만 머스크의 백악관 내 영향력이 약해졌다는 신호는 최근 들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에 그가 DOGE 수장직을 조기 사임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거론된다. 머스크가 사실상 ‘반(反) 관세’ 입장을 드러냈을 때 반응하지 않던 트럼프는 베센트의 말을 듣고 상호관세 90일 유예를 결정했는데, 트럼프가 측근들에게 ‘머스크가 몇 주 안에 물러나 경영에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도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머스크는 최근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이전과 달리 짧게 발언하고, X에 게시물 올리는 하루 평균 횟수도 지난달 107건에서 이달 55건으로 줄었다”며 “평소 주인공처럼 행동하는 억만장자의 모습을 요즘 자주 보지 못하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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