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줄을 서서 기다리다 보니 앞사람들이 그냥 들어가서 나도 (들어가도) 되는 줄 알았다. 알고보니 유심 교체 연락을 받은 사람만 교체 해준거랜다."
29일 낮 9시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 SKT대리점 앞에서 만난 50대 A씨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다시 집으로 발걸음을 돌려야했다.
유심을 교체하기 위해 대리점 앞이 북적일 것이라는 예상과 다르게, 문 앞에 늘어선 사람들의 행렬은 길지 않았다.
SKT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으로 유심 교체를 완료한 이용자는 28만명이다. 온라인을 통해 유심 교체를 예약한 이용자는 432만 명으로 집계됐다.
다만 전체 이용자 중 완료한 이용자가 1%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매장은 온라인 예약 확인 문자를 받은 사람만 교체를 해줬기에 대기 인원이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심 교체를 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이용자들은 대부분 50-60대로 온라인 환경에 익숙치 않은 중장년층이었다.
정보 사각지대에 놓여 유심 교체 예약 서비스와 유심보호서비스 등에 접근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최근 통신사 SKT에서 유심관리 시스템 해킹으로 약 2300만명에 달하는 고객정보가 유출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이미 국민들 사이에서는 '유심 포비아'라는 말이 무성하다.
사건은 지난 18일 밤 SKT 내부에서 악성코드 감염이 확인되면서 시작됐다. 공식 신고는 그로부터 이틀이 지난 20일, 법정 신고 기한을 넘긴 시점이었다.
유출된 정보는 전화번호·회선 정보·유심 번호 등이 유출됐다.
유심 번호가 포함됐다는 점에서 유심 카드 복제로 휴대전화 본인 인증을 통과해 금융자산을 탈취하는 범죄 피해 가능성이 있어 이용자 불안은 날로 커지고 있다.
SKT가 해킹 사고로 사이버 침해 피해를 막기 위해 전국 2600여곳의 T월드 매장에서 희망 고객들을 대상으로 유심 무상 교체를 진행 중이지만 역부족인 듯하다.
젊음의 거리 홍대입구역 인근 SKT대리점에서는 '유심 재고 소진 안내문'이 눈에 띈다.
다음에 방문한 여의도역 인근 대리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대리점 직원은 "예약 문자를 받으신 분들 한해서만 교체해드리고 있다"며 유심 무료 교체 예약 사이트 이용법 안내를 반복할 뿐이었다.
예약 문자를 받아 유심교체를 하기위해 대기하고 있던 직장인 B씨는 "잘못은 SKT가 했는데 왜 우리가 번거롭게 줄을 서가며 시간을 허비해야하는 지 모르겠다"며 "(유출된 정보로) 피해라도 봤을 때는 유심 때문인지 따져보느라 보상은 제대로 해줄지도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SKT는 이같은 유심 교체 불편 해소를 위해 다음달까지 약 500만개의 유심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유심보호서비스의 경우 누적 871만명이 가입했다.
이번 '유심포비아'로 SKT 이용자 이탈도 눈에 띈다. 전날 SKT 이용자 약 2만 5천여명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유심 확보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이탈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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