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는 포도주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대중화된 주류 중 하나이며, 특유의 보리 향과 시원한 목넘김 덕분에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술이다.
이런 맥주는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형태로 만나볼 수 있는데,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태는 병에 담겨 나오는 병맥주와 캔에 담긴 '캔맥주', 그리고 호프집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생맥주'와 패트병에 담긴 '대용량 맥주'가 있다.
맥주는 신기하게도 어떤 용기에 담겨있는가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도 하는데, 실제로 병맥주와 캔맥주, 생맥주는 모두 같은 원료를 사용하지만 맛이 다르게 느껴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알아본다.
맥주 맛의 차이… 산소와 빛이 결정짓는다
맥주에는 홉 에션셜 오일 등 각종 변하기 쉽고, 휘발성이 높은 물질이 다량 들어있다. 이 요소들이 종합적으로 모여 맥주의 맛을 결정한다. 이 때문에 환경에 따라 그 성질도 달라지는데, 그 중에서도 맥주의 맛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빛과 산소다.
빛은 맥주의 맛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태양 빛이건, 형광등 빛이건, 종류에 상관없이 모든 빛이 그렇다. 맥주 특유의 씁쓰름한 맛을 내는 홉에는 이소알파산이라는 물질이 들어있는데, 이 물질은 빛에 노출되면 화학적으로 분리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3-MBT라는 물질이 생성되는데, 바로 이 물질이 맥주 맛을 망치는 원인이 된다. 3-MBT는 부패한 마늘, 양파, 혹은 달걀과 같은 향이 나 맥주의 보리 향을 덮어버리기 쉽다.
산소 또한 맥주의 맛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맥주 속 맥아, 효모 등에서 유래된 다양한 물질은 산소와 반응하면 성질이 변하고, 이로 인해 의도되지 않은 향이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맥아에 포함된 불포화지방산은 산화하면 'T2N'이라는 물질을 생성하는데, 이 물질은 젖은 종이, 골판지, 가죽 향이 난다. 이 외에도 마른 곡물, 오래된 꿀맛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가장 맛있는 맥주는 빛과 산소를 가장 잘 차단할 수 있는 용기에 보관한 맥주라고 할 수 있다.
가장 맛있는 맥주 vs 가장 맛없는 맥주
그렇다면 우리가 시중에서 만날 수 있는 맥주 중 가장 맛있는 것은 어떤 종류일까. 보편적으로 가장 맛있다는 평가를 받는 맥주는 바로 생맥주다.
생맥주는 보통 빛과 산소를 완전히 차단할 수 있는 용기인 '케그'에 담겨 유통된다. 여기에 전용 노즐을 연결해 이산화탄소를 더 주입한 뒤 잔에 따라지기 때문에 탄산이 더 풍성하고, 이에 따른 청량감도 더해진다.
병맥주와 캔맥주의 차이는 그다지 큰 편은 아니지만, 굳이 따지자면 캔맥주의 차단력이 병보다는 뛰어난 편이다. 캔은 빛이 투과될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단, 갈색 병맥주 역시 빛을 98% 차단하는 등 차폐력이 뛰어난 편이며, 유통 과정에서도 빛에 노출되는 정도를 최소화하기 때문에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병맥주가 캔맥주보다 더 맛있다고 여기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시각적, 후각적 만족감 때문이다. 심미적으로 병맥주가 더 보기 좋아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이다.
또한 캔맥주의 경우 후각이 예민한 사람은 쇠맛이 난다고 느낄 수도 있는데, 이는 캔 자체의 향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캔 내부는 맥주에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코팅이 되어 있어 안심해도 된다. 그냥 잔에 따라 마시면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
한편, 가장 맛없다고 평가받는 맥주는 바로 패트병에 든 대용량 맥주다.
패트병은 케그, 캔, 병보다 산소 투과율이 현저히 떨어지며, 대용량으로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 음용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가장 길다. 이러면 빛과 산소에 노출되기 쉽고, 온도 또한 높아져 맥주 특유의 청량감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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