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제다(사우디아라비아)] 김정용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두 강팀이 아시아 정상으로 가는 길에서 외나무다리 승부를 펼쳤다. 승자는 호베르투 피르미누, 아이반 토니를 보유한 알아흘리였다. 알힐랄은 아시아 최강이라는 평가가 무색하게 결승행에 실패했다.
30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2024-2025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4강전을 치른 알아흘리가 알힐랄에 3-1로 승리했다. 결승 상대는 이튿날 열리는 다른 4강전에서 알나스르 또는 가와사키프론탈레 중 한 팀으로 결정된다.
개최국 사우디의 두 인기팀이 정면충돌했기 때문에 경기장 분위기는 더할 나위 없이 뜨거웠다. 관중 50,613명이 엄청난 열기를 뿜어냈다.
광주를 7-0으로 대파하고 올라온 알힐랄은 부상자를 제외하면 광주전과 멤버가 거의 같았다.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가 최전방을 맡고 2선에 살렘 알도사리, 마우콩, 마르쿠스 레오나르두를 배치했다. 중원은 후벵 네베스와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가 맡았다. 수비는 헤낭 로지, 알리 알불라이히, 칼리두 쿨리발리, 야시르 알샤흐라니였고 골키퍼는 야신 부누였다.
알아흘리는 최전방의 아이반 토니를 갈레누, 호베르투 피르미누, 리야드 마레즈가 받쳤다. 미드필더 프랑크 케시에, 지야드 알조하니가 중원을 받았다. 수비는 에그지얀 알로이스키, 호제르 이바녜스, 메리흐 데미랄, 알리 마즈라시로 구성했고 골키퍼는 에두아르 멘디였다.
선제골은 전반 9분 알아흘리 간판 스타 피르미누가 터뜨렸다. 이바녜스의 스루패스를 받은 갈레누가 문전 깊숙히 침투해 내준 컷백 패스를 받아 피르미누가 밀어 넣었다.
전반 27분에는 알아흘리 최전방 스트라이커 토니가 점수차를 벌렸다. 수비 배후로 침투한 토니가 부누 골키퍼를 오른발 슛 페인팅으로 넘어뜨리고 왼발로 차 넣는 결정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알힐랄은 마냥 밀리지 않고 치열한 투쟁을 이어가던 중이었고, 전반 42분 한 골 따라잡는데 성공했다. 알힐랄 수비가 공을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고 굴절되자, 파고들던 알도사리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골문 안으로 꽂아 넣었다.
과열 양상으로 치닫던 경기는 전반전 추가시간 양팀 수비수 데미랄, 쿨리발리가 차례로 경고를 받으며 하프타임을 맞았다.
그리고 이 경고가 거대한 변수를 불러왔다. 후반 14분 이바녜스의 돌진을 몸으로 막던 쿨리발리가 두 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 당했다. 조르제 제주스 감독이 백발을 감싸쥐며 머리를 푹 숙였다. 알힐랄은 레오나르두와 알샤흐라니를 빼고 카이우 세자르, 하마드 알야미를 투입했다.
신난 알아흘리가 알힐랄 문전을 마음껏 휘저었다. 알힐랄은 수비수의 결정적인 태클과 부누의 선방으로 겨우 버텼다. 후반 23분 결국 알힐랄이 세자르를 넣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빼고 수비수 하산 알탐바크티를 들여보내야 했다.
알아흘리는 알힐랄의 숨통을 끊으려 했지만 마레즈와 토니의 슛이 차례로 골대에 맞는 등 점수차는 1골인 채 경기가 유지되고 있었다.
알힐랄이 오랜만에 공격으로 한 번 올라갔는데, 이게 화근이 되고 말았다. 알아흘리 수비수의 오버헤드킥 걷어내기가 절묘하게도 최전방의 토니에게 딱 연결됐다. 패스를 받아 드리블을 시도하던 마레즈가 수비수에게 걸려 넘어졌고, 비디오 판독(VAR) 끝에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그런데 케시에의 킥을 부누가 완벽하게 읽고 쳐내면서 후반 41분 여전히 점수차는 한 골로 유지됐다.
그러나 추가시간에 어떻게든 공격으로 올라가 본 알힐랄의 마지막 저항은 위력이 약했다.
오히려 헐거운 수비 뒤로 파고든 페라스 알브리칸이 쐐기골을 터뜨렸다. 피르미누 대신 방금 교체 투입된 선수였다. 이후 두 팀의 신경전으로 경기 재개가 늦어졌고, 알아흘리측 관중들이 축제를 벌이는 동안 알힐랄 응원석은 벌써 텅텅 비었다. 곧 종료 휘슬이 울리며 알아흘리가 결승에 올랐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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