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8∼29일 블루스퀘어서 단독콘서트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딩 딩 딩 딩"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몽환적이면서도 어딘가 서늘한 음악이 29일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 라운지를 가득 채웠다.
예고도 없이 음악이 흐르자 평범했던 공간이 알록달록하고 미로 같은 계단으로 가득 찬 게임장처럼 변한 듯했다.
'오징어게임' 티저 영상 등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테마곡 '핑크솔져스'(Pink Soldiers)는 김성수 음악감독의 손에서 탄생했다.
김 감독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핑크솔져스'의 탄생 비화를 설명하며 "무질서를 표현하기 위해 썼던 곡이었다. 처음에는 그 누구도 좋아하지 않은 음악이었지만, 정재일 음악감독이 듣더니 '이런 보물을 숨겨 놓으셨냐?'고 하며 '오징어게임'에 갖다 썼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환영받지 못했다던 이 노래는 이제는 전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노래 가운데 하나가 됐다.
예능 프로그램 '피지컬100'의 음악도 김 감독의 작품이다.
그는 "('피지컬100'의) 장호기 PD님이 '전 세계 헬스클럽에서 울려 퍼질 곡을 써달라'고 요청을 줬다"며 "이렇게 이미지를 정하고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 직전에는 '피지컬 : 아시아'의 1화 음악 작업을 마쳤다고도 귀띔했다.
이처럼 드라마와 예능 등 방송 음악만 만든 것은 아니다. 김 감독은 무대 음악 작업으로도 더 유명하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보이스 오브 햄릿', '광화문 연가'에서 음악감독을 맡았다. 지난해는 창극 '햄릿'의 연출과 각색, 작곡을 모두 담당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뮤지컬은 이야기를 어떻게 음악으로 뒷받침하느냐의 문제라면, 넷플릭스 드라마의 경우에는 이야기가 바탕이 된 영상을 어떻게 음악으로 뒷받침하느냐의 차이가 있다"며 "둘 다 가치 있는 작업"이라고 덧붙였다.
김 음악감독은 다음달 28∼29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단독콘서트를 연다. 그의 예명인 23과 데뷔 23주년을 모두 기념해 여는 '23 라이브'다.
엔트로피, 공명, 대칭, 정적이라는 4개 챕터로 나눠 전자음악을 직접 연주하고, 오케스트라, 합창단과 함께 웅장한 뮤지컬 인기곡을 선보이기도 할 예정이다.
그는 "콘서트에서는 제가 하고 싶었던 것, 잘할 수 있는 것들을 모아서 새롭게 보여드리려고 한다"며 23년간의 음악 여정을 담아낼 것이라고 귀띔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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