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포르투갈, 대규모 정전에 나라 '마비'…원인은 기후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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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포르투갈, 대규모 정전에 나라 '마비'…원인은 기후변화?

이데일리 2025-04-29 16:41:1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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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양지윤 김윤지 기자] 스페인 전역이 28일(현지시간) 갑작스러운 대규모 정전 사태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관광객과 시민 수백 명이 불이 꺼진 채 멈춰 선 기차와 지하철에 갇혀 공포에 떨고, 신호등이 사라진 도로는 무법지대로 변했다. 인터넷과 휴대전화 서비스가 끊기면서 건전지로 작동하는 라디오가 불티나게 팔려나가는 가 하면 일부 지역의 슈퍼마켓에선 생수와 식료품, 손전등, 양초를 사려는 시민들이 몰리며 긴 줄이 생기기도 했다.

28일 스페인 마드리드 아토차 기차역에서 대규모 정전 사태로 발이 묶인 여행객들이 바닥에 누워 밤을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AF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정오께 스페인과 포르투갈 일대에서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스페인 최대 일간지 엘파이스는 역사상 최악의 정전으로 온 나라가 마비됐다면서 700만 인구의 수도 마드리드와 제2도시 바르셀로나 등 주요 도시들이 대혼돈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엘파이스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업무 도중 전력이 끊기자 마드리드 시민들은 당황해하며 거리로 쏟아져 나왔고, 신호등과 휴대전화까지 작동하지 않자 공포에 휩싸였다.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면서 역사는 텅 비었고, 상점과 사무실은 문을 닫았다. 스페인 응급 구조대는 철도와 지하철에 갇힌 약 3만5000명의 승객들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정전이 밤까지 이어지면서 이날 스포츠센터와 기차역, 공항 등은 임시 대피소로 변했다. 바르셀로나시는 귀가하지 못한 주민들과 발이 묶인 해외 여행객들을 위해 실내체육관에 1200개의 간이침대를 배치했다.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 전역의 기차역에는 벤치와 바닥에서 잠을 자는 시민들이 속출했다.

슈퍼마켓과 상점에는 비상 식량과 생필품, 건전지로 작용하는 라디오를 구하려는 시민들이 몰리며 긴 줄이 만들어졌다. 각 상점들은 계산대가 작동하지 않아 점원들이 직접 유로화를 세어가며 결제하는 광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대부분 가게에서 카드 결제기가 작동하지 않아 현금이 없는 시민들은 이마저도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은행 지점들 앞에는 현금을 뽑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섰다.

바르셀로나에서 자녀들을 학교에서 데리러 온 헥터 엠페라도르 씨는 “현금이 급해 아이들의 돼지저금통을 뒤졌다”고 말했다.

도로의 신호등이 작동하지 않으면서 도로 위는 무법지대로 변했다. 교차로를 지나는 일은 보행자와 차량 모두에게 그야말로 모험이 됐으며, 차들이 충돌을 피하기 위해 모든 신호마다 일단 멈춰서면서 시내 교통은 마비됐다. 먹통이 된 신호등 대신 경찰관들이 수신호로 차량을 통제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경찰이 나서지 않자 시민들이 직접 차에서 내려 통제에 나선 경우도 있었다. 주유소도 거의 운영하지 않아 운전자들은 신호등 없는 도로에서 주유할 곳을 찾아 헤매기도 했다.

전력 공급은 29일 새벽에서야 거의 복구됐다. 스페인 전력회사인 레드 일렉트리카(REE)에 따르면 오전 6시30분 기준 국가 전체 에너지 수요의 99% 이상이 복구됐다. 함께 대정전을 겪은 이웃나라 포르투갈 역시 28일 밤늦게부터 수도 리스본과 제2 도시 포르투의 일부 지역에서 전력공급이 재개되기 시작했다.

스페인은 이번 대규모 정전 사태의 원인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아직 없다고 밝혔다. 다만 포르투갈 전력망 운영사 REN은 스페인 내 극심한 기후 변화로 인해 초고압 송전선에서 발생한 ‘이상 진동’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스페인에서 극심한 기후변화가 일어났고, 이에 높은 전압선에서 비정상적인 진동이 생기는 ‘유도 대기 진동’(induced atmospheric vibration) 현상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이 현상으로 인해 각 나라의 전력 시스템 간 동기화를 실패하도록 만들었고, 서로 연결된 유럽 전력망에 연속적인 교란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REN은 스페인에서 4800만명, 포르투갈에서 1050만명이 정전으로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스페인 내무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대응에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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