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여자프로농구 부산 BNK 썸의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끈 박정은(48) 감독과 주장 박혜진(35), 에이스 안혜지(28)는 부산 여자농구 명문 동주여중 출신이다. 박정은 감독, 박혜진과 동석한 안혜지는 두 동주여중 선배에 대해 “리더십을 닮고 싶다. 꾸준히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저 자리에 올라가기까지 뭘 하셨는지를 옆에서 쫓아다니면서 배워야 할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함께한 박혜진은 “사실 감독님만 믿고 아산 우리은행 우리WON에서 BNK로 왔다.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때까지 감독님과 뭐든 함께 하고 싶다”고 거들었다. 그러면서 “감독님도 제가 가진 부담을 알고 계신다. 편하게 뛸 수 있게 감독님이 도와주셨다. 주장으로서 싫은 소리를 할 때도 있었는데 선수들이 잘 따라와 줘서 고마웠다”고 부연했다.
그동안 박혜진은 부상 등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후 헤어 스타일을 ‘쇼트커트’로 바꿨다. 그는 “새롭게 해보자는 생각으로 바꿨다. 잘 어울린다는 사람이 많아서 일단 유지할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정규리그 21경기에 나서 평균 9.4득점 8.4리바운드 3.0어시스트를 올렸다.
우리은행과 챔피언결정전에서 박혜진과 안혜지의 외곽 공격은 막강했다. 이들은 ‘딥 쓰리(Deep Three)’도 마다하지 않았다. 챔피언결정전 3차전 승부처였던 4쿼터 종료 18초 전 박혜진은 결정적인 3점슛을 성공시켰다. 52-54로 뒤지고 있던 BNK는 박혜진의 그림 같은 3점슛으로 55-54 역전에 성공했다. 경기는 그대로 끝이 났고 BNK는 기대하던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박혜진은 당시 상황에 대해 “그전에 역전을 허용하는 수비 실책을 제가 했다. 그때부터 만회해야겠다는 생각에 던졌던 것이다. 슛을 쏘기까지의 과정은 평상시에 혜지와 얘기하면서 해왔던 것들이었다. 슛이 들어가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18초라는 남은 시간이 길다 보니 이후 수비에 더 집중했다”고 털어놨다.
안혜지는 챔피언결정전을 통해 외곽 슛이 약하다는 기존 편견을 깨뜨렸다. 3차전에서도 3점슛 3개를 터뜨렸다. 그는 “하루 500개 이상의 3점슛을 연습했다. 연습한 걸 믿고 동료들과 언니들도 슛을 쏘라고 해줬다.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시도했다”고 돌아봤다.
정규리그 전 경기인 30경기에 나서 평균 10.0득점 3.6리바운드 5.6어시스트를 기록한 안혜지의 오랜 목표는 ‘기복 없는 선수’였다. 그는 “지금의 저에게 100점 만점에 70점을 주고 싶다. 머뭇거림이 줄었고 그러다 보니 슛 성공률이 좋아졌다. 전에는 라운드당 한 경기에서 잘했다면 지금은 라운드당 2~3경기가 만족스럽다. 나머지 30점은 더 노력하라는 의미다”라고 자평했다. 외향적인 그에게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 수상 비결을 물었더니 “꾸준히 하다 보니 좋은 기회가 왔다. 좋은 언니들과 동료들이 있어서 상을 받게 된 것 같다”는 겸손한 답변이 돌아왔다.
한창 성장 중인 안혜지는 “정규리그 30경기 중 28경기 이상 잘하고 싶다. 정말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를 빼곤 꾸준히 잘하는, 기복 없는 선수가 되고 싶다.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박혜진은 사뭇 다른 포부를 전했다. 그는 “전성기 제 모습을 재현하려고 생각하면 버거울 것 같고 힘들 것 같다. 나이도 들고 선수 생활 마무리 단계인데 큰 목표보단 부상 없이, 오늘내일 당장 그만둬도 후회 없는 생활을 하고 싶다. 우승 욕심보다는 하던 대로 하고 싶다. 노력하다 보면 좋은 결과는 따라오게 마련이다. 초심을 잃지 않고 싶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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