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수민 기자] 1~2인 가구가 가전·가구업계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내수 경기 침체, 인구 구조 변화 등으로 실적 부진을 겪어온 가전·가구업계가 소가구 중심의 새로운 판매 전략으로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 수는 지난해 4월 기준 1002만 1413세대를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1000만 세대를 넘었다. 2인 가구 수는 그해 12월 600만 세대를 돌파했다. 1~2인가구 수만 지난해 기준 1600만명 이상에 달하는 셈이다. 통계청은 오는 2052년에 1~2인 가구 비중이 76.8%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전, 가구의 평균 교체주기는 5~10년 이상이다. 수명이 긴 내구재 특성상 '한 번 살 때 좋은 걸 사야 한다는' 소비자 인식이 자리 잡았다. 비쌀수록 잘 팔리던 가전, 가구 소비문화가 최근 몇 년 간 지속되는 고물가 및 경기 둔화에 따라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자가보유율이 낮고 이사가 잦은 1~2인 가구와 MZ세대가 주요 소비 주체가 되면서 변화는 급물살을 탔다. 작고 실용적이면서 합리적인 가격대의 상품의 선호도가 높아진 것이다.
가전·가구업계도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 가전업계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자사브랜드(PB) 상품을 확장하거나, 용도가 세분화된 소형가전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롯데하이마트는 1~2인 가구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자체브랜드 '플럭스(PLUX)'를 론칭했다. 세탁기와 TV 등 인기 가전제품을 40만원대의 합리적인 가격대로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제품 기획부터 생산까지 회사가 직접 제작해 소비자 구매가를 낮출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5월 출시한 '싱글원 냉장고'는 출시 2주 만에 초도 물량 3000대를 모두 소진했고, 50여일 만에 1만대를 판매했다.
최근에는 롯데홈쇼핑으로 판매 채널을 확대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롯데하이마트 PB 상품 김치냉장고를 롯데홈쇼핑을 통해 판매하면서 10분 만에 동시간대 홈쇼핑 시청률 1위를 기록, 60분 동안 530대를 완판 하기도 했다.
전자랜드 또한 최근 자사브랜드 '아낙'의 20만원대 청소기 '아낙 슬림 더스트 스테이션'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향후 '아낙'의 상품 비중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앳홈은 2021년 소형 가전 브랜드 미닉스를 론칭하면서 전체 매출을 견인했다. 음식물처리기, 식기세척기, 미니 건조기 등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수요가 높던 소형 가전을 집중 판매했다. 그 결과 지난해 앳홈의 매출액은 전년보다(450억원) 2배 이상 성장한 1000억원을 기록했다.
가구업계 역시 소가구 품목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1인용 리클라이너(소파) 경쟁은 최근 가구업계를 강타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신세계까사 '우서트', 현대리바트 '그라토', '라피네', 한샘 '트라움 라토' 등이다.
1인 가구를 배려한 서비스도 각광받고 있다. 시몬스는 최근 맞벌이 부부와 직장인 등 현대인을 위한 '이브닝 배송' 서비스를 구축했다. 전문가의 방문 설치가 필요한 침대의 경우 수령인이 있어야 하는데, 직장인들이 퇴근 후에도 편하게 침대를 받을 수 있도록 저녁 수령이 가능한 배송 시스템을 마련한 것이다. 해당 서비스는 수요일 오후 6시~10시까지 운영되고 있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소형 가구에 대한 수요 증가는 현재 진행중"이라며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지속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