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유한양행이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암 연구 학술대회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5’에서 자사의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YH32367과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후속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글로벌 항암제 개발 경쟁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알렸다.
29일 유한양행에 따르면 이번에 공개된 면역항암제 YH32367(개발 코드: ABL105)은 유한양행이 에이비엘바이오와 공동 개발 중인 이중항체로, HER2를 발현하는 고형암을 타깃으로 한다. 해당 항체는 종양세포에 특이적으로 결합해 4-1BB 면역수용체를 자극함으로써 T세포 활성을 강화하고, 종양 미세환경 내에서 면역 반응을 증폭시키는 구조다. 면역항암 효능을 극대화하면서도 전신 독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전으로 설계돼 차세대 면역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임상 1상은 2022년 10월부터 한국과 호주에서 진행된 용량 증량 단계 결과로, 총 32명의 HER2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고형암 환자(담도암 14명, 위암 9명, 기타 고형암 9명)가 참여했다. 용량은 0.3mg/kg에서 30mg/kg까지 3주 간격으로 단계적 투여됐다.
그 결과, 모든 용량군에서 용량제한독성(DLT)이 발생하지 않았으며, 최대 내약용량(MTD)에도 도달하지 않았다. 치료 관련 이상반응은 전체 환자의 31%에서 발생했고, 대부분은 1~2등급의 발열 및 오한 등 경미한 증상이었다. 항종양 반응 평가에서는 **객관적 반응률(ORR) 23%, 질병 조절률(DCR) 55%**로 나타났으며, 총 7명이 부분반응(PR), 10명이 안정병변(SD)으로 평가받았다.
김열홍 유한양행 R&D 총괄 사장은 “YH32367은 안전성과 면역활성 면에서 매우 고무적인 결과를 보였으며, 현재 HER2 양성 담도암 및 다양한 고형암을 대상으로 한국, 호주, 미국에서 용량 확장 임상이 진행 중”이라며 “향후 다양한 암종을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치료 대안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한양행은 자사의 주력 항암제 *렉라자(레이저티닙)*의 1차 치료제로서의 성과를 입증한 LASER301 연구의 후속 분석 결과도 AACR 현장에서 함께 공개했다. 이 연구는 렉라자 투여 전과 질병 진행 시점에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을 수행한 8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저항성 기전을 분석한 것이다.
분석 결과, EGFR 경로 내 변이는 전체의 16%에서 발견되었고, 이 중 가장 빈도가 높은 변이는 EGFR C797S였다. EGFR 경로 외에서도 PIK3CA 및 TP53 변이가 주요 저항성 요인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러한 유전자 변이들은 치료 기간과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아, 치료 반응성 예측과 후속 치료 전략 수립에 중요한 참고자료로 평가된다.
또한, 순환 종양 DNA(ctDNA)의 소실은 전체 환자의 94%에서 관찰되어, 렉라자가 치료 초기에 강력한 EGFR 억제 효과를 발휘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조병철 교수(연세암병원 종양내과)는 “이번 분석은 렉라자의 저항성 기전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첫 연구로, 향후 병용요법 또는 후속 치료제 개발을 위한 실질적 근거가 될 것”이라며, 렉라자의 치료 전략 확장에 기대를 표했다.
이번 AACR 2025에서 유한양행은 자사의 이중항체 기반 면역항암제와 표적치료제의 후속 전략 모두에서 유의미한 데이터를 선보이며, 글로벌 항암 신약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파이프라인 확보에 한 발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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