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이 교보생명에 매각된다. 앞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화로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이 떨어진 저축은행들의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구조조정 작업이 본격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전일 이사회에서 SBI저축은행 지분 50%+1주를 오는 2026년 10월까지 단계적으로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SBI저축은행 최대주주인 일본 종합투자금융그룹 SBI홀딩스로부터 지분을 매입하는 것으로 인수금액은 약 9000억원 규모다. SBI홀딩스는 자사주 14.77%를 제외한 85.2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14조289억원, 자본총계 1조8995억원, 거래 고객 172만명을 보유한 업계 1위 저축은행이다. 업계가 부동산 PF 대출 부실화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2023년과 지난해 각각 891억원, 80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이 기간 전국 79개 저축은행은 각각 5758억원, 397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말 연체율은 8.52%로 전년 말 6.55% 대비 1.97%포인트(p) 상승했다. 2015년 말 9.2% 이후 9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12.81%로 전년 말(8.02%) 대비 4.79%p 급등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0.66%로 전년 말(7.75%) 대비 2.91%p 상승했다.
대형사와 중소형사들 간의 수익성 양극화도 나타나고 있다. 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 등 자산 상위 5대 저축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234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1311억원 대비 78.9%(1034억원) 늘어난 규모다.
업계 2위 OK저축은행은 지난해 순이익 392억원을 올렸다. OK저축은행은 상상인과 페퍼 등의 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며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페퍼저축은행은 2023년 1072억원에 이어 지난해 96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 기간 고정이하여신은 1.32%p 올라간 14.18%로 뛰었다. 상상인저축은행은 2023년 750억원에 이어 지난해 683억원의 적자를 냈다. 고정이하여신은 15.05%에서 26.90%로 11.85%p 치솟았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구조조정 작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PF 대출 부실화 등 영향으로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는 지방의 중소형사 위주로 잠재 매물들이 거론된다.
저축은행업권 관계자는 "지방에서 개인 오너인 회사로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워진 곳들이 있는데 자금이 있는 원매자 측과 가격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금융당국이 M&A를 비롯한 업권에 대한 규제를 보다 완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오 회장은 "중견기업 등에서 저축은행을 사고 싶은 곳이 많고 팔고 싶은 저축은행도 많다"며 "30여개의 저축은행이 개인 오너나 가족 지분 회사인데 지금의 상속세나 증여 등 구조에서 사업을 계속 영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매각을 하는 방법이 현실적"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당국에서도 (업계의 규제 완화 의견을)많이 수용해줬지만 매각 시장은 더 확실하게 열어주는 게 능력이 있는 자본으로 교체할 수 있는 시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면서 "시장 활성화를 유도하고 건전성도 높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좀 더 확대해 주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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