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박윤서 기자 = 수원 삼성 팬들이 분노한 이유가 있다.
수원 삼성은 27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9라운드에서 성남FC에 3-2로 이겼다. 이로써 수원은 5승 2무 2패(승점 17점)로 4위에 위치하게 됐다. 3위 서울 이랜드와 승점은 같지만 다득점에 밀려 4위다.
김지현의 선제골과 성남 후이즈의 멀티골, 이후 일류첸코-이규성의 연속 득점 등 골도 많이 터졌고 양 팀 팬들을 흥분케 하는 경기였다.
경기 결과는 차치하고 이날 눈에 띈 것은 수원 팬들의 걸개였다. 경기 시작 후 2분 가량 수원 팬들은 침묵하면서 대한축구협회를 비판하는 걸개를 내걸었다. "우리 집에서 남의 잔치 금지", "협회의 무례함이 앗아간 축구수도", "진상국대 대관사절", "KFA MAFIA"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수원 팬들은 이어서 “축구협회 나가 XX라”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유는 대한축구협회의 수원월드컵경기장 사용 때문이다. 돌아오는 7월 한국에서는 2025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이 열린다. 대한축구협회가 이 대회를 용인미르스타디움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하는 걸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남자부는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여자부는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인미르스타디움이야 K리그 어떤 팀의 홈 경기장도 아니기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수원월드컵경기장은 수원의 홈 경기장이다. 수원 팬들 입장에서는 대표팀이 자신의 안방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이 달가울 수가 없다.
이미 한 차례 수원 팬들은 불편을 겪었다. 지난 3월 대한축구협회는 수원과 서울 이랜드의 코리아컵 경기 일정을 변경하였다. 당초 22일 토요일 주말에 열려야 했던 경기가 갑자기 19일 평일에 열렸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B조 8차전 요르단전이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는데 보다 좋은 잔디 상태를 위해 직전 경기였던 수원-서울 이랜드 경기 일정을 앞당긴 것이다. 공교롭게도 그 경기는 빅버드에서 열리는 500번째 경기였다. 기념비적인 경기가 관중 동원도 적은 평일에 열렸고 수원 팬들은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 동아시안컵까지 개최할 수 있다는 소식에 크게 분노한 것이다.
수원 팬들이 분노한 이유는 또 있다. 바로 동아시안컵이 열리는 기간 수원은 안방에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 7월 7일부터 16일까지 동아시안컵이 열리는데 K리그1은 잠시 휴식에 돌입하지만 K리그2는 아니다. 그사이 수원은 7월 12일 충북청주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있다. 또다시 대표팀의 경기 일정을 위해 수원이 홈 경기 일정은 변경해야 할 수도 있다.
대한축구협회의 확정적인 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지만 수원 팬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만약 보도대로 수원월드컵경기장 사용이 확정된다면 K리그2 경기 일정을 변경해가면서까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대회를 열어야 하는 합리적인 이유와 모든 축구 팬들을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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