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종효 기자] 이른 더위에 소비자들이 프리 스탠딩(free-standing) 가전을 찾고 있다. 설치가 불필요해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이 없고 성능도 일반 가전 못지 않아 인기를 끌고 있다. 가전 기업들도 성능이 향상된 프리 스탠딩 가전을 출시하며 프로모션에 집중하고 있다.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여름철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60%에 달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4월부터 길게는 11월까지 여름 수준의 더위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해 한반도는 1973년 이래 최고 평균기온을 기록했고, 올해는 그보다 더 이른 시점부터 더위가 시작됐다.
이처럼 계절의 경계가 무너지고 무더위가 일상화되면서 소비자들의 가전 소비 패턴에도 큰 변화가 일고 있다. 특히 별도의 설치 과정 없이 전원만 연결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프리 스탠딩(Free-standing)’ 가전제품들이 각광받고 있다. 에어컨, 음식물처리기, 전기레인지, 식기세척기 등 다양한 프리 스탠딩 제품들이 판매량을 크게 늘리며 여름 가전 시장의 주류로 자리잡고 있다.
여름 가전 대표주자인 에어컨 시장은 올해 이른 더위와 장기화 전망에 따라 예년보다 훨씬 빨리 성수기에 진입했다. 주요 가전업체들은 3월부터 신제품을 앞다퉈 출시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고 유통업계도 에어컨 진열과 프로모션을 예년보다 한 달 이상 앞당겼다. 실제로 지난해 폭염 때 에어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0~60%까지 급증했다. 올해 역시 4월부터 에어컨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하지만 여름 성수기에는 제품 주문 후 설치까지 수일에서 수주까지 대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소비자들은 별도의 시공이나 설치기사 방문 없이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프리 스탠딩 가전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에어컨은 전통적으로 벽걸이형, 스탠드형 등 설치가 필수적인 제품이 주류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창문형, 이동형, 프리 스탠딩형 등 설치 간소화 제품이 급부상 중이다. 이 중 파세코의 ‘하이브리드 제습 에어컨’은 설치 과정이 필요 없고 집안 어디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제품은 1800W 냉방 능력과 24리터의 강력한 제습 성능을 갖췄다. 인공지능 시스템이 실내 온도와 습도를 감지해 자동으로 운전 모드를 조절하며 전원만 연결하면 실내외 어디서든 냉방과 제습이 동시에 가능하다. 기존 제습기의 단점이던 ‘더운 바람’ 문제도 10도의 강력한 냉풍으로 보완했다. 창문형 키트, 캠핑용 키트 등 다양한 액세서리로 실내외 활용 범위도 넓혔다. 캠핑 모드에서는 500W 저전력으로도 작동해 야외 전력 환경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이같은 이동식·프리 스탠딩 에어컨은 설치 대기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어 갑작스러운 폭염이나 다양한 공간에서의 냉방 수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실제로 이동식 에어컨, 창문형 에어컨 등 프리 스탠딩 제품군의 판매량은 최근 2~3년 새 두 자릿수 이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기온이 오르면 음식물쓰레기의 부패 속도가 빨라지고 악취, 세균 증식 등 위생 문제가 심각해진다. 이에 음식물처리기는 여름철 필수 가전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싱크대 부착형 등 설치가 필요한 제품보다 전원만 연결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프리 스탠딩 제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스마트카라의 ‘블레이드X’는 5L 대용량과 듀얼 처리모드(표준·강력)를 지원한다. 3중 임펠러 블레이드로 음식물쓰레기를 곱게 분쇄해 처리 효율을 극대화한다. 강력모드에서는 닭뼈, 질긴 채소껍질, 조개껍데기 등 기존 제품으로는 처리하기 어려웠던 부산물도 손쉽게 처리한다. 건조통은 G7 세라믹 코팅으로 내구성이 높고 음식물 처리 결과물은 스토리지 타워 결합 시 최대 10L까지 보관 가능하다. 최고급 BLDC 모터 적용으로 소음은 줄이고 10년 무상 보증까지 제공해 내구성도 높였다.
프리 스탠딩 음식물처리기는 설치 스트레스 없이 필요할 때 바로 이동해 사용할 수 있어 1~2인 가구부터 다인 가족까지 폭넓게 선택되고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음식물쓰레기 악취와 위생 문제로부터 즉각적으로 해방시켜주는 ‘필수템’으로 자리잡았다.
여름철에는 주방에서 불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고역이다. 이에 ‘노파이어’ 가전, 즉 불 없이 조리가 가능한 전기레인지 수요가 급증한다. 최근에는 별도의 가스 배관이나 상판 타공 없이 테이블이나 주방 어디든 올려두고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프리 스탠딩 전기레인지가 인기다.
대표적으로 코웨이의 ‘노블 인덕션 프리덤’은 상판 타공이 필요 없는 프리 스탠딩 타입 옵션을 추가했다. 주방 환경에 따라 8cm, 15cm 두 가지 높이로 선택 가능하다. 화구 간 경계선이 없어 다양한 형태와 크기의 조리도구를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다. 스마트 오토 센싱 기능으로 용기를 올리면 자동으로 위치를 인식해 가열한다. 와이드형 상판은 대형 팬이나 사각 그릴 등 부피가 큰 조리도구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
이처럼 프리 스탠딩 전기레인지는 설치 비용이나 공사 없이 원하는 공간에서 쾌적하게 조리할 수 있어 1인 가구, 맞벌이 가정, 보조 조리기구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식기세척기도 프리 스탠딩 제품군이 꾸준히 성장 중이다. LG전자 오브제컬렉션, 삼성전자 비스포크 등 주요 브랜드의 12~14인용 프리 스탠딩 식기세척기는 별도 시공 없이 원하는 곳에 바로 설치해 사용할 수 있다. 살균, 고온 건조, 자동문열림, 스마트폰 제어 등 최신 기능을 탑재해 사용 편의성과 위생을 모두 잡았다.
프리 스탠딩 식기세척기는 이사나 주방 구조 변경 시에도 손쉽게 이동·재설치가 가능해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민감한 젊은 세대와 맞벌이 부부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프리 스탠딩 가전이 각광받는 배경에는 별도의 시공, 공사, 설치기사 방문이 필요 없어 즉시 사용 가능해 설치 부담이 최소화된다는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 집안 어디든 필요할 때 원하는 공간으로 옮길 수 있어 이동 및 공간 활용성이 높아지는 점도 강점이다.
갑작스러운 무더위, 위생 문제 등 계절성 이슈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고 1인 가구, 맞벌이, 캠핑·차박 등 다양한 생활 패턴에 맞춘 제품군이 확대돼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수용하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다. 이외 AI, 인버터, 스마트폰 제어 등 첨단 기능이 탑재돼 사용 편의성과 에너지 효율을 높인 점도 차별화 요소다.
프리 스탠딩 가전의 인기는 실제 판매 성장세로 이어지고 있다. 에어컨 시장의 경우 지난해 폭염 때 이동식·창문형 등 프리 스탠딩 제품군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했으며 음식물처리기, 전기레인지, 식기세척기 등도 프리 스탠딩 제품군이 전체 시장 성장률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가전업계는 올해 이른 무더위와 장기화 전망에 맞춰 프리 스탠딩 신제품 출시를 대폭 앞당기고 마케팅과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후 변화로 계절성 가전의 수요 변동성이 커진 만큼 여름 가전 시장의 새로운 표준이 되기 위한 다양한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며 “설치 부담 없이 원하는 공간에서 즉시 사용할 수 있는 프리 스탠딩 가전은 앞으로도 계절과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스마트 소비’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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