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강상헌 기자] ‘0%의 기적’에 도전하는 프로농구 수원 KT 소닉붐에 호재가 전해졌다. 부상 우려가 있던 ‘에이스’ 허훈(30)이 정상적으로 4강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4차전에 나설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규리그 4위 KT는 6강 PO에서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와 5차전 혈전을 벌인 끝에 4강 PO 티켓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서울 SK 나이츠와 맞대결은 쉽지 않았다. 적지에서 치른 4강 PO 1, 2차전을 모두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2차전에서는 70-86의 16점 차 완패까지 맛봤다.
한국농구연맹(KBL)에 따르면 역대 프로농구 4강 PO 1, 2차전 승리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건 29회 중 29회다. 원정에서 연거푸 패배를 떠안은 KT는 SK에 100%의 확률을 내주면서 벼랑 끝에 내몰렸다.
패색이 짙던 KT는 27일 수원KT아레나에서 열린 SK와 4강 PO 3차전에서 반격에 성공했다. 77-64로 이겼다. 1승 2패가 되면서 시리즈 승부를 4차전으로 끌고 갔다. 경기의 주인공은 허훈이었다. 지난 2차전에서 상대 수비에 고전하며 5득점에 머무른 허훈은 이날은 3점슛 3개를 포함해 17득점을 뽑아냈다.
송영진 KT 감독의 작전이 효과를 봤다. 이날 KT는 허훈을 슈터로 기용했다. 허훈의 체력 부담을 줄여주기 위함이었다. 대신 조엘 카굴랑안에게 볼 핸들러 역할을 부여했다. 경기 조율보다는 슈터 역할에 집중한 허훈은 4쿼터 내내 내외곽에서 맹활약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그는 이날 28분26초만 뛰면서 3점슛 성공률 42.9%(7개 중 3개), 2점 성공률 50%(8개 중 4개)를 기록하는 등 높은 공격 효율을 자랑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송영진 감독은 “허훈을 조금 더 슈터 같은 움직임으로 가져가게 하려고 했다. 허훈이 심리적, 육체적으로 조금 더 편했을 것이다. 효과를 본 것 같다”고 자평했다.
승리는 챙겼으나, 경기 중 아찔한 장면도 나왔다. 허훈이 4쿼터 초반 종아리에 불편함을 느꼈다. 송영진 감독은 초음파를 먼저 봐야 할 것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행히 부상은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KT 관계자는 28일 본지와 통화에서 “경기 후에 코치진에서 크게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서 병원은 따로 가지 않았다. 몸에 크게 이상이 있는 상황은 아니다. 4차전을 소화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KT는 29일 같은 장소에서 4강 PO 4차전을 치른다. 이 경기에서 패배하면 탈락이다. 승리할 경우 승부를 최종 5차전으로 끌고 갈 수 있다. 허훈은 5차전이 열리는 잠실학생체육관으로 가기 위해 부상 투혼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그는 “지면 끝이다. 정말 모든 걸 쏟아내 기적을 일으키겠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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