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종민 기자] 2006년 6월 이후 19년 만에 세계랭킹 10위 내에 한 명도 들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던 한국여자골프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에서 선전하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김효주(30)는 28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텍사스주 우들랜즈의 더 클럽 칼턴 우즈 잭 니클라우스 시그니처 코스(파72·6911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 셰브론 챔피언십(총상금 800만달러)에서 연장전 끝에 준우승을 거뒀다.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엮어 2언더파 70타를 친 그는 인뤄닝(중국),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린디 덩컨(미국), 사이고 마오(일본)와 동타(7언더파 281타)를 이루고 연장전에 나섰다. 메이저 대회에서 5명이 연장전을 벌인 건 처음 있는 일이다.
김효주는 18번 홀(파5)에서 치른 1차 연장전에서 파를 기록했다. 4m 거리 버디 퍼트를 남겨두고 있었지만, 공이 홀컵을 빗겨나며 파로 마무리됐다. 그러면서 유일하게 버디를 낚은 사이고에게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우승 상금은 120만달러(약 17억2000만원)다.
사이고는 일본 선수로 역대 5번째 LPGA 메이저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셰브론 챔피언십 우승을 기록한 첫 일본인 선수로도 기록됐다.
셰브론 챔피언십은 우승자가 호수에 뛰어드는 전통이 있다.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며 ‘호수의 여인’이 된 사이고는 "꿈꾸는 느낌이다. 올해 큰 꿈이자 목표 중 하나가 이 대회 우승이었는데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며 "18번 홀 버디 퍼트를 넣은 게 큰 의미가 있었다. 그것이 연장전에서도 자신감을 줬다"고 기뻐했다.
김효주는 지난달 말 포드 챔피언십 우승에 이은 시즌 2승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준우승 성과를 올렸다. 그는 “시즌은 길기 때문에 계속 좋은 흐름을 유지하고 싶다. 좋은 플레이를 이어가면서 마지막엔 가장 위에 서고 싶다"고 말했다.
김효주 외에 다른 한국 선수들도 꽤 선전했다. 태극낭자들은 김효주를 포함해 무려 4명이 ‘톱10’에 들었다. 유해란은 마지막 날 4타를 잃었지만 상위권인 공동 6위(5언더파 283타)로 대회를 마쳤다. 고진영도 같은 순위에 올랐다. 최혜진은 4언더파 284타 공동 9위로 홀아웃했다. 전인지와 이미향 등은 공동 18위(1언더파 287타)에 포진했다. 김세영과 이소미는 공동 24위(이븐파 288타)에 올랐다.
지난주 발표된 여자골프 세계랭킹에서 한국 선수들은 10위 이내에 한 명도 들지 못했다. 가장 높은 순위의 선수는 11위에 오른 고진영이었다. 당시 1위는 넬리 코다(미국)였으며 이어 지노 티띠꾼(태국), 리디아 고(뉴질랜드), 릴리아 부(미국), 해나 그린(호주), 인뤄닝, 후루에 아야카(일본), 로런 코글린(미국), 에인절 인(미국), 찰리 헐(잉글랜드) 순이었다.
한국여자골프는 이번 메이저 대회 선전을 기점으로 다시 도약을 노린다. 비록 우승자는 배출하지 못했지만, 준우승을 포함해 ‘톱10’에 대거 포진한 부분은 수확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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