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은 입에서 사르르 녹는 부드러움으로 미식의 정점을 찍는 고기다. 한우의 경우 지방이 거의 없음에도 깊은 풍미와 섬세한 질감을 자랑하며 한우의 품격을 증명한다. 등심과 함께 고급 부위의 대명사로 꼽히며 한식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는 안심에 대해 알아봤다.
소 한 마리에서 2~3kg뿐
안심은 한우의 허리뼈 안쪽, 등뼈와 골반 사이에 위치한 부위다. 영어로는 텐더로인(tenderloin)으로 불린다. 부드러운 허릿살 뜻의 이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부드러움은 안심의 가장 특징이다. 한 마리 소에서 약 2~3kg만 나온다. 그런 만큼 값도 당연히 비싸다. 300g에 5만원 안팎이다. 등심보다도 비싸다.
워낙 유명한 부위이긴 하지만 안심은 알고 보면 특이한 부위다. 한국 토종 소인 한우는 곡물 사료로 30개월가량 키워 마블링과 육질을 극대화한다. 1992년 시작한 등급제는 마블링, 육색, 지방색, 조직감으로 1++, 1+, 1, 2, 3등급을 나눈다. 마블링이 좋을수록 등급이 높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안심은 마블링이 적은 부위지만 값이 비싸다. 그 이유가 뭘까.
다른 부위와 다른 안심만의 특징
안심은 근육 사용이 적은 부위라 섬유가 가늘고 지방이 거의 없다. 이 점이 다른 부위와 큰 차이다. 등심은 마블링이 풍부해 고소하고 살치살은 지방과 근육의 조화로 육즙이 많다. 채끝은 부드럽지만 약간의 지방이 섞여 풍미가 진하다. 반면 안심은 지방 함량이 100g당 5g 미만으로 등심(15g)이나 살치살(15g)에 비해 훨씬 적다. 이 때문에 담백한 맛이 강하다. 마치 버터처럼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한다. '살코기의 여왕'으로 불릴 정도로 연하고 담백한 맛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으며, 특히 부드러운 식감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최고의 선택으로 손꼽힌다.
결이 곱고 부드러워 칼로 자를 때 느껴지는 저항감조차 거의 없다. 씹을수록 은은하게 퍼지는 담백한 풍미는 다른 부위와는 차별화된 고급스러움을 선사하며, 입 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한 식감은 미식 경험의 새로운 차원을 열어준다.
안심이 지방 없이도 부드러운 이유는 근육 구조에 있다. 안심은 소가 거의 움직이지 않는 부위라 근섬유가 가늘고 결합조직이 적다. 근막도 거의 없어 씹을 때 저항이 없다. 안심의 근섬유 직경은 평균 40마이크로미터로 등심(50마이크로미터)보다 작다. 이 미세한 구조가 부드러움을 만든다. 또 안심은 단백질이 100g당 22g으로 높아 고기 본연의 맛이 살아난다. 열을 가해도 수축이 적어 질기지 않고 육즙이 유지된다. 이런 특성은 안심을 스테이크나 구이로 먹을 때 빛을 발한다.
안심 부위만의 맛 특징
주로 스테이크나 구이로 즐겨 먹는 안심은, 그 자체의 뛰어난 품질 덕분에 최소한의 양념만으로도 훌륭한 맛을 낸다. 소금과 후추만 살짝 뿌려 숯불이나 팬에 겉면을 빠르게 익히고 속은 촉촉하게 유지하는 레어 또는 미디엄 레어로 조리하면 안심 본연의 부드러움과 풍부한 육즙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씹을 때마다 터져 나오는 육즙은 입 안 가득 고소하면서도 깊은 풍미를 선사하며, 질기지 않고 부드럽게 넘어가는 식감은 마치 고급 요리를 맛보는 듯한 만족감을 준다. 또한, 안심은 지방 함량이 적어 담백하기 때문에, 느끼한 맛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부위다.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으며, 특히 어린이나 노약자도 부드럽게 섭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안심은 영양 면에서도 뛰어나다. 단백질(100g당 22g), 철분(2.5mg), 아연(3.8mg)이 많아 체력 회복에 좋다. 지방이 적어 칼로리가 100g당 150kcal로, 등심(250kcal)보다 낮다. 이 때문에 다이어트 식단에 적합하다. 하지만 과다 섭취는 단백질 과부하를 일으킬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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