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햇살이 강해지면서 거리마다 한결 가벼워진 옷차림이 눈에 띈다. 초여름을 앞두고 시원하고 달콤한 무언가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 가운데, 누군가에겐 어린 시절 추억이고 또 누군가에겐 일본 여행의 한 장면이었던 멜론맛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더 이상 비행기를 타야 만날 수 있던 맛이 아니다. 멜론맛 음료, 과자, 아이스크림이 편의점, 마트 곳곳을 점령했다.
일본에서 먹던 환타 멜론맛, 드디어 한국 상륙
일본 여행자들 사이에서 필수템처럼 손꼽히던 환타 멜론맛이 14일부터 전국 판매를 시작했다. 초록빛 캔 하나에 담긴 그 특유의 달콤함과 청량함은 오랫동안 입소문만 무성했다.
캔은 350ml, 페트는 600ml 두 가지 타입으로 나왔다. 환타 멜론 파는 곳은 CU, GS25, 세븐일레븐 같은 전국 편의점은 물론, 대형 마트와 주요 온라인몰에서도 빠르게 찾아볼 수 있다.
환타 멜론맛은 입안 가득 퍼지는 상큼한 멜론 향과 톡 쏘는 탄산이 특징이다. 잘 익은 멜론을 갈아 넣은 듯한 풍미와 선명한 초록빛 비주얼까지 그대로 담아냈다. 메론 소다를 떠올리게 하는 이 맛은 단순한 탄산음료를 넘어 일상에 작은 즐거움을 더해준다.
한 모금 마시는 순간 멜론 특유의 부드럽고 달콤한 향이 입안 가득 퍼진다. 첫맛은 청량한 탄산이 주는 깔끔한 느낌이 강하다. 이후 부드럽고 풍부한 멜론 향이 차츰 퍼지면서 목넘김까지 부드럽게 이어진다.
단맛은 진하지만 과하지 않다. 마치 잘 익은 멜론 과육을 직접 입에 넣은 듯한 느낌이다. 차갑게 마시면 더 시원하게 즐길 수 있다. 특히 페트병 제품은 넉넉한 용량 덕분에 오래도록 천천히 음미하기 좋다.
색감도 매력적이다. 선명한 초록빛을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함이 느껴진다. 단순한 탄산음료를 넘어 보는 즐거움, 마시는 즐거움 모두를 만족시키는 제품이다.
코카콜라는 환타 멜론맛 출시로 환타 브랜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을 다녀온 사람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회자되던 음료를 이제 한국에서도 쉽게 즐길 수 있게 됐다.
메론킥부터 멜론 우유까지, 멜론맛 열풍 본격화
멜론맛 열풍은 환타 멜론만이 아니다. 농심도 21일 바나나킥 후속작으로 메론킥을 출시했다. 약 47년 만에 등장한 킥 시리즈 신제품이다. 국산 머스크멜론과 우유를 조합해 멜론 특유의 부드럽고 달콤한 맛을 살렸다.
메론킥은 바나나킥처럼 부드럽게 녹는 식감과 휘어진 곡선 모양을 유지했다. 농심은 올해 하반기부터 메론킥과 바나나킥을 미국, 일본, 중국 시장에 수출할 계획도 세웠다. 멜론맛은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우유는 지난달 26일 멜론맛 우유를 선보였다. 고급 품종인 칸탈로프 멜론 과즙을 함유해 색다른 멜론맛을 강조했다. 기존 머스크멜론과는 다른 주황색 과육과 짙은 향이 특징이다.
어린이용 음료시장에서도 멜론맛이 등장했다. 팔도는 '뽀로로 톡 멜론맛'을 출시해 어린이 탄산음료 시장에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했다.
아이스크림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빙그레는 저당 아이스크림 브랜드 딥앤로우를 통해 소프트멜론 맛을 출시했다. 멜론맛 저당 아이스크림이라는 새로운 시도로,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의 선택폭을 넓혔다.
메로나부터 시작된 멜론맛 열풍
멜론맛 열풍의 뿌리를 따지자면 결국 1992년 빙그레 메로나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내 최초로 멜론맛 아이스크림을 선보인 메로나는 쫀득한 식감과 진한 멜론맛으로 대히트를 기록했다. 이후 해외 수출까지 이어지며 빙그레의 대표 제품이 됐다.
메로나는 단순한 아이스크림을 넘어 브랜드 그 자체가 됐다. 2021년 메로나 개발자가 별세했을 때, 그의 업적을 조명하는 기사들이 쏟아질 정도였다. 메로나는 주류업계와 협업해 '메로나에이슬' 소주로 변신하기도 했고, SPC 던킨과 협업해 메로나맛 도넛으로도 등장했다.
빙그레는 메로나의 성공을 바탕으로 2014년 바나나맛 우유 후속작으로 멜론맛 우유를 출시했다. 초반 판매부진으로 2018년 단종됐지만, 2023년 '메로나맛 우유'로 부활하며 인기를 되찾았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멜론맛의 강점을 "다양한 식품에 자연스럽게 적용할 수 있는 유연성"이라고 설명했다. 음료, 과자, 아이스크림, 유제품, 주류까지 넘나들며 멜론맛은 세대를 초월한 사랑을 받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 멜론은 인기 높은 과일이다. 일본, 중국은 물론 동남아에서도 선호도가 높다. 덕분에 멜론맛 식품은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 수출 전략에서도 중요한 카드로 떠오르고 있다.
4월, 거리의 햇살이 조금 더 따가워질 때. 시원한 멜론맛 음료 한 캔을 들고 가벼운 걸음으로 걷는 풍경이 자연스럽게 펼쳐진다.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멜론맛은 이제 일상 속 한 장면처럼 스며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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