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했던 30대가 변호사나 의대생을 사칭하며 여자 친구와 지인들을 속여 수십억 원을 빌리고도 이를 갚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실형을 선고받았다. 피고인은 지인들에게 빌린 돈 대부분을 도박에 탕진한 것으로 밝혀졌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5부(부장판사 김현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사기) 및 국민체육진흥법(도박등)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30대)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22년 12월 자신을 변호사라고 속이며 여성 B씨에게 접근해 교제를 시작한 뒤 결혼을 약속했다. 이후 A씨는 2023년 9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B씨에게 "어머니가 나 몰래 변호사 자격증으로 연대보증을 했다. 합의하기 위해서는 급히 돈이 필요하다. 빌려주면 변호사 수임료를 받아 갚아주겠다"고 속이는 수법으로 총 237차례에 걸쳐 7억3761만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또 B씨의 언니와 형부한테도 접근해 같은 이유로 2023년 11월~지난해 6월 86회에 걸쳐 6억4699만원을 빌려 갚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다.
하지만 A씨는 당시 변호사가 아닌 한 법원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고 있었고, B씨와 그의 가족들로부터 받은 돈 대부분을 도박으로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B씨와 B씨의 가족들에게 거액의 돈을 빌린 뒤 약속한 기한에 변제를 할 수 없게 되자 자신의 계좌 잔액이 13억원 상당이 들어있다고 위조해 B씨의 형부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아울러 A씨는 자신이 의과대학에 다니고 있다고 지인 C씨를 속인 뒤 "어머니가 내 명의로 빚을 졌다, 생활비를 빌려주면 돈을 갚겠다"고 속이는 수법으로 2023년 9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69차례에 걸쳐 6000만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와 함게 A씨는 사회복무요원 동료 2명에게 5000만원 상당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로도 기소됐다.
A씨는 지인들에게 빌린 돈 중 2억437만원을 인터넷 불법 사이트에서 베팅한 혐의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A씨는 변호사로 사칭해 B씨에게 접근한 뒤 결혼을 약속하고 B씨와 그 가족들에게 13억8400만원 상당을 편취했으며, 그 과정에서 서류를 위조해 행사하거나 자신이 '판사'인 것처럼 위장해 연락하기도 했다"면서 "이로 인해 피해자들은 이 사건 범행으로 거액의 채무를 부담하고 가정생활에도 불화가 생기는 등 매우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또다른 피해자에게 의과대학생인 것처럼 위장해 접근해 6040만원을 편취하고, 사회복무요원 지인들에게는 카드값 또는 어머니가 자살하려고 한다며 금액을 차용하는 등 4190만원 편취했다"면서 "A씨는 편취한 금원의 대부분을 도박하는 데 사용했으며, 도박해 수익이 나면 그 금액으로 피해자들에게 일부 금원을 갚기도 했다. 따라서 A씨에게 그 죄책에 상응하는 책임을 엄중하게 물을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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