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한화손해보험이 적자 누적으로 재무 건전성이 악화된 디지털 손해보험 자회사 캐롯손해보험의 지분 대거 인수에 나선다. 사실상 흡수합병 수순을 밟는 것이다.
한화손보는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캐롯손해보험 2586만4084주를 약 2056억원에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티맵모빌리티 10.7%, 스틱인베스트먼트 8.3%, 알토스벤처스 9.5%, 어펄마캐피탈 8.4%, 현대자동차 2.5% 등 기존 주주가 보유한 지분을 사들이면서 한화손보의 캐롯손보 지분율은 기존 59.6%에서 98.3%로 늘었다.
캐롯손보는 국내 1호 디지털 손해보험사로 2019년 당시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였던 한화그룹 3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의 주도로 설립됐다. 설립 이후 운행한 거리만큼 보험료를 내는 ‘퍼마일 자동차보험’으로 주목을 받았으나 출범 이후 6년간 적자를 면치 못했다.
한화손해보험과 SK텔레콤, 현대자동차, 알토스벤처스, 스틱인베스트먼트 등이 초기 투자자로 참여했으나 설립 이후 매년 수백억원대 적자가 누적돼 2023년에는 760억원, 지난해에는 66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누적 적자액만 3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확충하기도 했다.
캐롯손보의 부진 원인으로는 단기성 상품 위주의 구조가 꼽히는데, 퍼마일 자동차보험 등 디지털 상품 특성상 고객 유지율이 낮고, 장기보험을 주력으로 삼는 기존 보험사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캐롯손보의 킥스 비율도 지난해 156.24%까지 급락해 금융당국의 권고 비율인 150%를 겨우 웃도는 수준이다.
한화손보와 캐롯손보는 이달 초 합병 준비를 위해 정례적 협의체를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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