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호레이는 2018년 ‘던그리드’로 국내 인디게임계 일대 파란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1만 장만 팔아도 소원이 없겠다는 마음으로 출시한 개발사의 첫 작품은, 당시 스팀 판매량 전 세계 랭킹 32위에 오르며 인기작 반열에 올랐다. 스팀 플랫폼에서는 ‘압도적으로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비평에도 성공했다.
▲ 왼쪽부터 팀 호레이 남태현 팀장, 문지환 기획자(사진=경향게임스)
한동안 잠잠했던 개발사는 무려 7년 만에 신작 ‘세피리아’로 돌아왔다. 지난 3일 얼리억세스 버전으로 스팀에 출시됐다. 게임은 출시 첫날 천 명대의 동시 접속자로 시작해, 12일에는 7천 명의 동시 접속자 수를 경신하며 순항 중이다. 연타석 홈런을 날린 팀 호레이의 안태현 팀장과 문지환 기획자를 용인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긴 시간 녹인 신작으로 복귀
(사진='세피리아'. 스팀 페이지 이미지)
팀 호레이는 4인의 친구들로 구성된 인디게임 개발사다. 안 팀장은 다른 업계에 종사하던 중, 게임 개발에 대한 갈망을 놓지 못해 퇴사 후 개발에 관심 있는 친구들을 불러 모았다. 팀의 첫 목표는 게임 회사 입사용으로 제출용 포트폴리오 게임 개발이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니 욕심이 생겼다. 내친김에 출시까지 도전한 작품이 바로 ‘던그리드’다.
‘던그리드’는 개발팀도 예상치 못한 성공을 거뒀다. 초기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이후에도 업데이트마다 유저들이 게임을 다시 찾아오면서 장기 흥행했다. 다만, 게임의 타 플랫폼 포팅을 제외하면 개발사의 신작 소식은 좀처럼 들려오지 않아 팬들의 의구심을 샀다. '페어리라이츠' 등으로 BIC2020에서 잠시 얼굴을 비쳤지만, 해당 프로젝트는 무산됐다.
(사진='세피리아'. 스팀 페이지 이미지)
지연 배경에는 남모를 고민이 있었다. 남 팀장은 “제대한 후 21년도부터 신작을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전작 장르와 다른 게임을 만들어보려 했지만, 내부적으로 만족하지 못했다. 22년 초부터 새로운 프로젝트로 우리만의 강점과 경험을 살려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팀은 노하우는 살리되, 트렌드를 반영하고 새로운 요소를 도입하기로 개발 방침을 정했다. 자신들이 만족할 수준의 게임 ‘세피리아’를 내기까지 3년의 시간이 이어졌다.
‘세피리아’는 ‘액션 로그라이트 장르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도전을 통해 획득한 아이템을, 규칙에 맞게 배치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다. 전작과 장르는 같지만, 여러 요소가 달라졌다. 탑 다운 뷰 형식을 채택했고 멀티 플레이 기능을 지원한다. 남 팀장은 “전략의 깊이감”을, 문 기획자는 “액션성”을 전작과 차별화된 요소로 꼽았다.
유저에게 신뢰받는 개발사로
▲ 왼쪽부터 팀 호레이 남태현 팀장, 문지환 기획자(사진=경향게임스)
호레이 팀은 이번 신작 개발이 기술적으로 가장 어려웠다고 말다. 횡스크롤 게임 개발의 어려움을 피하고자 채택한 탑다운 뷰가 오히려 더 큰 난관으로 다가왔고, 처음 도입한 멀티플레이 지원도 많은 테스트를 해야 했다. 남 팀장은 “던그리드보다 5배 정도는 개발이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팀은 ’세피리아‘의 성공을 위해 절차부심했다. 남 팀장은 “던그리드의 성공이 너무 감사했지만, 한편으로는 부담이 컸다. ’던그리드‘ 원툴 회사라는 평가를 받을까 가장 두려웠다. 그래서 더 고민하며 제작했다”고 밝혔다. 문 기획자는 “처음은 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작품으로 운이 아니라는 걸 증명해 기쁘다”고 말했다.
(사진='세피리아'. 스팀 페이지 이미지)
개발팀은 신작을 정식 출시해 유저에게 신뢰받는 개발사로 거듭나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에도 완성도 높은 버전의 게임을 출시해, 전작을 운으로 성공시킨 개발사라는 오명을 탈피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얼리 억세스 기간 유저들의 피드백을 최대한 수용할 방침이다. 현재 나온 버전은 총 볼륨의 50% 정도로, 큰 줄기의 시나리오와 챕터 등은 이미 구상이 완료된 상태다.
팀 호레이의 남 팀장은 마지막으로 “우리 게임에 관심을 주시고 후원해 주시는 모든 분께 말로 다 못 할 정도로 감사하다고 생각한다. 언제든지 게임에 피드백이나 의견을 전하면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감사 인사를 전했다. 문 기획자 역시 “게임을 얼리 억세스에서 내치지 않고 끝까지 진출하겠다”는 개발 의지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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