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광주FC가 어떤 카드를 꺼낼지, 경기 중 어떤 카드로 바꿀지 알 수 없게 만들어라. 알힐랄을 꺾기 위해서는 이정효 감독의 전술 묘기가 필요하다.
26일(한국시간) 오전 1시 30분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사우디 강호 알힐랄과 2024-2025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8강 단판승부를 갖는다.
광주는 모든 면에서 열세다. 아시아 최고 부자구단 알힐랄, ACLE 참가팀 중 규모가 작은 편에 속하는 광주의 예산 격차가 그렇다. 사우디에서 열린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알힐랄은 갑자기 뚝 떨어진 강호가 아니라 ‘근본’도 있다. 알힐랄은 9회 결승 진출, 4회 우승으로 두 부문 모두 1위인 ACLE 최고 명문이다. 여기에 외국의 스타선수들을 잔뜩 산 건 맞지만 그 사이에서 살렘 알도사리가 주전으로 뛰는 등 사우디 축구의 혼도 버리지 않았다.
전력 격차를 뒤집을 수 있는 건 광주의 전술 완성도, 그리고 다양한 카드다. 사우디로 떠나기 전 이번 시즌 첫 골을 넣는 선수가 속속 등장하고 전술 실험을 하면서 이 감독이 쓸 수 있는 패의 조합은 한층 다양해졌다.
광주의 가장 큰 무기인 오른쪽 윙어부터 한 가지 카드에 국한되지 않는다. ACLE 득점 1위(9골)를 달리는 아사니가 오른쪽에서 안으로 파고들다 왼발 슛을 날리는 게 광주의 필살기다. 하지만 뜻밖에 가브리엘이 선발 출격할 가능성도 있고, 아사니와 가브리엘을 동시에 쓰면서 위치 변화로 허를 찌를 가능성도 있다. 스트라이커 출신으로 체격과 돌파력이 좋은 가브리엘은 킥 위주인 아사니와 다른 옵션을 제공한다.
최전방은 지난 16강에서 박정인, 헤이스 조합이 주로 출격했다. 하지만 최근 K리그1 경기를 보면 공격수 박인혁, 미드필더 자원 최경록과 박태준 등이 헤이스의 파트너 자리에 두루 기용되고 있다. 박인혁은 이번 시즌 광주로 이적한 뒤 힘과 스피드를 살리는 전술 수행 능력이 많이 좋아졌고 최근 광주 데뷔골까지 넣었다. 최경록과 박태준을 번갈아 전방에 기용하는 건 전방압박과 팀 플레이를 중시하는 이 감독의 성향에 잘 맞는다.
한때 주전이었던 박정인은 최근 벤치 자원으로 밀려 있지만 투입될 가능성은 여전히 충분하다. 득점 감각이 좋은 박정인은 광주 이적 후 장기를 살리지 못하고 있지만 후반전 한 골이 절실할 때 최전방에 추가 투입될 수 있는 선수다. 16강 2차전에서 대역전극을 이끄는 선제골을 넣은 바 있다. 여기에 하승운 등 다른 공격자원들도 가세할 수 있다.
알힐랄은 유럽파 공격수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 마우콩 등을 지녔고 브라질 유망주 마르쿠스 레오나르두가 최근 주전으로 올라서 맹활약 중이다. 사우디 국내파로서 ‘중동 레전드’인 알도사리 역시 위협적이다. 광주는 개인이 아닌 팀의 위력을 살려 이들을 상대해야 한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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