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미국에서 대형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동분서주 중이다. 그의 과제 중 하나는 미국 입국 문제를 잘 해결하는 것이다. 한국 선수들도 예외는 아니다.
인판티노 회장은 최근 여러 차례 미국에서 공식 행사 및 회동을 진행하며 올여름 열릴 FIFA 클럽 월드컵, 그리고 내년에 열릴 북중미 월드컵 준비와 홍보에 한창이다. 지난 16일(현지시간)에는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미국은 전세계에 열려 있다. 과거에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인판티노 회장이 바쁘게 움직여야만 하는 이유는 최근 미국이 폐쇄적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이민자와 미국에서 체류 중인 외국인에 대해 보수적인 정책을 쓰고 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을 비롯한 10개국의 비자를 전면 정지한 바 있다.
이에 인판티노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러 백악관으로 찾아간 데 이어 마이애미에 있는 FIFA 미국 사무실에서 팸 본디 법무장관, 캐시 파텔 FBI 국장을 만나기도 했다. 숀 더피 교통부 장관과도 미팅을 가졌다. 내년 월드컵이 미국, 멕시코, 캐나다 3개국에서 열리기 때문에 많은 축구팬들이 미국과 멕시코 사이를 수시로 오가야 하는데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폐쇄적인 정책과 가장 크게 부딪칠 것으로 우려되는 지역이다.
일단 미국은 쿨럽 월드컵과 월드컵의 성공적 진행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두 대회를 잘 진행하기 위해 연방 기관들을 조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려는 여전하다. 최근 미국에서는 비자 취소가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적 긴장 상태를 조성하면 대회를 잘 치르기 힘들다는 지적에 “더 재미있어 질 것 같다. 긴장은 좋은 것 아니냐. 긴장 때문에 더 흥미로운 대회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영국 ‘가디언’이 트럼프 행정부의 입국 제한과 이란의 월드컵 본선진출이 충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의 정책에 따르면 이란 축구팬은 물론 이란 선수단까지도 미국에 갈 수 없다.
이 문제는 올해 클럽 월드컵에서 먼저 불거질 수 있다. 클럽 월드컵 참가팀 중 이란 등 미국이 꺼리는 나라의 구단은 없지만, 해당 국적 선수는 있다. 인테르밀란의 이란 대표 공격수 메흐디 타레미가 대표적이다.
한국 선수들도 잠재적인 위험요소가 있다. 한국은 6월 6일 이라크 상대로 월드컵 예선 A매치를 갖는다. 일반인이라면 이라크 방문기록만으로도 미국 비자가 잘 나오지 않는다. 클럽 월드컵 참가가 예정된 한국 선수는 울산HD의 조현우, 바이에른뮌헨의 김민재, 파리생제르맹(PSG)의 이강인, 알아인의 박용우 등이다.
인판티노 회장은 행사 홍보뿐 아니라 미국의 갑작스런 정책 변화로 인해 대회가 망가지는 걸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중이다. 그의 물밑 작업이 성공해야만 김민재, 이강인이 미국 입국심사에서 탈락하는 촌극을 피할 수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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