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은퇴 준비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은퇴 시점이 다가온 중장년층이 주로 연금 상품에 관심을 보였다면, 이제는 10대부터 30대까지 젊은 세대가 연금저축과 개인형퇴직연금(IRP)에 눈을 돌리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IRP에 새로 가입한 고객 가운데 20대의 증가율은 전년 대비 무려 201%를 기록하며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그 뒤를 10대(140%), 30대(76%)가 이었다.
연금저축펀드 가입자도 10대가 253%로 선두를 달렸고, 이어 30대(71%)와 40대(53%)가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IRP는 사용자가 직접 자산을 관리·운용할 수 있는 은퇴 준비용 계좌라면, 연금저축펀드는 퇴직 이후를 대비한 대표적인 장기 투자 상품이다. 특히 세제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에 절세 수단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트렌드 변화의 배경에 대해 여러 가지 다양한 요인을 꼽는다. 이동근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연구원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젊은 층의 연금에 대한 이해도는 낮은 편이었는데 최근에는 다양한 정보 채널을 통해 빠르게 지식을 습득하며 연금 가입률이 급증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30대는 1년 사이 가입자 수가 수만 명대에서 십수만 명대로 크게 늘어나면서 노후준비 재테크에 대한 인식 변화가 급속도로 이뤄지는 모양새다.
이 같은 변화는 MZ세대가 어린 시절부터 겪은 경제 위기와도 무관하지 않다.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이들은 부모 세대의 은퇴 준비 부족과 그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가까이에서 목격했다. 이로 인해 "나는 미리 준비하겠다"는 인식이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연금저축, 나이 연령 제한 없어 10대도 가입 가능해
한 업계 관계자는 "MZ세대는 정보 접근성이 뛰어나고 재테크에 관심이 많아 연금저축이나 IRP 같은 절세 상품을 빠르게 학습하고 실천한다"라며 "정년 보장이 약화되고 프리랜서·자영업 비율이 늘면서 연금을 미래를 위한 보험으로 인식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내가 앞으로 국민연금을 제대로 받을 수 없을 수도 있다"라는 불안감이 젊은 세대의 연금 상품 관심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여기에 유튜브, 블로그 등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연금저축, IRP 등 절세 상품에 대한 정보 접근성이 높아진 점도 주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는 "요즘 젊은층은 연금을 단순한 은퇴 준비가 아닌, ETF나 해외 주식 투자와 같은 자산 증식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세금 절감 효과까지 누릴 수 있어 관심이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연금저축의 경우 연령 제한이 없기에 10대도 가입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부모들이 자녀 명의로 계좌를 개설해 조기 투자 교육을 겸하거나, 증여 한도 내에서 자산을 이전해 장기적으로 키우는 방식도 확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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