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민심 공들이는 이재명…‘산업’ 공약 위주, ‘민주주의’는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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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민심 공들이는 이재명…‘산업’ 공약 위주, ‘민주주의’는 부재

이데일리 2025-04-24 17:06:1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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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세연 황병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는 24일 인공지능(AI)과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호남권 공약을 발표하고 호남 민심 잡기에 나섰다. 국가 AI 컴퓨팅 센터를 확충하고 미래 모빌리티 부품 클러스터 조성,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를 건설하겠다는 등의 내용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오른쪽)가 24일 전북자치도 김제시 새만금33센터에서 열린 미래에너지 현장 간담회장에 도착해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스1)


이 후보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호남권 메가시티를 실현하겠다”며 이 같은 비전을 밝혔다. 광주는 AI 선도 도시로 발전시키고 여수는 친환경·고부가가치 화학산업 도시, 목포는 해상풍력 및 전기·선박 산업 중심지로 키우겠다는 내용이다. 재생에너지 산업과 AI 산업 중심의 공약이 주를 이루는 모습이다.

이 후보는 그간 지역별 공약 발표에서 지역 특성을 고려한 ‘산업 클러스터’ 조성 공약을 폈는데 이번 호남 공약에서도 해당 내용은 빠지지 않았다. 광주에는 미래 모빌리티 부품 클러스터, 김제에는 해양식품 산업벨트, 전북에는 국가식품클러스터, 화순에는 바이오·헬스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성장에 방점을 찍은 산업 공약을 ‘클러스터 조성’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호남권 공약의 특징은 ‘산업 클러스터’와 ‘재생에너지’의 합작품이라는 점이다. 산업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완성하겠다는 게 이 후보 구상이다. 그는 “호남을 재생에너지 산업의 중심지로 만들겠다. 해상풍력과 태양광 산업은 전용 부두와 배후단지를 갖춘 완성형 생태계로 구축하겠다”며 “‘에너지 고속도로’를 빠르게 조성해 기존의 주요 산업단지와 연결하겠다”고도 밝혔다. 농업 혁신을 위해서는 “친환경 농기계를 보급해 농업의 탈탄소 전환을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호남은 민주당의 텃밭이기도 하지만 이 후보의 아픈 손가락이기도 하다. 제20대 대선 당시 민주당 광주·전남 경선에서 이 후보는 46.95%의 득표율을 기록해 당시 이낙연 후보 47.12%에 근소한 차이로 밀렸다. 지난 2일 치러진 전남 담양군수 재선거에서는 이재종 민주당 후보가 정철원 당시 조국혁신당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이 후보가 민주당 당대표를 역임할 때다. 이 때문에 호남 지역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이 높지 않을 것이란 위기감도 있다.

호남 민심 사로잡기가 이 후보에게 중요한 과제인 가운데 이례적이게도 이 후보의 호남 공약에는 ‘민주주의’ 관련 공약이 자취를 감췄다. 당내 경선 경쟁자인 김동연 후보와 김경수 후보는 ‘5·18 민주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등을 약속하며 호남은 민주주의의 토대임을 강조했다. 호남을 방문해서도 이 같은 내용을 언급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반면 이 후보는 당내 경선에서는 90% 가까운 누적 득표율,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50% 넘는 지지율을 보이며 압도적 대세론을 이어가는 터라 현실성이 부족한 공약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5·18 민주정신의 헌법 수록도 개헌이 필요한 공약인 만큼 이번 공약에 담지 않았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호남은 무조건적인 민주당 지지보다는 민주주의 정신에 기반한 정치의식이 높은 지역이다. 따라서 성장에 방점을 찍은 공약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호남은 민주주의에 대한 자긍심과 정치의식이 높은 지역이다”라며 “무조건 상대를 이기면 된다는 차원을 넘어 정당의 민주성이나 모범적인 지도자를 찾는 모습이 있다. 다양한 목소리를 수용하는 민주정당의 모습을 갖추겠단 공약을 내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 관련) 선심성 공약은 누구나 내는 거다. 호남 유권자들을 충족시키는 공약이 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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