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심희수 기자】 준공 후 미분양을 넘어서 ‘빈집’으로 분류되는 지방 악성 미분양이 최소 1800가구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각 시·도청에 따르면 전국에 사용검사(준공) 후 5년이 지나 빈집으로 분류가 가능한 신축 아파트가 2월 말 기준 1842가구로 집계됐다. 미분양 자료 공개를 업체 자율에 맡기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 많은 ‘빈집’ 미분양 아파트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은 ‘빈집’을 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시장·군수 또는 자치구의 구청장이 거주 또는 사용 여부를 확인한 날부터 1년 이상 아무도 거주 또는 사용하지 않는 주택이라고 정의했다.
다만 미분양주택은 제외하도록 했는데, 그중에서도 사용검사를 받은 후 5년이 지난 미분양주택은 ‘빈집’으로 분류된다. 시행사는 주택건설사업을 완료한 경우 주택에 대하여 시장·군수·구청장의 사용검사를 받아야 한다. 시행사는 사용검사를 받은 후가 아니면 주택을 사용할 수 없다.
흔히 ‘빈집’이라 하면 노후화된 외관과 미흡한 관리상태 등으로 지역 치안과 미관을 해쳐 철거나 정비가 필요한 주택을 일컫는다. 지방의 ‘악성’ 미분양은 신축임에도 불구하고 준공 후 오랜 기간이 지난 탓에 ‘빈집’으로서 요건을 충족한 것이다.
도별로 보면 ▲전라남도 382가구 ▲경상남도 341가구 ▲제주도 219가구 ▲경상북도 186가구 ▲충청남도 117가구 ▲강원도 108가구 ▲충청북도 3가구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라북도는 업체별 미분양 현황 자료를 게시하지 않았다.
광역시별로 보면 ▲부산 213가구 ▲대전 187가구 ▲울산 84가구로 나타났고, 광주, 인천, 대구는 0가구로 집계됐다.
특히, 경상남도·전라남도·충청남도엔 100세대 이상의 대규모 단지에서 ‘빈집’ 미분양이 발생했다.
HS화성이 시공한 경상남도 거제시 일문면 일대의 민간 분양 아파트는 767세대를 분양했으나 지난 2018년 11월 1일에 준공된 이후 현재까지 147가구가 비어있다.
NS종합건설이 시공한 전라남도 영암군 삼호읍 일대의 민간 분양 아파트 역시 지난 2014년 1월 22일에 준공하고 365세대의 입주자를 현재까지 모집 중이나 357세대가 ‘빈집’으로 남아있다.
충청남도 예산군 예산읍 일대엔 지난 2017년 11월 동신건설이 준공한 아파트 174세대 중 92세대가 입주자를 찾지 못했다.
또한, ‘빈집’ 미분양 시공사 중 대부분이 중견 혹은 중소 건설사들이었다.
시·도청에 자료를 제출한 ‘빈집’ 미분양 시공사 73곳 중 대형 건설사는 GS건설(6위), HDC현대산업개발(10위)뿐이다. 그 외 11위~50위 시공사가 3곳, 51위~100위 시공사 8곳, 100위 미만 60곳 등이다.
전문가는 지방 미분양 안에서도 좋은 입지와 브랜드 선호도를 갖춘 대형 건설사들은 상대적으로 미분양 물량을 빠르게 털어내는 반면, 중견·중소 건설사는 미분양을 해소하지 못해 재정 건전성 악화로 이어진다고 평가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이은형 연구위원은 “지방 안에서도 좋은 입지와 브랜드 아파트를 지닌 대형 건설사가 미분양 아파트를 먼저 해결하게 된다”며 “결국 나중까지 남게 되는 것은 중견·중소 건설사들의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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