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쓰는 에어프라이어에서 화장실 변기보다 네 배나 많은 세균이 검출됐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
지난 2022년 tvN '70억의 선택'에서는 가정에서 사용하는 에어프라이어를 수거해 세균 수치를 측정했다. 측정값은 1만 473RLU. 같은 기준으로 측정한 화장실 변기의 수치는 2596RLU였다. 세균 수치만 놓고 보면 약 4배 차이다. 숫자만 봐도 에어프라이어가 얼마나 위생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지 알 수 있다.
에어프라이어는 고온의 공기로 조리해 기름이 적게 튄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내부에 음식물 잔여물과 기름이 쌓이는 구조라, 세척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세균이 빠르게 번식한다.
방송에 출연한 가정의학과 전문의 정승은은 “화장실보다 주방이 더 더러운 경우도 많다”며 “매일 사용하는 조리기기가 변기보다 더러울 수 있다”고 했다.
세균 수가 많다고 해서 바로 병에 걸리지는 않지만, 피부 트러블이나 위장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겐 위험할 수 있다. 실험에선 조리 후 종이호일만 버리고 내부는 닦지 않은 채 사용하는 사례가 많았고, 그 결과 세균이 축적돼 수치가 높아졌다.
에어프라이어 팬·바구니 세척은 기본…밀가루와 중성세제 활용해야
가장 오염이 심한 부분은 팬과 바구니다.
에어프라이어는 조리 직후 반드시 분리해서 닦아야 한다. 첫 단계는 기름 닦기. 키친타월을 이용해 팬에 묻은 기름을 최대한 제거한다.
다음으로는 밀가루를 뿌린다. 밀가루는 남은 기름에 흡착되며 덩어리를 만든다. 이 덩어리를 버리면 표면 기름은 거의 제거된다. 그다음 따뜻한 물에 중성세제를 풀어 헹군다. 이 순서를 지키면 기름기를 말끔하게 없앨 수 있다.
수세미는 부드러운 소재를 써야 한다. 한국소비자원 실험에 따르면 에어프라이어 팬의 내마모성은 프라이팬의 10분의 1 수준이다. 거친 수세미를 쓰면 팬의 코팅이 벗겨지고, 그 부위에서 유해물질이 나올 수 있다.
팬만 닦고 끝내선 안 된다. 본체 내부와 열선도 청소가 필요하다. 다만 이 부위는 매번 하지 않아도 된다. 석 달에 한 번 정도가 적당하다.
소주와 레몬즙을 1대 1 비율로 섞고, 이걸 분무기에 담아 본체 내부와 열선에 뿌린다. 10분 정도 기다렸다가 키친타월로 닦아낸다. 환기구는 면봉을 이용해 닦는다. 모든 부위는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 뒤 조립해야 녹슬지 않는다.
에어프라이어 종이호일, 편리하지만 매번 쓰기엔 위험할 수 있어
종이호일은 조리를 깔끔하게 할 수 있어 많이 쓰인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고온에 노출되면 안전하지 않다.
종이호일은 실리콘계 고분자 물질인 폴리실록세인으로 코팅돼 있다. 이 물질은 100도 이상의 열을 받으면 분자 구조가 느슨해지면서 미세하게 분해된다. 독일 하이델베르크대 환경화학연구소는 2021년, 종이호일을 깐 채 조리한 음식 표면에서 코팅 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미세플라스틱이 몸에 들어온다고 무조건 해로운 건 아니지만, 체내에 장기간 쌓이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종이호일은 꼭 필요한 경우에만 쓰는 게 좋다. 특히 고온에서 오랫동안 조리하는 음식엔 사용을 지양하는 편이 안전하다.
미국 식품안전 전문가 재닐린 허칭스(CP-FS)는 “기름기와 음식물 찌꺼기는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조건이고, 살모넬라균 같은 식중독균은 건조한 표면에서도 32시간 이상 살아남는다”고 경고했다.
조리기기지만 입으로 직접 들어가는 음식이 닿는 만큼, 에어프라이어는 전자기기 중에서도 위생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스마트폰이나 리모컨보다 세균이 많을 수 있고, 청소 없이 쓰면 매일 오염된 음식을 먹는 셈이 될 수 있다.
기사 3줄 요약
1. 에어프라이어 내부에서 측정된 세균 수치가 화장실 변기보다 4배 많았다
2. 팬과 바구니는 기름 닦고 밀가루로 흡착 후 따뜻한 물과 중성세제로 헹구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3. 종이호일은 고온에서 코팅 성분이 분해돼 미세플라스틱으로 음식에 섞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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