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방은주 기자] 김경수·김동연·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는 23일 오후 유튜브 채널 '오마이TV'가 주관한 토론회에 참석해 80분가량 주요 분야 정책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차기 정부의 임기 첫 100일 과제 질문에 세 후보 모두 경제 문제 해결의 시급성에 공감을 이뤘다.
이 후보는 "제일 중요한 것은 한미 통상 문제 협상"이라면서 "민생이 너무 어려우므로 내수 진작을 위한 긴급 조치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 기업의 수출 상황 등은 자체적으로 대비할 테니 힘없는 서민이 당장 살 수 있게 할 민생 추경부터 확실하게 챙겨야 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김경수 후보는 "지난번 문재인 정부 출범 때처럼 인수위를 대신할 국정기획자문위 같은 기구를 구성해 소위 5개년 계획을 빨리 세워야 한다"며 "관세 전쟁에 대비하기 위한 민관 협의 기구도 구성해야 한다"고 했다.
김동연 후보는 "경제 분야가 가장 중요하므로 경제 '워룸'(상황실) 같은 기구를 만들고, 대통령이 주재하는 비상경제대책회의를 만들고자 한다"고 했다.
민생 문제에 대해서는 국가 재정 확대에 집중했다.
이 후보는 내수 경기 회복을 강조하며 소비 쿠폰 또는 지역 화폐 발행을 언급했다.
김동연 후보는 추경을 제안하면서 자영업자를 위한 지원을 강조했다. 또한 0.5%포인트 대출 금리 인하를 통한 대출 이자 감면 효과를 기대했다.
김경수 후보는 코로나 시기 대출금 상환 연장, 폐업 자영업자 대출금 탕감 검토 등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본인의 대표 정책인 '기본사회'에 관해 두 후보의 의견을 물었다.
김경수 후보는 "기본사회의 방향에 동의한다"며 "얼마 전 무디스 보고서를 보더라도 기본소득으로 바로 가기에는 정부 재정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빈곤 해소부터 단계적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대답했다.
김동연 후보는 "이 후보의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다른 생각이 있다"며 "기술 진보와 먼 미래에 일하는 소수, 일하지 않는 다수가 있는 사회를 상정하면 기본소득이 있는 기본사회가 필요하다. 그러나 그전까지는 우리 사회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으로는 성급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 후보는 김동연 후보의 의견에 동의하면서 "(기본사회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당장 해야 할 일도 아니다"라면서 "경제와 성장에 집중할 시기여서 그렇지 이것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고 표명했다.
정치 분야에서는 개헌의 시급성을 두고 미묘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이 후보는 정치 분야에서 가장 큰 과제로 "통합, 즉 국민 사이의 분열상을 극복하는 것"이라면서 개헌 문제와 관련 "시급하게 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것이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에 직결된 것도 아니고 개정된 헌법이 즉시 시행되는 것도 아닐 텐데 여유를 두고, 우선 경제와 민생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김경수 후보 역시 개헌의 필요성에는 동의하면서 "내란 동거 세력과는 개헌 논의에 착수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3년 임기 단축 개헌을 두고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이런 개헌안이 확정되면 레임덕에 들어갈 우려가 있다"고 했다.
김동연 후보는 "(취임 후) 첫 100일은 제7공화국을 준비하는 기간으로 대단히 중요하다. 개헌을 위한 절차에 바로 돌입하겠다"며 "개헌을 천천히 하겠다는 것은 국민들 보기에 임기 내 안 하겠다는 말로 들릴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1일 이 후보와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 등 보수 진영 논객들과 만나 나눈 이야기와 관련한 질문도 나왔다. 정 전 주필이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일체의 이념 문제는 안 다루겠다'고 거론한 것에 대해 김동연 후보가 묻자 이 후보는 "중간에 생략이 된 것"이라며 "지금 이념 문제로 너무 분열되고 대결이 격화돼 있다. 지금은 먹고사는 문제에 집중할 때다. 그런 문제들은 지금 단계에선 (다룰 게 아니다) 이런 게 빠져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 마무리 발언에서 김동연 후보는 "민주당 경선이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며 "정권교체 이상의 교체를 위해서는 다양성과 역동성이 살아나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 옆에는 현역 의원 한 명도 서지 않는다. 그분들의 처지와 어려움은 이해하지만 때로는 외롭고 힘들다"면서도 "김동연답게, 당당하게, 담대하게 국민만 보고 가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경수 후보는 이 후보의 충청·영남권에서의 경선 누적 득표율 1위를 축하하면서 "국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다. 우리 민주당의 미래를 위해서도 함께 투표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아울러 "이번에 종자·씨앗까지 한꺼번에 털어먹으면 다음 농사는 어떻게 짓겠나"라며 "다음을 위해 씨앗을 남겨두는 현명한 농부의 마음으로도 김경수에게 투표해 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리겠다"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정치는 정치인들이 하는 것 같지만 결국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우리 국민들이 기회를 주시면 이 나라 이 현실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희망의 나라, 진짜 대한민국을 꼭 만들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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