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부동산 시장의 대표 부촌 부산 해운대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한때 지방 고급 아파트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해운대 초고층 아파트들이 최근 1~2년 사이 최대 10억 원 넘게 하락하면서 투자자와 실수요자 모두 충격에 빠졌다.
이날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해운대구 우동에 위치한 ‘해운대두산위브더제니스’ 전용면적 118㎡의 경우 2024년 6월에 24억5000만 원에 거래됐으나, 올해 2월에는 14억 원으로 거래가 이루어져 불과 8개월 만에 약 10억 원이 떨어졌다.
중동의 '엘시티더샵' 전용 144㎡도 2022년 5월 38억 원에 거래되다가 올해 2월에는 26억9500만 원으로 하락하며 11억 원 이상이 증발했다.
해운대는 한동안 '서울 강남구의 대체지'로 불릴 만큼 지방 프리미엄 아파트 시장을 주도해 왔다. 특히 마린시티와 센텀파크 일대는 고급 주거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으나, 최근 집값 약세로 그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통계에 따르면 해운대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023년 10월 이후 17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누적 하락률은 -6.72%로, 같은 시기 6대 광역시 평균 하락률 -2.17%을 크게 웃돈다.
심지어 부산 해운대구의 아파트 매물 증가세도 뚜렷하다. 올해 3월 기준으로 해운대 아파트 매물은 2개월 전보다 6% 증가한 반면, 서울 강남구는 4% 감소해 대조를 보였다.
KT에스테이트는 "해운대 집값 하락의 배경으로 지방 경기 둔화, 수도권과의 격차 확대, 그리고 인구 감소 문제"를 지적했다.
부산 신축 아파트는 '공급 절벽' 가격 오를 수도 있어
실제로 부산은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23.9%에 달할 정도로 노령화 문제가 심각한데, 이는 전국 8개 광역시 중 최고 수준이다. 인구 역시 1995년 388만 명에서 2024년 말에는 326만 명까지 줄어드는 등 감소세가 뚜렷하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시장 회복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가능성과 공급 부족 문제, 낮아진 집값에 대한 반사효과로 인해 반등 여력이 있다는 의견이다.
특히 부산의 신규 입주 물량은 갈수록 줄고 있다. 올해 입주 예정 가구 수는 8837세대로, 적정 수요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오는 2028년에는 고작 998세대만 입주 예정으로 그야말로 '공급 절벽' 현실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한 실수요층의 선호가 높은 해운대, 수영, 동래, 남구 등 이른바 '해수남동' 지역에서는 올해 신규 아파트 입주 예정이 전무한 상태다. 내년 역시 1만 세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며, 수영구와 동래구는 2년 연속 신축 아파트 입주가 없는 상황이다.
지역 건설업계는 지속적인 착공 지연과 인허가 부족이 장기화될 경우, 주택 시장의 수급 불균형과 실수요자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경고음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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