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만 있다는 희한한 만두... 부산 가서 안 먹으면 후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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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만 있다는 희한한 만두... 부산 가서 안 먹으면 후회합니다

위키푸디 2025-04-23 17:14:2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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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만두 / '어묵장인 이금복' 유튜브 영상 캡처
계란만두 / '어묵장인 이금복' 유튜브 영상 캡처

활기 넘치는 부산의 길거리 음식 문화는 예나 지금이나 여행객과 현지인 모두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그중에서도 독특한 비주얼과 잊을 수 없는 맛으로 단연 눈길을 사로잡는 음식이 있으니 바로 ‘계란만두’다. 얇게 부친 계란 이불 속에 숨겨진 앙증맞은 만두소는 단순함 속에 깊은 풍미를 자랑한다. 한 번 맛보면 그 매력에 푹 빠질 수밖에 없다는 계란만두에 대해 알아봤다.

계란만두는 일반 만두와 다르다. 이름만 들으면 고기와 채소로 꽉 찬 일반 만두를 떠올리거나 계란이 가득 든 만두를 떠올리기 쉽지만 계란만두는 그런 음식이 아니다. 얇은 계란피에 당면과 소박한 재료를 감싸 부친 이 음식은 부산 서동미로시장의 전설이자 지역의 역사와 추억을 담은 한 조각이다.

부산 서동미로시장이 대표 음식

계란만두는 부산 서동미로시장의 대표 음식이다. 좁고 복잡한 골목으로 얽힌 미로 같은 구조의 이 시장은 부산 금정구에 자리 잡고 있다. 계란만두는 이곳의 한 노포 분식집에서 시작돼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이 음식은 전형적인 만두와는 달리 만두피 대신 계란을 사용한다. 주재료는 간단하다. 불린 당면, 계란, 그리고 약간의 밀가루 반죽. 여기에 대파, 당근, 청양고추 같은 채소를 곁들이는 경우도 있지만, 핵심은 계란과 당면의 조화다. 만드는 과정 역시 심플하다. 먼저 당면을 찬물에 30분에서 2시간 정도 불린 뒤 끓는 물에 6~10분 삶는다. 삶은 당면은 체에 걸러 물기를 제거하고, 간장, 설탕, 참기름, 후추로 양념해 간을 맞춘다. 계란은 풀어서 당면과 섞고, 기름을 두른 팬에 부쳐낸다. 반죽을 부은 뒤 가장자리가 익으면 반으로 접어 앞뒤로 노릇하게 굽는다. 이 과정은 마치 오믈렛을 만드는 듯 보이지만, 결과물은 쫄깃한 당면과 고소한 계란의 독특한 식감을 자랑한다.

계란만두의 맛은 담백함과 중독성의 절묘한 균형을 이룬다. 계란의 고소함이 입안에서 퍼지고, 당면의 쫄깃한 식감이 씹는 재미를 더한다. 겉은 바삭하면서도 부드럽고, 양념간장이나 떡볶이 소스에 찍어 먹으면 짭짤하고 매콤한 풍미가 더해진다. 특히 떡볶이 소스와의 조합은 부산 계란만두의 시그니처다. 느끼할 수 있는 기름진 맛을 매콤달콤한 소스가 잡아줘 한 입 먹을 때마다 자꾸 손이 간다. 서동미로시장의 OO분식에서는 계란만두를 떡볶이, 순대, 부추전과 함께 먹는 손님이 많다. 이곳의 손님들은 계란만두가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추억의 맛이라고 말한다. 어린 시절 학교 끝나고 시장 골목에서 사 먹던 그 맛, 친구들과 나눠 먹던 그 순간이 계란만두 한입에 담겨 있다.

왜 계란만두는 부산, 특히 서동미로시장에서만 빛을 발할까. 그 이유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부산은 한국전쟁 당시 피란수도로 전국에서 사람들이 모여들며 다양한 음식 문화가 융합된 도시다. 계란만두는 이 시기의 소박한 재료로 배고픔을 달래던 창의적인 음식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 서동미로시장은 1960년대 말 정책적 철거민 이주 지역으로 형성됐다. 가난한 이들이 저렴한 재료로 만든 음식이 시장의 대표 메뉴로 자리 잡았다. 계란과 당면은 당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였다. 이런 환경에서 계란만두는 값싸고 든든한 한 끼로 사랑받았다. 

게다가 서동미로시장의 좁은 골목과 소박한 분식집 문화는 계란만두를 단순한 음식을 넘어 지역 정체성의 상징으로 만들었다. 

계란만두 / '어묵장인 이금복' 유튜브 영상 캡처
계란만두 / '어묵장인 이금복' 유튜브 영상 캡처

계란만두는 여전히 저렴하다. OO분식의 주인장 김모 씨는 20대 후반에 두 아이를 키우며 생계를 위해 40년 넘게 계란만두를 팔아왔다. 1980년대부터 서동시장에서 계란만두를 팔기 시작한 김 씨는 한 접시에 1500원이라는 놀라운 가격으로 손님들을 맞는다. 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믿기 어려울 정도로 저렴하다. 삼진어묵을 이끄는 이금복 어묵 장인도 ‘가격이 이해가 안가는 분식집’이라며 놀라워했을 정도다.  

저렴한 가격... 손님들도 놀랄 정도

계란만두는 단순한 재료와 쉬운 조리법 덕에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다. 인터넷에는 계란만두 레시피가 넘쳐난다. 예를 들어, 당면 100g을 불리고 삶아 간장 4큰술, 설탕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로 양념한 뒤, 계란 6개와 섞어 부쳐내는 방법이 인기다. 숙주, 대파, 당근, 청양고추를 추가하면 색감과 식감이 더 풍부해진다. 소스는 고추장 2큰술, 케첩 2큰술, 물 6큰술, 설탕 2큰술로 만들면 떡볶이 소스와 비슷한 맛을 낸다. 이런 레시피는 부산 외 지역에서도 계란만두를 즐기려는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서동미로시장의 계란만두는 단순한 맛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시장의 분위기, 사장님의 손맛, 그리고 그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추억이 계란만두를 특별하게 만든다.

계란만두는 건강 면에서도 매력적이다. 밀가루 만두피 대신 계란을 사용해 글루텐 함량이 낮고, 칼로리도 상대적으로 적다. 당면과 채소로 만든 속재료는 소화도 잘되고, 다이어트 중인 이들에게도 적합하다.  

삼진어묵을 이끄는 이금복 어묵 장인도 ‘가격이 이해가 안가는 분식집’이라며 계란만두의 저렴한 가격에 놀라워했다. / '어묵장인 이금복'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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