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하동(경남)=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기숙사를 짓자 외국인 근로자는 물론 농가도 만족도가 상당히 높아졌다. 안정적인 숙소가 마련되자 딸기 농가들은 숙련공을 키울 수 있게 됐고 이는 소득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근로자들이 계속 머무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생활인구(정주인구+체류인구)는 물론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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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단기 근로자 숙소 마련…증·개축 가능
경남 하동군은 인구수 4만명 남짓의 작은 도시이지만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활용한 우수 지방자치단체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이 지자체는 외국인 농업 근로자의 숙소를 건립하는 ‘외국인 근로자 희망드림 보금자리 조성’ 사업을 지난 2023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진행했다. 지방소멸대응기금 31억 7000만원과 부지 매입비 등 군비 12억 1800만원까지 총 43억 88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달 하동군 옥종면 병천리 일대에 ‘하동군 농업 근로자 기숙사’를 개관했다.
기숙사는 연면적 880.39㎡(약 266평)에 주거동 2개로 구성됐다. 주거 1동은 3층짜리 다가구 주택 형식으로 지었으며 원룸형 16호 규모다. 주거 2동은 게스트하우스 및 커뮤니티(근로자 교육, 문화활동, 상담실, 식사 장소 등) 시설과 숙소 5호 규모로 구성됐다.
이데일리가 지난 21일 현장을 찾았을 때 외관은 신축 빌라나 펜션을 방불케 했다. 커뮤니티 시설이 있는 2동 실내로 들어가보니 공용 주방 공간이 있었고 사람들이 모여 앉아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거나 식사를 할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도 있었다. 5개의 숙소 안에는 2층 침대와 욕실이 마련돼 있었다. 이곳은 단기(6개월 이하) 근로자나 근로자 가족들이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다. 1동 숙소는 3인 1실로 2층 침대에 1인용 침대 하나가 더 있었다. 이곳에는 1년간 머무르는 외국인 근로자가 사용하고 있었다.
특히 채광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1동 숙소의 창을 넓게 설계하고 2동 커뮤니티 공간 천장을 개방감 있게 유리천장으로 만든 점이 인상 깊었다. 또 앞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을 고려해 최초 설계시 증·개축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고 한다. 하동군은 기숙사 뒤편에 공원을 조성해 외국인 근로자들의 정주 환경을 더욱 개선할 계획이다.
최신식 시설로 새로 짓다보니 48명 모집에 79명이 지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23명이 입주해 있으며 남성 7명, 여성 16명으로 여성 비율이 높았다. 이중 몽골 출신이 20명, 필리핀 출신이 3명이었다. 다음달에도 10명이 추가로 입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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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업은 초기부터 순탄치만은 않았다. 외국인에 대한 편견이 여전히 존재하는데 다, 치안 문제도 우려됐기 때문이다. 하동군 관계자는 “마을 주민들이 외국인 근로자 입주에 대해 조금 부담스러워 한 것은 사실이지만, 군에서 설명회를 개최하고 끊임없이 설득한 끝에 기숙사를 건립할 수 있었다”면서 “지금은 안정적인 숙소로 자리잡고 있고, 베트남에서 귀화한 직원이 직접 관리하면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다시 한국에 오고 싶어하는 환경이 마련됐다. 앞으로 다문화 화합 한마당 등 다양한 행사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 진료는 병원이 행정은 보건소가 담당
하동군은 또 ‘별천지 하동 행복의료원 건립’ 사업도 하고 있다. 2024년부터 2027년까지 총 사업비 330억 4500만원을 들여 하동군 보건소를 연면적 6502㎡(약 1967평)에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증·개축해 의료원을 짓는 게 골자다.
현재 하동군은 종합병원이 없어 보건소가 의료서비스 공백을 해소 중이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해 보건소와 종합병원의 기능을 동시에 갖춘 의료시설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경북 청송군 보건의료원 사례를 바탕으로 하동군 행복의료원도 진료 부문은 인근 경남 진주시에 있는 병원들에 위탁하고 행정 등 그 외 부문은 보건소 또는 상급병원과 연계하는 방향으로 계속 논의 중이다.
하동군은 이밖에 2050년까지 미래도시종합발전계획을 세우고 추진 중이다. 도시의 적정 밀도 개발, 도시의 매력 요소 강화를 위해 하동읍, 진교면, 옥종면을 각 거점으로 설정하고 이에 따라 단계별로 개발을 진행하는 것이다. 우선 3곳은 면사무소, 우체국, 보건소, 파출소 등이 모여 있는 행정집약복합타운을 오는 2027년까지 1단계 사업으로 추진한다. 이후 옥종면과 진교면은 2035년까지 신규주거단지를 조성(2단계)하고 하동읍은 2050년까지 생태도시(3단계)를 건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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