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성진 기자]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및 패럴림픽을 밝히는 성화봉은 이전 대회의 성화봉과는 다른 독특한 비밀이 있다. 환경을 생각하는 혁신과 지속 가능성을 상징으로 삼았다.
동계 올림픽과 패럴림픽은 내년 2월 열린다. 이에 앞서 지난 14일 이탈리아 밀라노 트리엔날레와 일본 오사카 엑스포 2025 이탈리아관에서는 대회 성화봉이 동시에 공개됐다. 성화봉은 에센셜(Essential)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는데, 이름 그대로 지속 가능한 재료와 친환경 연료를 활용했다.
성화봉은 대회 프리미엄 파트너 에니와 공식 서포터 베르살리스가 공동 개발했다. 디자인은 세계적 도시설계가 카를로 라티가 이끄는 건축사무소가 맡았다. 제작은 이탈리아 가스 설비 전문업체 카바냐 그룹이 담당했다.
성화봉은 ‘불꽃’을 주인공으로 삼는 디자인 철학을 바탕으로 필요 최소한의 재료만을 사용했다. 무게는 약 1060g(연료 제외)이며, 재활용 알루미늄과 황동 합금으로 제작됐다. 또한 최대 10회까지 재사용 및 재충전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이전 대회에 비해 성화 봉송 시 필요한 성황봉의 수량을 절감하는 효과가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내부 연소 시스템은 바이오 LPG를 연료로 사용한다. 이는 폐식용유, 동물성 지방, 농업 부산물 등 100% 재생할 수 있는 원료를 활용해 만들어졌다. 이 연료는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면서도 안정적인 불꽃 유지를 가능하게 한다.
성화봉은 혁신과 지속 가능성을 담은 디자인이 돋보인다. 올림픽 성화봉은 이탈리아의 변화무쌍한 자연 풍경에서 영감을 받은 하늘빛 색조로 희망과 움직임, 변화를 상징했다. 패럴림픽 성화봉은 장애를 넘어 세상을 바꾸는 패럴림픽 선수들의 내면의 힘과 용기를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라티는 “우리는 처음부터 중요한 것은 성화봉이 아니라 '불꽃' 그 자체라는 점을 이해했다. 그래서 ‘성화봉을 어떻게 디자인할까’가 아니라, 오히려 어떻게 디자인을 최소화해 불꽃의 아름다움과 에너지를 부각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면서 “자동차 디자인처럼, 보통 성화봉은 핵심 부품을 감추는 데 집중한다. 하지만 우리는 핵심 구조를 최소한으로 감싸되, ‘형태를 위한 형태’는 지양하고 싶었다”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그는 “올림픽이란 협업의 정신을 상징한다고 생각한다. 성화봉 제작도 하나의 협업 산물이었다. 올림픽 정신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며 올림픽 정신을 자신이 디자인한 성화봉에 담았다고 덧붙였다.
성화는 오는 11월 26일 고대 올림픽의 발상지 그리스 올림피아 헤라 신전에서 채화된다. 이후 그리스에서 봉송 행사를 한 다음 12월 4일 대회 조직위원회에 전달된다. 12월 6일부터는 이탈리아 전역에서 성화 봉송이 이루어지고, 동계 올림픽 개막일인 내년 2월 6일 밀라노 스타디오 산시로에 설치된 성화대에서 점화한다.
대회가 끝난 뒤에는 스위스 로잔에 있는 올림픽 뮤지엄에 영구 전시돼 미래 세대에게 혁신과 지속 가능성을 알리는 상징물로 남기게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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