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통제를 둘러싼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에 대한 인식이 확연하게 엇갈렸다. ‘모범생’이라 불렸던 신한은행을 제치고 하나은행이 샛별로 떠오르면서다.
하나은행이 처음부터 내부통제를 잘했던 건 아니다. 약 5년 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뼈아픈 경험을 겪은 하나은행은 이후 내부통제 쇄신에 박차를 기울였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금융권에서 책무구조도를 1등으로 제출했다. 다만 이후 횡령 및 배임 등 금융사고가 연달아 발발하면서 신뢰 회복이 시급한 상황이다.
하나은행, 금융사고액 회수율 81.9%
내부통제 순위를 두고 하나은행이 ‘내부통제 모범생’이라 불렸던 신한은행을 앞서려고 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5년간 시중은행 중에서 가장 적은 금융사고 수와 사고액을 냈던 은행이다.
하나은행은 금융사고액 회수율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시중은행 중에서 가장 높은 금융사고액 회수율을 기록하면서다.
지난 14일 공시한 350억원 금융사고와 관련해 하나은행은 99.5%를 회수했다고 알렸다. 손실 예상 금액은 2억원 미만에 그친 셈이다.
영업점이 골든 타임 이내 금융사고를 발견한 후 주요사안보고를 통해 본사에 알린 덕에 기한이익상실 조치가 가능했다는 게 하나은행의 설명이다.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5년간 KB국민‧신한‧우리은행이 금융사고액을 회수한 비율은 평균 10.4%이다. 하나은행은 81.9%로 이들 은행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로 집계됐다.
하나은행, DLF 사태 교훈 삼아
하나은행이 내부통제 중요성을 절감하게 된 전환점은 지난 2019년 6월 터진 DLF 손실 사태다. 당시 행장이던 하나금융그룹 함영주 회장은 당국으로부터 중징계 제재를 받았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20년 3월 함 회장을 대상으로 ‘문책 경고’ 징계를 내렸는데 이는 3년간 금융권 취업 및 연임을 제한한다. 함 회장은 곧바로 당국이 내린 징계를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며 2심에서 1심 판결을 뒤집고 승소했다.
함 회장에 대한 징계 수위는 지난 2월 중징계에서 경징계로 경감됐다. 지금에야 함 회장이 제재 리스크를 해소했지만 지난 4년간 내부통제에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는 게 하나은행 관계자의 설명이다.
DLF 사태 이후 하나은행은 전반적인 내부통제를 체계화해 갔다. 시스템 측면을 보면 임직원 친인척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화한 가족대출 통제 시스템을 운영했다. 가족 등이 연루된 부당대출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지난 2023년 말 하나은행은 시중은행 최초로 준법‧부패방지 시스템과 관련한 국제표준화기구(ISO) 인증을 획득했다. 지난해 말 사후관리 심사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준법감시인력 비율도 당국에서 올해 권고하고 있는 0.8%를 1년 조기 달성한 0.82%를 기록했다. 이는 KB국민은행(0.77%), 우리은행(0.71%) 등 보다 높은 수치다.
사내문화 측면에서도 하나은행은 임직원 대상으로 하는 윤리교육을 상시 진행할 뿐 아니라 지난해 내부통제‧윤리강령에 대한 사례집도 제작했다.
신한은행, 내부통제 주춤
신한은행도 내부통제에 있어선 선두자에 속한다. 가족‧친인척 정보 DB화, 내부통제 전산시스템을 구축한 은행은 지난해 시중은행 중에서 하나은행과 신한은행뿐이었다.
반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한은행에서 금융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1월 업무상 배임으로 13억4000만원, 지난 2월 외부인 사기 혐의로 19억9800만원, 지난달 횡령으로 17억720만원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각각 공시했다.
해당 사고들은 자체조사, 민원,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발견됐다고 신한은행은 설명했다. 다만 발생기간인 2~3년 동안 은행 내부에서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는 점이 지적되면서 내부통제 시스템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여기에 신한은행은 오는 28일부터 금감원이 실시하는 정기검사를 신한금융지주와 함께 받을 예정이다. 이때 당국이 지난해 말부터 연달아 발생해 온 금융사고와 관련해 내부통제 시스템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거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은 지속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책무구조도를 기반으로 내부통제체계를 고도화할 예정이다. 신규사업을 추진할 시 ‘내부통제 자체점검 프로세스’를 신설하며 내부통제 관련 맞춤형 컨설팅도 추진해 갈 계획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사모펀드 사태를 겪은 후 금융소비자 보호에 신경 쓰고 손님 우선주의, 손님 퍼스트 슬로건을 가져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하영 기자 hyy@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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