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대한민국 경제의 구조적 한계를 직시하며, 앞으로는 기존의 '고립형 경제 모델'을 벗어나 연합과 개방을 통한 새로운 성장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일본 등 주변국과의 경제적 연대를 기반으로 EU형 연합 경제권을 구축하고, 고급 인재 유입과 소프트 수출 전환을 통해 생존 전략을 재편해야 한다는 점을 강하게 피력했다.
최 회장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미래산업 전략 간담회'에 참석해 "대한민국은 더 이상 혼자서는 성장할 수 없는 구조에 도달했다"며 "경제의 생존과 도약을 위해 새로운 연합경제 모델과 전략적 개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 주요국과의 경제 규모 격차를 수치로 제시하며 우리 경제의 현실을 짚었다. 최 회장은 "대한민국의 GDP는 약 1.7조 달러로, 미국(약 27조 달러), 중국(약 18조 달러)에 비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대로는 글로벌 경제 질서에서 룰을 만드는 주체가 아닌, 룰을 따라가는 수동적 입장에 머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장률마저 미국과 중국에 뒤처지면서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며 "채산성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고, 기존 수출 중심 구조만으로는 새로운 성장 가능성도 점점 줄어드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최 회장은 △국제 연합형 경제 블록 구축 △고급 해외 인재 유입 △소프트 파워 중심의 수출 구조 전환 등 세 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한·일 간 경제 협력을 통해 EU식 경제 연합 모델을 만들 수 있다면, 보호무역주의가 장기화되는 글로벌 환경 속에서도 충분한 생존 기반과 협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수와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인재 전략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저출산과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내수 시장을 유지하려면 고급 해외 인재 유입이 필수적"이라며 "대한민국 인구의 10% 수준에 해당하는 인재를 유입해야만 장기적인 내수 유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또 "상품 수출에 의존하는 현재의 방식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수출 전략의 전환을 촉구했다. 그는 "이제는 지식재산권, 콘텐츠, 전략적 해외 투자 등 이른바 ‘소프트 수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일본은 무역수지에서 적자를 보더라도 본원소득 수지를 통해 막대한 해외 소득을 얻고 있다. 우리도 자산 운용 역량과 투자 시스템을 고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최 회장은 규제 혁신과 지역 균형 발전을 동시에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으로 '메가 샌드박스' 모델을 제안했다. 그는 "규제, 인재, 산업을 통합적으로 실험할 수 있는 지역 기반의 테스트베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대구는 소프트웨어 실험 도시로, 울산은 제조 AI 중심지, 제주도는 금융 자유구역, 전주는 K푸드 산업 클러스터로 각각 특화해 육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한 보상 시스템 도입 필요성도 제기했다. 최 회장은 "정부 예산을 직접 집행하는 방식보다, 성과를 측정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이 효율성과 효과 측면에서 우수하다"며 "실제로 10년간 715억 원의 성과보상 지급을 통해 5천억 원 이상의 사회적 성과를 창출한 경험이 있다"고 소개했다.
최 회장은 "이제 과거처럼 독립적인 성장만으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며 "정부, 국회, 민간이 함께 힘을 모아 전략적 모델 전환에 나서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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