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 무너지고 벽 갈라져…주민들은 대피·민원 제기
당국, 현장 조사 및 대책 논의
(광주=연합뉴스) 김혜인 기자 =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공사장 인근 주택들이 담장이 붕괴하고 외벽 등에 균열이 발생하면서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22일 오전 광주 북구 중흥동 도시철도 2호선 공사장 인근 주택이 위치한 골목에서 주민들의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현장 주변에는 전날 급박했던 당시의 상황을 증명하듯 폴리스라인이 널브러져 있었고, 골목 안으로 들어가자 쩍쩍 갈라진 외벽이 당장이라도 부서질 것처럼 아슬아슬하게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또 다른 주택에는 문 위 담장의 부서진 단면이 울퉁불퉁하게 나 있었고, 문 아래에는 작은 잔해가 곳곳에 흩어져있었다.
전날 외벽에 균열이 나고 담장이 붕괴하면서 주민들은 불안한 마음에 뜬눈으로 밤을 새웠지만, 불과 10여m 떨어진 곳에서는 지하철 공사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었다.
인근 주민들은 걱정스러운 눈으로 무너진 담장을 바라보면서 공사로 인한 불안감을 토로했다.
주민 김모(61) 씨는 "(지하철) 공사가 시작되고 진동과 소음에 시달리지 않은 날이 없다"며 "우리 집도 저렇게 무너지면 어쩌나 하는 마음에 잠시도 가만있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공사할 때부터 지반도 가라앉고 곳곳에 균열이 나서 '위험하다'고 여러 차례 민원을 넣었다. 그때마다 갈라진 틈을 메꿔 조치했지만, 며칠 안 가서또 균열이 나는 등 임시 처방에 그쳤다"고 하소연했다.
전날 오후 10시 20분께 주택 4곳 외벽과 담장 등에 균열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혹시 모를 위험을 대비해 거주민 6명이 임시 숙소로 대피했다.
대피했다가 이날 다시 집으로 돌아온 안모 씨는 "어제 오후 담장에 난 금이 커져서 곧바로 이야기했더니 (시공사 측에서) 내일 고치겠다고 했다"며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 같다고 하소연했는데 실제로 얼마 안 가 저녁쯤에 쾅 소리가 나더니 담장이 가라앉았다"고 설명했다.
도시철도 2호선 시공사는 전날 오후 3시께 안씨가 담장이 무너질 것 같다는 내용의 민원을 제기해 현장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현장에 있던 시공사 관계자는 "공사장과 인접한 오래된 주택의 경우 작은 충격에도 쉽게 균열이 나고 있어 민원이 제기되는 대로 조치했다"며 "전날도 담장과 외벽을 점검했고 다음 날 조치할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광주시 안전관리자문단이 현장을 점검한 결과 노후화 된 주택과 건물이 인근 공사장에서 발생한 진동과 충격에 장기간 영향을 받으면서 균열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장에 주택 붕괴나 대규모 피해로 이어질 위험은 적은 것으로 분석했다.
광주도시철도건설본부와 북구, 시공사 등은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이날 회의를 열어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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