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전날 김 전 비대위원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김 전 비대위원을 상대로 지난 지방선거 당시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공천되는 과정에 김건희 여사가 개입했는지 등을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비대위원은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대변인으로 활동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공관위는 김 지사가 지난 2019년 의원시절 5·18 민주화운동 망언 등으로 중앙당의 경고 처분을 받은 것을 감안해 공천 배제 시켰고, 황상무 전 KBS 앵커를 강원도지사에 단수 공천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이에 반발한 김 지사는 단식 농성을 벌였다.
이렇게 선거가 치러지는가 싶었으나 돌연 공관위는 나흘 뒤 단식 농성 중이던 김 지사의 사과에 진정성이 있다며 결정을 번복하고 경선 기회를 주기로 했고, 결국 다시 치러진 경선에서 김 지사는 황 전 앵커를 누르고 강원도지사 후보가 된 뒤 본선에서 당선까지 됐다.
이처럼 석연치 않은 과정을 두고 이후 정치권에선 명씨를 통해 소개받은 김 여사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명태균 녹취록엔 명씨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컷오프 위기를 겪었던 김 지사를 구하는 데 자신이 개입했다는 취지로 지인 등에게 주장하는 발언 등이 담겼다.
2022년 4월 당시 명씨의 녹취록엔 "정진석(당시 공관위원장)이가 김진태한테 전화해서 5·18하고 조계종 사과로 끝냈지"라며 "(김 지사가) 아침에 '제가 잊지 않겠습니다' 하면서 울었다"는 명씨의 음성이 공개 된 바 있다.
명씨는 미래한국연구소 부소장으로 일한 강혜경 씨와의 통화에서도 "김진태는 그거 내가 살린 거다. 잠도 못 잤다. 김진태가 나보고 '주무시면 안 돼요' 막 이래가. '사모님' 이래서 12시 반에 내가 해결했잖아"라고도 말했다.
검찰은 진위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명씨를 조사했고, 명씨가 김 지사에게 김 여사 연락처를 전송한 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명씨가 김 지사로부터 여론조사 기사 링크를 받은 뒤 "(윤석열) 당선인께 보내드리겠습니다", "(김건희) 당선인 사모님,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 보내드렸습니다"라고 답한 메시지 내역도 확보했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김 지사는 단식 농성의 진정성이 공관위에 전해져 기회를 얻어 선거를 치른 것이라며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낸 바 있다. 김 전 비대위원 역시 언론 등을 통해 황 전 앵커가 동의했기 때문에 경선이 이뤄진 것일 뿐이라며 김 여사 개입이 없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공천 개입 의혹 수사를 진행중인 검찰은 최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천하람 개혁신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 김상민 전 검사 등을 잇달아 부르며 명씨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법조계에선 명태균 녹취록에 등장한 김 여사를 언제 소환 조사 할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다만 김 여사의 출석 여부가 불투명한 데다 한 달여남은 조기 대선에 수사가 끼칠 영향을 고려할 때 오는 6월 3일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 전에는 조사가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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