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추천곡입니다만] 뻐꾹, 오늘만 울기로 해요 (츄 : Only cry in the 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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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추천곡입니다만] 뻐꾹, 오늘만 울기로 해요 (츄 : Only cry in the rain)

스포츠동아 2025-04-21 22:00:0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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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R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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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면, 마음이 느슨해진다.
평소엔 무심히 넘겼을 기억, 감정들이 얼굴을 내민다.
가수 츄의 〈Only cry in the rain〉은 바로 그런 순간을 위한 노래다.

감정의 문을 조심스레 열고, 그 안에 숨겨둔 이야기를 음악이라는 형식으로 흘려보낸다.
츄는 이 노래를 통해 울음을 ‘허락’한다. 울어도 좋아. 괜찮아.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 밝아야만 했던 사람들, ‘감정’을 쉽게 드러낼 수 없었던 우리들의 주먹에 힘이 들어가게 해주는 노래다.

〈Only cry in the rain〉은 신스팝 기반의 미드템포곡이다.
몽환적인 신디사이저 패드, 웅크린 듯 낮게 깔리는 베이스라인, 그리고 벨소리처럼 섬세하게 울리는 전자음들이 노래 전반에 ‘촉촉한 공기감’을 입힌다.

도입부는 마치 안개 낀 아침의 도시처럼 펼쳐진다.
가사가 시작되기 전, 한두 마디만으로도 이 곡이 ‘감정을 다룰 것’이라는 걸 직감할 수 있다.
신디사이저 패드는 특정 화음 위에 머무르며 긴장을 조성하고, 리듬 섹션은 최소한으로 절제되어 있다.

이 절제된 사운드 덕분에 츄의 보컬은 더욱 선명하게 부각된다.
츄의 보컬은 맑고 가벼운 톤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곡에서는 한층 성숙한 미성을 들려준다.
소리를 세게 밀어붙이지 않고, 감정을 실어 부드럽게 감아올린다.
특히 “뻐꾹 오늘만 울기로 해”라는 라인은 리듬을 살짝 뒤로 끌어 당기듯이 부르는데, 이 디테일 하나만으로도 ‘울음’을 숨기려는 감정이 묘사된다(다시 한번 들어보시라).

음향적으로는 약한 리버브와 딜레이 효과가 공간감을 형성해, 마치 방 안에서 조용히 울고 있는 듯한 정서를 만들어낸다.

ATR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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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의 핵심은 두 가지 상징이다. 하나는 비, 또 하나는 뻐꾹 시계.
비는 예고 없이 쏟아지고, 감정도 그렇다.
“Cause I only cry in the rain”이라는 후렴의 메시지는 단순한 슬픔이 아닌, 울음을 감추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리추얼이다. “정각에 맞춰 울겠다”는 것은 곧, 감정조차 통제해야만 했던 시간들에 대한 반어적 고백으로 들린다.



가사는 사랑의 시작과 끝을 담고 있다.
“미치게 좋아했고, 죽도록 미워했고, 감히 영원을 맹세했었다”.
이 반복적인 구조는 애정과 증오가 엉켜 있는 관계의 복잡성을 보여준다.
“환상적 2 psychos”라는 표현은 감정적으로 불안정했던 사랑을 재치 있으면서도 자조적으로 그려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직 둘만이 세상의 전부였던 우리”라는 고백이 이 사랑이 얼마나 진지했는지를 증명한다.

〈Only cry in the rain〉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Only cry in the rain〉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뮤직비디오, 시각적 사운드의 완성

뮤직비디오의 연출도 음악과 맞물려 감정을 더욱 또렷하게 만든다.
눈을 감고 떠오르는 회상, 사진 한 장 앞에 멈춰 있는 시간, 그리고 반복되는 “쿠쿠”의 리듬은
가사와 멜로디가 가진 정서를 눈앞에 그려준다. 특히 사물함, 기차, 시계, 불꽃 등 상징적인 오브제들은 ‘마음속의 우기(雨期)’를 형상화한다.
조명과 색감 역시 극단적으로 밝거나 어둡지 않고 회색빛 블루톤으로 조절되어, 감정을 억제하면서도 서서히 풀어내는 구조와 일치한다.

츄는 밝고 유쾌한 이미지로 사랑받아왔다. 하지만 이번 곡은 츄의 새로운 이면을 보여준다.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오히려 꺼내 놓으며 “비는 곧 회복의 시작”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츄는 말한다.
“비는 꼭 우울함만을 뜻하지 않아요. 비가 지나간 뒤 맑은 하늘처럼, 감정도 그렇게 환해질 수 있어요.”

그렇다.〈Only cry in the rain〉은 슬픈 노래가 아니다.
감정을 감싸 안고, 오늘 하루만큼은 울어도 괜찮다는 다정한 위로의 노래인 것이다.

오늘의 한 줄
뻐꾹, 정각에 맞춰 울음이 터진다.
오늘은 마음을 꺼내도 좋은 날이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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