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피해, 임도 아닌 나무 탓"…국립공원공단, 산림청과 다른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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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피해, 임도 아닌 나무 탓"…국립공원공단, 산림청과 다른 해석

모두서치 2025-04-21 18:42:1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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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뉴시스

 

 


임도가 설치되지 않은 지리산국립공원 하동군이 임도가 설치된 합천군 산림 지역보다 산불 피해가 훨씬 적게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산림청은 임도 부족을 산불 진화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했는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산불 피해 정도의 차이를 만들어낸 건 임도가 아닌 숲을 이루는 나무의 종류였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21일 국립공원공단이 공개한 '지리산 하동 산불발생지 생태계 피해·위험 모니터링' 보고서에는 이 같은 연구 결과가 실렸다.

연구진은 2023년 4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지리산국립공원 하동군 화개면 대성리 일원 산불발생지역(2023년 3월 11일 발생)과 경상남도 합천군 용주면 월평리 일원 산불발생지역(2023년 3월 8일 발생)에 대한 생태계 피해 및 위험 실태 조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산불 발생지를 산불 피해 수준별로 매우 심각, 심각, 경미 총 세단계로 구분했다.

'매우 심각'은 나무의 줄기뿐 아니라 나뭇가지와 잎까지 모두 불에 타버린 상태 혹은 수관층 수목이 90% 이상 고사한 경우로, 식생 피해가 가장 심각한 단계다.

'심각'은 나무 줄기에 그을린 자국은 있지만 나뭇가지와 잎은 불에 타지 않은 상태, 또는 수관층 수목 절반 이상이 고사한 경우다. '경미'는 땅에 떨어진 낙엽, 관목류 등이 불에 타고 나무 밑둥이 그을린 경우로, 피해가 가장 약한 단계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리산국립공원 내 하동의 산불 발생 지역 중 '매우 심각' 지역의 면적은 3.61㏊로, 전체의 2.27%에 불과했다. '경미' 지역으로 분류된 면적은 134.01㏊로, 전체의 84.08%로 나타났다.

반면 합천은 산불 발생 지역 중 '매우 심각'으로 분류된 면적이 전체의 18.15%(32.75㏊)를 차지했다. 합천의 경우 식생 피해가 매우 심각한 수준인 지역이 하동보다 면적으로는 10배 넓고, 비율로는 9배 높은 것이다.

 

 

 

 


차이를 만들어 낸 건 숲을 이루는 나무의 종류였다.

하동의 경우, 산불 발생 면적(159.39㏊) 중 71.27%(113.60㏊)가 굴참나무 등 활엽수림으로 확인됐다.

이와 달리 합천은 산불 발생 면적의 대부분(81.67%·147.38㏊)을 차지하고 있는 산림 유형이 소나무 등 침엽수림이었다.

침엽수림 위주인 합천의 산불 피해가 더 크게 나타난 건, 불에 더 잘 붙고 수분 함량이 낮은 침엽수 특징 때문이다.

소나무의 송진은 기름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불에 잘 타고, 활엽수보다 체내 수분 함량도 낮다. 또 소나무가 자라는 토양은 대부분 건조해 산불이 발생하면 훨씬 취약하다.

반면 활엽수는 침엽수보다 수분을 더 많이 함유하고 있고, 활엽수가 자라는 지역의 습도와 토양의 수분 함량도 높아 산불에 견디는 '내화력'이 상대적으로 높다. 물에 젖어있는 종이가 불에 잘 붙지 않듯이, 수분 함유량이 많은 활엽수가 침엽수보다 상대적으로 산불에 강한 것이다.

실제로 하동과 합천의 '매우 심각' 수준의 산불 지역의 수종 구성을 보면, 두 지역 모두 침엽수림이 60%를 넘었다. 반면 하동 지역의 '경미' 수준 산불 지역의 수종 구성은 70% 이상이 활엽수림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임도 부족이 산불 진화를 어렵게 만들어 피해를 키운다는 일각의 주장과도 배치되는 내용이다.

임도는 산림 관리를 위해 산 속에 낸 도로로, 산불이 발생하면 진화 차량의 통로 역할을 한다.

산림청은 지난달 경남·경북 대형산불의 초동 진화 실패 원인 중 하나로 '임도 부족'을 지목하면서 이번 산불을 계기로 임도를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지난달 30일 임상섭 산림청장은 산청 산불 브리핑에서 산불현장에 접근할 임도가 없어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특히 의성, 산청에서 발생한 산불이 주왕산국립공원과 지리산국립공원으로까지 번지며 피해가 커진 것을 두고 국립공원 안에도 임도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산불 피해 대책 당정협의회'에서 "국립공원 내 임도가 없고, 험한 산악 지형 탓에 야간 진화대 투입이 어려웠다"며 국립공원 내 임도 개설을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만 놓고 보면 임도의 유무는 산불 피해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공단에 따르면 지리산국립공원 하동의 산불 발생지에는 임도가 없는 반면, 합천의 산불 발생지에는 약 2.3㎞ 길이의 임도가 설치돼있었다.

임도의 유무가 산불 진화와 피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면, 임도가 있는 합천이 임도가 없는 하동보다 산불 피해가 더 적게 나타났어야 했으나 실제로는 정 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연구진은 "종합해보면 침엽수림 산불 피해 수준이 높았다"며 "이로 인해 생물다양성이 높고 활엽수림이 주를 이루고 있는 하동의 산불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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