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게 곰팡이가 핀 옥수수를 일부러 먹는 나라가 있다. 바로 옥수수의 원산지로 알려진 '멕시코'다. 현지에선 이 옥수수를 타코나 퀘사디아 등 요리에 넣어 즐긴다. 보기에는 낯설고 먹기 꺼려질 수 있지만, 현지에선 오히려 진미로 통한다.
옥수수는 여름이 다가오면 꼭 생각나는 간식 중 하나다. 뜨거운 알갱이를 하나씩 베어 물 때마다 단맛과 고소함이 입 안 가득 퍼진다. 찐 옥수수 말고도 버터를 발라 오븐에 구워 먹는 것도 맛이 좋다.
국내에선 강원도 옥수수가 잘 알려져 있다. 강원도는 햇볕이 잘 들고, 일교차가 커서 옥수수가 달고 쫀득하다. 강냉이, 강내이, 강내미 등으로도 불린다.
보통 씨앗은 4월 중순에서 5월 사이에 뿌린다. 땅이 충분히 따뜻해져야 잘 자라기 때문에 시기를 맞추는 게 중요하다. 이맘때 심은 옥수수는 7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수확이 시작된다.
곰팡이 옥수수, 멕시코 사람들은 '일부러' 먹는다
멕시코에서는 곰팡이가 핀 옥수수를 일부러 먹는다. 현지에선 ‘위틀라코체(huitlacoche)’ 또는 ‘퀴틀라코체(cuitlacoche)’라 부른다. 곰팡이 자체를 뜻하기도 하고, 그 곰팡이에 감염된 옥수수를 통째로 부르는 말이다.
이 곰팡이는 옥수수 알맹이에 퍼지면서 커다란 혹처럼 자란다. 알은 부풀어 오르고, 색은 검게 변한다. 표면은 벨벳처럼 부드러운데, 손으로 만지면 미세한 털이 느껴질 정도다.
멕시코에선 이 옥수수를 일부러 따로 모아 요리에 쓴다. 상한 음식이 아니라, ‘멕시코 트러플’이라 불릴 만큼 귀한 재료다. 식감은 부드럽고, 흙 내음과 불향 같은 풍미가 어우러진다. 짭짤하면서도 단맛이 살아 있어 타코나 퀘사디아에 곁들이면 깊은 맛이 난다.
검은 옥수수, 멕시코가 귀하게 여기는 이유
위틀라코체는 단백질 함량이 높다. 100g당 약 10~15g 수준으로, 일반 옥수수가 3~11g인 점을 감안하면 훨씬 많다. 필수아미노산도 다량 들어 있어 ‘완전 단백질’로도 불린다.
섬유질 함량도 높은 편이다. 지난 19일 세계일보에 따르면, 위틀라코체에는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이 들어 있어 세포 손상을 줄이고 노화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졌다.
식용 곰팡이라는 점에서 꺼려질 수 있지만, 멕시코에선 식문화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다. 수확량도 제한적이라 멕시코 외 국가에선 쉽게 보기 어렵다.
현지에서는 일부러 옥수수에 곰팡이를 유도하는 농법도 있다. 이처럼 멕시코에서는 옥수수를 찌거나 굽는 방식뿐 아니라, 곰팡이까지 요리로 활용해 식문화의 폭을 넓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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