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낵커블 마켓] 현실 속 마법 양자컴퓨터, 차원이 다른 세계로

가상의 양자컴퓨터 모습 [사진=엔비디아]

스낵커블 마켓은 마치 마켓에서 다양한 스낵을 고르듯 즐겁게 읽을 수 있는 기사로 가득한 공간입니다. 일상 속에서 문득 떠오르는 산업과 관련된 궁금증부터 브랜드의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소비자의 시선에서 재미있고 유익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소비 트렌드에 관심이 많은 사람부터 단순한 호기심을 가진 독자까지 누구나 부담 없이 들러 한 조각씩 지식을 맛볼 수 있습니다. 가벼운 정보 한 입이 모여 언젠가는 더 현명한 소비를 돕는 든든한 안목으로 쌓이기를 바랍니다. 스낵처럼 쉽고 맛있게, 정보를 한입 베어 물어 보세요.

【투데이신문 최주원 기자】 수십억 년 걸려야 풀리는 계산을 단 몇 초 만에 해결하는 컴퓨터가 있다는 것을 들어본 적 있나요?

양자컴퓨터는 현실 속 ‘마법’을 가능하게 만드는 신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기존 컴퓨터와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효율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가진 양자컴퓨터는 단순히 ‘빠른 컴퓨터’라는 정의를 넘어섰습니다. 이 혁신적인 장치는 0과 1만 존재하던 기존 컴퓨터의 한계를 뛰어넘어, 0과 1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는 ‘큐비트(Qubit)’ 기반의 새로운 계산 방식을 도입합니다.

1. 큐비트와 중첩(Superposition)

양자컴퓨터의 핵심은 ‘큐비트’라는 단위에 있습니다. 큐비트는 기존 컴퓨터가 가진 0과 1의 이진 법칙을 바탕으로 하되, 추가로 0이면서 1인 상태인 중첩(Superposition)을 가질 수 있는 것이죠.

이를 간단히 설명하면 동전을 공중에 던졌을 때, 동전이 공중에서 앞면인지 뒷면인지 결정되지 않은 상태처럼 두 가지 가능성을 동시에 가지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양자컴퓨터는 한번에 수많은 경우의 수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죠.

예를 들어 미로 찾기 게임에서 기존 컴퓨터는 출구까지 나아가는 모든 경로를 하나씩 시도하며 시간을 소모하지만, 양자컴퓨터는 모든 경로를 동시에 탐색해 단 시간 안에 출구를 찾아냅니다.

2. 얽힘(Entanglement)으로 연결되는 세상

큐비트 간에는 마치 ‘보이지 않는 실’로 이어진듯한 신비로운 특성, ‘얽힘(Entanglement)’이 존재합니다. 얽힌 상태의 두 큐비트는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서로 상태를 공유합니다. 하나의 큐비트가 결정되면 다른 큐비트도 즉시 상태를 알 수 있게 되는 셈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서울에, 다른 사람이 뉴욕에 있다고 가정합니다. 이 두 사람이 같은 모양의 동전을 들고 있다면, 한 사람이 동전을 던져 나온 결과(앞면 또는 뒷면)가 즉각적으로 다른 사람의 동전 결과와 일치하게 되는 것입니다.

구분	기존 컴퓨터 (bit)	양자컴퓨터 (qubit)
정보 단위	0 또는 1	0, 1, 또는 0과 1의 중첩
처리 방식	한 번에 하나의 경우만 계산	여러 경우를 동시에 계산
예시	미로를 한 칸씩 탐색	모든 경로를 동시에 탐색
계산 속도	선형적으로 증가	큐비트 수가 늘수록 지수적으로 증가

 

3. 양자컴퓨터, 어디까지 바꿀 수 있을까?

■ 의료: 10년이 걸리던 신약 개발을 1년으로

양자컴퓨터는 분자 구조를 원자 단위로 시뮬레이션해 신약 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습니다. 암 치료제 개발에서는 어떤 약물이 가장 효과적인지 빠르게 찾아내고, AI와 결합하면 환자별 맞춤형 치료법을 제안하는 ‘AI 의사’도 가능해집니다.

■ 금융: 더 정확한 투자와 완벽한 보안

수많은 변수와 시나리오를 동시에 계산해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투자 모델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또한 양자암호 기술은 도청이나 해킹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통신을 제공해 금융 데이터를 더욱 안전하게 보호합니다.

■ 환경: 기후 변화를 정확히 예측하다

양자컴퓨터는 복잡한 기상 데이터를 분석해 내일의 비 예보는 물론, 10년 뒤의 기후 변화까지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에너지 그리드의 효율적 운영, 재생에너지 활용 극대화, 오염원 추적 등 환경 문제 해결에도 큰 역할을 할 전망입니다.

양자 프로세서와 고전 프로세서를 연결해 하이브리드 알고리즘을 실행하는 가속 양자 슈퍼컴퓨터 [사진=엔비디아]

4. 양자 산업 발전은 현재 ing

양자컴퓨터는 현재 빠른 기술적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완전한 상용화까지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다만 국내 및 해외 기업 등에서 수십 큐비트 규모의 하드웨어와 클라우드 연동 서비스를 제공하며 산업별 파트너십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은 미국 양자 기업 아이온큐(IonQ)와 협력해 양자 네트워크와 보안 기술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SK의 기존 양자보안 영역을 양자컴퓨터 기술로 확장할 가능성을 모색 중입니다. 유영상 CEO는 양자 산업이 미래 핵심 기술로 자리 잡을 것이라 언급하며 지속적인 투자 의지를 밝혔습니다.

AI 컴퓨팅 기술 분야의 선두주자인 엔비디아는 보스턴에 가속 양자 연구센터를 설립, 양자컴퓨터와 GPU 간의 고속 통합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엔비디아는 미래 양자오류 수정 및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필요한 기반 기술을 제공하며, 양자컴퓨터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 관계자는 “양자 컴퓨팅의 핵심 과제는 큐비트의 노이즈 문제 해결입니다. 또 양자와 고전 하드웨어 통합이 양자 애플리케이션 개발의 핵심이며 퀀티넘, 큐에라, 퀀텀 머신 등 글로벌 기업들이 하버드 및 MIT 연구진과 함께 연구센터에서 협력하고 있습니다”라며 “그들은 양자 프로세서와 GPU 간 고대역폭 인터페이스 개발을 통해 양자 오류 수정에 필수적인 낮은 지연 시간 구현에 주력할 것입니다”라고 설명했죠.

이처럼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가 수천 년 걸릴 문제도 몇 분 만에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기술입니다. 큐비트의 중첩과 얽힘이라는 양자역학의 특성을 활용한 이 기술은 앞으로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입니다. 그는 끝에 이런 말을 덧붙였습니다.

“이 기술은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계로 진화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