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산 대게 수입량이 중국에서 급증하면서 국내 대게 가격이 치솟고 있다. 유통량은 줄고 수요는 높아지면서 시장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상황이다.
17일 노량진수산시장에 따르면 7일부터 12일까지 대게 1kg 가격은 평균 4만1100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 3만4100원보다 20% 가까이 상승했다. 지난해 연평균 가격 3만6300원과 비교해도 10% 이상 올랐다.
가격뿐 아니라 시장에 풀리는 물량도 줄었다. 같은 기간 노량진에 들어온 대게는 총 5336kg으로, 1년 전 7722kg보다 31% 감소했다. 입하량은 3주 연속 감소세다. 공급이 줄고 있는 가운데, 수요는 여전하거나 오히려 늘면서 가격 불안정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미중 갈등에 대게 수입처 이동… 러시아산 쏠림 심화
업계에서는 대게 가격 상승 원인 중 하나로 중국 시장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원래 미국산 대게를 선호하던 중국 소비자들이 러시아산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서 반미 정서가 확산됐고, 이에 따라 수입처를 러시아로 바꾸는 움직임이 뚜렷해졌다. 한국 역시 러시아산 대게 수입 의존도가 높다. 중국 수요가 급증하면 국내 수입물량 확보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실제 미국 농무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중국 및 홍콩 수출 대게 금액은 올해 2월까지 1억4136만달러로 전년보다 11% 줄었다. 같은 기간 중국의 러시아산 대게 수입은 3만5000t으로, 전년 3만t에서 16% 증가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산 수입 쏠림이 심해지면 한국과 중국 모두 타격을 받는다”며 “수입길이 좁아지면 가격 상승은 피할 수 없다”고 전했다.
생대게 수요 높지만… 북미산은 부담스러운 가격
수입처 선택에는 문화적 요인도 작용한다. 한국과 중국 모두 대게를 생으로 먹는 식문화가 강하다. 이 때문에 가까운 지역에서 신선하게 들여오는 것이 중요하다.
북미산 대게는 품질이 뛰어나지만, 항공으로 수입해야 해 가격 부담이 크다. 생물 상태로 수입하는 데 한계가 있는 셈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미국산 대게는 맛이 뛰어나지만, 가격이 지나치게 높아 판매가 어렵다”며 “행사 시즌이나 특별한 기획이 있을 때만 한정적으로 수입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산 대게는 가격 경쟁력과 유통 편의성에서 우위에 있다. 하지만 중국과의 수입 경쟁이 격화되면서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 민감도가 높은 품목인 만큼, 앞으로도 대게 가격 동향에 주의가 필요하다. 유통업계에서는 “한동안 대게 가격이 안정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Copyright ⓒ 위키푸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