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대중예능 프로그램에 전격 출연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대선 출정식에 준하는 존재감을 과시했다.
김 전 장관은 지난 19일 공개된 쿠팡플레이 예능 ‘SNL코리아 시즌7’의 인기 코너 ‘지점장이 간다’에 출연해 특유의 직설 화법과 풍자적인 비유로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켰다. 그는 편의점 면접을 콘셉트로 구성된 상황극에서 이재명 전 대표를 ‘쉰 요구르트’에 비유하며 “이제 부어 버려야 한다”고 표현했다.
김 전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사실상 정치적 반대 진영에 대한 날 선 공격이자 국민의힘 경선 참여를 선언한 자신만의 ‘SNL식 출정 선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점장이 간다’는 배우 지예은이 편의점 점장으로 등장해 정치인들을 아르바이트 면접 형식으로 풍자하는 코너다. 이날 방송에서 김 전 장관은 면접에 응한 ‘편의점 알바’ 역할로 등장했다.
지예은 점장이 "한동훈, 홍준표, 이재명 중 가장 진상 알바는 누구냐"고 묻자 김 전 장관은 주저 없이 이재명을 지목했다. 그는 "너무 거짓말을 많이 하고, 유부남인데 총각 행세를 한다는 건 나랑 안 맞는다. 나는 그런 적 없다"며 과거 이재명 전 대표의 논란을 에둘러 꼬집었다.
이후 편의점 음식에 비유해달라는 질문에 김 전 장관은 “아주 쉰 요구르트”라며 “이제 부어 버려야죠”라고 답해 스튜디오의 웃음을 자아냈다.
해당 표현은 이 전 대표의 신뢰성과 정치적 유통기한에 대한 강한 문제 제기로 읽히며 여야를 막론한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또한 김 전 장관은 “같이 일할 수 있겠다 싶은 사람”으로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나경원 전 의원을 언급하며 “거짓말만 시키지 않으면 누구라도 함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말 안 듣는다고 해서 의문사만 안 시키면 된다”며 다시금 이 전 대표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던졌다. 이는 과거 정치권에서 논란이 된 일부 의혹들을 풍자적으로 비튼 것으로, 예능에 적응한 김 전 장관의 노련한 정치 언어 구사가 주목받고 있다.
‘중간에 자를 수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김 전 장관은 잠시 머뭇이다가 “그냥 강제로 자르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답했다. 이는 그가 고용노동부 장관 및 경사노위 위원장 시절 임기 중 공무원 인사 조정으로 논란이 된 과거 사례를 스스로 패러디한 장면으로 평가된다.
홍준표 전 시장을 평가해달라는 요청에는 “홍카콜라다. 먹으면 시원하다. 너무 많이 먹으면 또 안 된다”며 친근한 관계를 드러냈다.
과거 함께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가까운 사이”라고도 덧붙였다. 이는 SNL 이전 회차에 출연한 홍 전 시장이 김 전 장관에 대해 “영혼이 맑은 사람인데 지금은 좀 탁해졌다”고 비꼰 데 대한 ‘예능식 반격’으로 해석된다.
특히 김 전 장관은 ‘한덕수’라는 단어로 삼행시를 지으며 프로그램의 웃음 포인트를 만들었다. 그는 “한 – 한국 국민 여러분, 덕 – 덕망 있는 사람을 뽑으셔야 합니다, 수 – 수많은 사람 중에 김문수입니다”라고 외치며 대선 출마 의지를 재치 있게 드러냈다. 이를 통해 자신이 ‘덕망 있는 후보’임을 강조하며 본격적인 대선 경쟁에 뛰어들었음을 시사했다.
정치적인 메시지뿐만 아니라 최저임금 등 민감한 정책 질문에도 그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최소한으로 올리면서 자영업자가 문을 덜 닫게 해야 한다”며 최근 경기 상황을 고려한 보수적 경제 정책 기조를 드러냈다.
복잡한 정책 사안을 예능이라는 대중적인 매체를 통해 간결하게 표현하려는 시도는 유권자와의 거리 좁히기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김 전 장관의 이번 SNL 출연은 단순한 예능 출연을 넘어 사실상 대선 전초전 무대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그는 익숙한 정치 토론이 아닌 오락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새로운 방식의 정치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한 셈이다. 여야 주요 인사들이 연이어 ‘SNL코리아’에 출연하고 있는 가운데, 김 전 장관의 등장은 예능을 통한 대중 설득력 확보라는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김문수 전 장관은 정치적 논란이 많았던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방송에서는 위트를 겸비한 화법과 풍자적 언어 사용으로 색다른 면모를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보수 진영에서는 그의 발언이 과감하면서도 정제돼 있었다는 반응과 함께, 이재명 전 대표를 상대로 한 비판 기조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은 “저급한 표현”이라며 비판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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